아주경제 원승일 기자 =현대HCN경북방송이 공정거래위원회의 시정조치를 받고도 수신료를 인상해오다 14억원이 넘는 이행강제금을 물게 됐다.

공정위는 정해진 한도를 넘겨 수신료를 인상한 현대HCN경북방송에 이행강제금 14억3610만원을 부과하기로 결정했다고 10일 밝혔다. 또 해당 법인과 대표이사를 고발하기로 했다.

아울러 공정위가 조사에 들어가자 수신료 인상 사실을 숨기기 위해 허위 자료를 제출한 행위에 대해 법정최고 과태료인 1억원을 부과키로 했다.

공정위는 2013년 3월 현대HCN의 자회사 현대HCN경북방송이 포항종합케이블방송사의 주식 97%를 취득하는 기업결합이 시장 경쟁을 제한한다며 조건부 승인한 바 있다.

당시 공정위는 현대HCN경북방송이 합병 이후 물가상승률을 초과해 수신료를 올리지 못하도록 하고 인상 내역을 인상한 날로부터 14일 이내 공정위에 보고하도록 했다.

하지만 현대HCN경북방송은 2013년 4월부터 올해 8월까지 85개 단체 계약자와 369개 개별계약자의 케이블TV 수신료를 물가상승률(1.3%)을 초과해 인상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중 85개 단체 계약자에 대해서는 2013년 4월부터 2년여간 3300원에서 4400원(33%), 최대 2200원에서 4400원(100%)까지 수신료를 올려 받았다.

일부 단체계약자와의 계약에서는 지상파 안테나 유지보수료 명목으로 우회적으로 수신료를 인상하기도 했다.

또 369개 개별계약자에 대해서는 2014년 2월부터 올해 8월까지 케이블TV 수신료를 3300원에서 4400원으로 33% 인상했다. 이중 364개 개별계약자에 대해서는 당초 계약에서 정한 날보다 1∼5개월 앞당겨 수신료를 올렸고, 5개 개별계약자에 대해서는 약정도 없이 수신료를 올렸다.

현대HCN경북방송은 이처럼 수신료를 인상하는 방식으로 총 1억5919만원의 부당 이득을 챙긴 것으로 조사됐다.

이 과정에서 현대HCN경북방송은 수신료 인상 내역을 공정위에 보고하지 않았다. 또 공정위 조사 과정에서 공정위가 기업결합 심사 때 부여한 시정 조치를 지키지 않은 사실을 숨기기 위해 관련 자료를 허위로 작성하기도 했다.

공정위 관계자는 "공정위는 향후 기업들이 기업결합 시정조치를 제대로 이행하고 있는지 점검해 불이행 사업자에 대해 엄정 조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