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맞은 중국 러에코, 자웨팅 "국제화는 생사를 건 길, 시련 극복할 것"

2016-11-10 10:40
"생사를 건 여정 속 시련, 지금까지 위기 이겨왔다" 투자자에 자신감

[자웨팅 러에코 CEO가 9일 공개적으로 자금난을 시인하고 극복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투자자에 전달했다. ]


아주경제 김근정 기자 = 온라인 동영상 스트리밍업체에서 자신만의 생태계를 만들겠다며 빠르게 몸집을 키웠던 러에코(LeEco)가 자금난으로 겪고 있음을 공개적으로 시인했다. 또, 충분히 극복할 수 있다며 투자자 달래기에 힘을 쏟았다.

러에코의 창업자인 자웨팅(賈躍亭)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9일 '투자자와의 만남'을 통해 "국제화는 생사를 건 모험이고 러에코의 생태계 구축은 초기 단계로 성공으로 가는 길 위에서 죽을 가능성도 있다"면서 "실제로 러에코의 재정상태와 조직력은 위기를 맞았다"고 자금난을 시인했다고 재신망(財新網)이 이날 보도했다. 

하지만 극복할 수 있다는 자신감도 강하게 어필했다. 자 CEO는 "지나치게 걱정할 필요는 없다"며 "러에코는 항상 극한 도전의 길을 걸었고 2~3년마다 시련을 겪어왔다"고 말했다. 또, "지금 우리가 3년 전 스마트TV 사업 진출 당시를 회상하는 것처럼 3년 후에는 힘들었던 지금을 떠올리고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자금상황에 대해서는 "러에코의 자금난은 서서히 해소되고 있고 자금 이용효율도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면서 "수익 증대에 속도를 올리고 관련 인재를 영입해 담보대출, 지분금융(소유지분 매각을 통한 자금조달) 등 과거의 자금조달 방식에서 탈피, 자체 융자능력을 높이는데 주력하겠다"고 설명했다.

자신이 중국에서 가장 가난한 CEO라는 사실도 강조했다. 자 CEO는 "나만큼 가난한 CEO는 없다, 8식구가 200㎡도 안되는 집에 살고 있다"면서 "동원할 수 있는 모든 자금을 동원해 러에코 사업에 투입할 것"이라고 회생의 의지를 피력했다.

앞서 7일에는 직원에게 장문의 편지를 보내 "개인의 성과는 줄고 조직적 잉여가 발생하기 시작했다"면서 "비용절감 프로그램을 시작하고 나는 1위안(약 170원)의 월급만 받겠다"고 선언하기도 했다. 

내년부터 수익이 늘어날 것이라는 점도 강조했다. 자 CEO는 "러에코 생태계 구축사업 1단계가 거의 마무리 돼 클라우드 서비스, 슈퍼TV 등은 급성장 단계로 서서히 진입 중"이라며 "내년 러에코 수익이 급증해 500억 위안 이상의 매출을 올릴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국제화에도 계속 속도를 올릴 예정이다. 미국 시장에서 확실히 자리를 잡고, 인도와 러시아 시장에도 진출해 수익창출 루트를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최근 러에코의 자금난은 지나친 문어발 확장, 성급한 국제화가 초래했다. 2004년 동영상 스트리밍업체로 자리를 잡은 러에코는 스마트TV, 스마트폰은 물론 자동차 분야까지 빠르게 사업을 확대했다. 스마트폰 업체 쿨패드를 인수했고 지난 7월에는 미국 TV업체 비지오를 20억 달러에 사들였다.

미래형 자동차 분야로의 진출이 가장 큰 타격이 됐다. 러에코는 올해 중국 저장성에 18억 달러를 들여 전기자동차 공장을 세웠고 미국 전기차업체 패러데이 퓨처에도 거액을 투자했다.

자금난과 러에코의 주가도 급락하며 시장 우려를 더욱 키웠다. 중국판 나스닥으로 불리는 창업판에 상장한 러에코(300104)의 주가는 지난 2일부터 하락세를 보여 6일 37위안대로 급락했다. 시가총액이 100억 위안 이상 증발된 것이다. 이후 주가는 37~38위안을 오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