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대선] 흔들린 동맹·경제제재 유턴...경계감 확산되는 일본-중동

2016-11-09 14:53
일본 내 엔고·주가하락, 동맹 분열 우려 커져
이란, 핵협상 반전 가능성...사우디

[사진=연합/AP]


아주경제 문은주 기자 = 일본에서 우려하는 것은 미국과의 동맹 관계 불균형과 무역 변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자는 그동안 한국과 일본 등 동맹국을 대상으로 '안보 무임승차론'을 강조해왔다. 이에 따라 현지에서는 트럼프의 당선으로 미·일 동맹 관계가 표류할 수 있다는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일본 정부가 오랫동안 공들여온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도 계획에 어긋날 가능성이 커졌다. 트럼프는 그동안 유세 연설 등을 통해 "취임 첫날 TPP를 즉각 철회하겠다"고 강조하는 등 무역 정책 관련 파격 발언을 이어왔다. 무역 협상 재검토 가능성이 열리면서 닛산 자동차 등 산업계에서도 긴장감을 놓지 않고 있다. 

트럼프가 당선되면서 향후 일본 금융시장에서는 닛케이 225지수는 한때 4.91%까지 빠진 16,328.50까지 하락했다. 달러 대비 엔화는 달러당 101.20엔(3.07%↓)에 거래되는 등 엔고 현상도 보이고 있다.

당분간은 엔고와 주가 하락 현상이 계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NHK에 따르면 시장 불확실성이 커지자 일본 정부와 일본중앙은행(BOJ)은 금융시장 안정화를 위해 긴급 회의를 열고 대책 마련에 나섰다. 

중동에서도 트럼프 후보의 당선을 반기지 못하고 있다. 일단 가까스로 서방의 경제제재를 벗어난 이란은 비상에 걸렸다. 그간 트럼프가 주장했던 고립주의적 중동 정책에 따르면 상당 부분 진전을 이뤄왔던 이란 핵협상이 제자리로 돌아올 가능성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내년 5월께 재선을 노리고 있는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은 당초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후보를 바랐던 것으로 알려졌다. 클린턴 정권이 들어서면 중동에서 강경책을 펴더라도 핵 합의 사항이 유지될 것이라는 기대감에 따른 것이다. 그러나 트럼프 당선이 확실시되면서 미·이란 간 관계에 불안 정국이 펼쳐지게 됐다. 

비교적 안정적인 외교 관계를 위해 클린턴을 지지해왔던 사우디아라비아에도 비상이 걸렸다. 당초 2001년 0·11 테러를 기점으로 미국과 사우디 간 관계 악화가 우려됐으나 미국의 대테러 협력에 사우디가 적극 협조하면서 원만한 관계를 유지해왔다.

그러나 반(反)이슬람 정책을 강조해온 트럼프의 대통령 당선을 계기로 이런 분위기가 반전될 가능성이 열렸
다. 트럼프가 미군 병력 활용과 관련한 비용을 내야 한다고 요구하는 한편, 이슬람 교도의 미국 입국을 전면 금지하겠다고 주장해왔기 때문이다. 

최악의 경우 사우디는 트럼프 정권 내에서 대규모 조사를 받을 수 있다. 트럼프의 경쟁자였던 클린턴이 운영하는 클린턴 재단에 거액을 기부했다는 정황이 포착된 탓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