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달만에 다시 中 찾은 정의선 부회장, 차세대 리더들과 잇따른 회동
2016-11-10 00:01
-7일 쑨정차이 충칭시 당서기 만나 "충칭 공장 가동 빠르게 추진" 약속
-8일 만난 천민얼 구이저우성 당서기와는 미래 커넥티드카 개발 협력 논의
-8일 만난 천민얼 구이저우성 당서기와는 미래 커넥티드카 개발 협력 논의
아주경제 윤태구·윤정훈 기자 = 정의선 현대차그룹 부회장이 한 달 새 중국을 두 차례나 방문하며 중국과의 경제 협력에 힘을 쏟고 있다. 특히 쑨정차이(孫政才) 충칭시 당서기와 천민얼(陳敏爾) 구이저우성 당서기 등 중국 정치와 경제를 이끌 차세대 리더들과 잇딴 회동을 갖고 현대차와 현지 협력방안에 대해 논의하는 등 중국 내 인적 네트워크 확대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9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7일 중국 출장길에 오른 정 부회장은 충칭을 시작으로 8일 구이저우, 9일 광저우, 선전에 이르기까지 그야말로 스펙타클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 정 부회장이 중국을 다시 방문한 것은 지난달 12일 중국 창저우 4공장 현지 점검 이후 약 한달여 만으로, 이번 출장기간 3일 동안 비행거리만 5000km에 달한다.
◆주춤했던 현대차 5공장 건설 '탄력'
이후 충칭시의 쑨정차이 당서기와 황치판 부서기 겸 시장 등과 만나 충칭 5공장 건설 완공 시기에 대해 의견을 나누고 상호 협력 강화 방안 등에 대해 논의했다.
정 부회장은 쑨 당서기와 만난 자리에서 "충칭 공장 건설을 적극적으로 추진해 이른 시일 안에 공장을 가동, 생산량을 달성하겠다"며 "향후 더 심도있는 협력을 전개해 양국간의 협력이 더 큰 새로운 성과를 내도록 추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연간 생산능력 30만대 규모로 세워질 충칭 공장은 현대차의 중국 서부시장 공략의 거점이다. 당초 현대차는 내년 상반기 완공을 목표로 준중형급 중국 전략 세단과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을 차례로 양산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올 초 중국 충칭 지방 정부에서 충칭 공장 생산 포트폴리오 조정을 요구했고, 이에 공장 건설이 잠정 중단되는 등 완공 시점과 구체적 생산 차종에 대한 명확한 계획이 없는 상황이었다.
이런 가운데 정 부회장이 이날 쑨 당서기와 만나 적극적인 상호 협력의 물꼬를 트면서 충칭 공장 건설에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쑨 당서기는 중국 정부가 공들이고 있는 친환경차 시장 확대에 대해 현대차도 협력을 해줄 것을 주문한 것으로 전해졌다. 쑨 당서기는 "현대차가 신에너지 차량(친환경 차량), 스마트·커넥티드 차량 등 다방면에서 협력을 확대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중국 정부는 올해 13차 5개년 계획(2016~2020년)을 본격적으로 실행하며 ‘에너지 절약 및 신에너지차 발전계획’과 관련, 친환경차 시장 확대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또 중국 정부는 기업 평균연비를 올해부터 7.1%씩 개선해 오는 2020년까지 20km/ℓ를 갖추도록 했다. 이에 중국 내에서 판매를 하고 있는 자동차 업체들은 친환경차 개발과 출시를 확대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중국 친환경차 시장도 날로 성장하고 있다. 지난 2010년만 하더라도 중국 친환경차 시장은 연간 5000대 수준에 불과했지만 지난해 23만1000대 수준으로 대폭 증가했다.
◆현대차, 中에 해외 첫 빅데이터센터 구축
정 부회장은 이튿날인 8일에는 구이저우성 구이양으로 행보를 옮기고 천민얼 구이저우성 당서기를 만나 현대차와 구이저우성간 경제협력 등에 대한 교류 활성화 방안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천민얼 당서기는 '포스트 시진핑'으로 손꼽히는 인물로, 시 주석이 저장(浙江)성 서기이던 시절, 핵심 측근이기도 하다. 그가 이끄는 구이저우성은 중국 19개성 가운데 충칭에 이어 가장 높은 성장세(중국경제망 발표)를 보이고 있는 곳이다.
정 부회장은 천민얼 당서기와 만나 현대차의 글로벌 첫 빅데이터센터를 구이저우성 내 '구이안신구(貴安新區)'에 구축하기로 하고 미래 커넥티드카(connected car) 개발에 협력하기로 했다.
정 부회장은 “구이저우성은 빅데이터를 새로운 경제 성장엔진으로 발전시키면서 무한한 잠재력을 지닌 핵심지역으로 떠오르고 있다”며 “이번 협력은 커넥티드카 등 미래자동차 개발을 가속화하는 것은 물론, 현대차그룹의 중국 사업 발전에도 크게 기여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재계 관계자는 "정의선 부회장이 현대차 중국 사업 논의는 물론 중국 정치와 경제를 이끌 차세대 리더들과 만남을 지속하며 중국과 한국, 현대차 간의 우호관계를 장기간 조성할 수 있는 기반을 다지고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