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토막’ 해외건설, 사우디서 잇단 수주…현대건설·포스코 등 수주 다각화 결실
2016-11-09 11:28
사우디 수주액 올 하반기 21억8260만달러로 전년比 세 배 이상 뛰어
아주경제 김종호 기자 = 국내 건설사의 올해 해외건설 수주액이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절반 수준으로 떨어진 가운데 최근 사우디아라비아에서는 수주 다각화 등 노력에 따라 오히려 수주액이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9일 해외건설협회에 따르면 올해 해외건설 수주액은 이날 기준 226억3453만달러로, 전년 동기(387억6466만달러) 대비 42% 가량 줄었다. 지속되는 저유가에 따라 중동 산유국의 발주 자체가 줄어든 데다, 단순 시공 위주 수주 비중이 늘면서 수익률 역시 악화된 상황이다.
다만, 사우디에서의 수주액은 올 하반기(7~11월)에만 21억8260만달러를 기록해 전년 동기(5억6708만달러) 대비 세 배 이상 늘어나는 등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 기간 국내 건설사가 해외에서 가장 많은 수주액을 올린 국가도 사우디였다.
실제 포스코건설은 사우디 현지 합작법인인 펙사(PECSA)와 함께 사우디 메디나 하지시티에 건립되는 9억달러(약 1조원) 규모의 호텔 프로젝트를 조인트 워크(Joint Work) 방식으로 최근 수주했다.
펙사는 포스코건설과 사우디 국부펀드인 퍼블릭인베스트먼트펀드(PIF)가 공동 투자해 설립한 건설사다. 포스코건설과 사우디현지 합작법인이 사우디 내 국가산업 프로젝트를 수주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와 함께 지난 달 현대건설은 사우디 국영 석유회사 아람코가 발주한 ‘우쓰마니아 가스처리플랜트 프로젝트’ 건설공사와 ‘라스 알 카이르 조선소 건설사업’ 기본설계(FEED)를 연이어 따냈다.
앞서 아람코가 발주한 ‘쿠라이스 가스 처리시설 공사(2009년)’와 ‘카란 가스 처리시설 공사(2012년)’ 등을 성공적으로 수행하면서 쌓은 높은 신뢰도의 결과물이라는 것이 현대건설 측의 설명이다.
현대건설이 단독으로 수주한 7억3570만달러(약 8300억원) 규모인 우쓰마니아 가스처리플랜트 건설공사는 사우디 수도 리야드에서 동쪽으로 약 325km 떨어진 우쓰마니아(Uthmaniyah)지역에 가스처리 시설을 건립하는 프로젝트다.
현대건설이 네덜란드 엔지니어링업체 로얄 하스코닝DHV와 컨소시엄을 구성해 따낸 라스 알 카이르 조선소 건설 사업은 세계 최대 규모로 조성되며, 오는 2021년 준공이 목표다.
해외건설협회의 한 관계자는 “저유가에 시달리고 있는 사우디가 최근 석유 산업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제조업 등 육성을 본격 추진하면서 기존보다 다양한 프로젝트들이 쏟아지고 있다”며 “이런 흐름에 발맞춰 국내 건설사가 수주 다각화 전략으로 진입한다면 향후 사우디 내 수주 회복세가 더욱 뚜렷해질 전망”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