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구름 낀 제약사 3분기…유한양행‧녹십자 실적 뒷걸음질
2016-11-09 01:44
기술계약‧R&D 증가 영향…종근당‧한독만 영업실적 ‘방긋’
아주경제 이정수 기자 = 유한양행·녹십자·한미약품 등 상위 제약사 대부분의 3·4분기 실적이 일제히 내림세를 탔으나 긍정적인 전망이 다수 확인되고 있다.
8일 금융감독원에 제출된 10개 주요 제약사의 공시에 따르면, 7개 제약사에서 영업이익 부진이 나타났다. 제약사별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적게는 20%에서 많게는 80%까지 감소했다.
특히 종근당을 제외하고 매출 상위 제약사 대부분에서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크게 감소했다. 동아에스티와 한미약품은 절반 넘게 내려앉았고, 대웅제약과 LG생명과학도 절반 가까이 하락했다. 유한양행과 녹십자도 영업이익이 28% 하락하면서 부진을 면치 못했다.
이처럼 대다수 제약사들이 영업이익에서 부진을 면치 못했지만 전망이 나쁘지만은 않다. 영업이익 부진이 지난해 3분기 기술료 수입에 따른 일시적인 역기저 효과이거나, R&D 비용 증가로 인한 영향이 적잖기 때문이다.
유한양행과 녹십자의 3분기 연구개발비는 각각 223억원과 288억원으로 지난해 대비 13%, 39% 증가했다. 도입 품목의 판권 회수로 매출에 타격을 입은 대웅제약도 267억원으로 10% 늘렸다.
매출액 측면에서도 대다수 제약사가 지난해 동기 대비 증가를 보여 외형적으로는 성장세를 이어나갔다. 다만 한미약품과 대웅제약은 매출액에서도 부진을 면치 못해 36%라는 높은 증가율을 보인 종근당에 추격당한 상황에 놓이게 됐다.
이승호 삼성증권 연구원은 “제약업계는 지난해 주가와 가치의 과도한 상승으로 인한 부담이 상당하다. 연말까지는 부정적인 대내외 변수로 인해 주가 부진과 조정이 지속될 것”이라며 “그러나 제약바이오 산업의 각종 지표와 기술력은 견조하며, 상위 제약사들의 추가적인 기술수출 계약에 대한 기대는 여전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