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대선] 대선 결과 따른 금융시장 전망은? (2) 통화ㆍ상품

2016-11-07 14:58

[사진=AP연합]


아주경제 윤세미 기자 = 미국 대선 결과에 따라 전 세계 통화와 상품 가격 역시 정 반대의 흐름을 나타낼 것으로 보인다. 특히 금융시장의 예상과 다르게 트럼프가 승리할 경우 시장이 요동치는 가운데 멕시코 페소 등 신흥시장 통화가 하락하고 엔과 금과 같은 안전자산이 두드러진 상승세를 보일 가능성이 높다.
 
◆ 통화

클린턴 당선 시 달러는 전반적으로 상승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클린턴이 승리하면 금융시장이 비교적 안정적인 상태를 유지해 미국 연준이 예상대로 12월 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또한 클린턴 당선 시 신흥시장 통화의 경우 수요가 많아져 상승 흐름을 나타낼 수 있다고 소시에테 제네랄 SA는 말했다. 다만 러시아 루블화는 예외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홍콩 소재 도쿄 미쓰비치 UFJ의 클리프 탠 전략가는 블룸버그 통신에 대부분의 아시아 통화가 클린턴 승리 이후 안도 랠리도 2% 가량 오를 수 있다고 예상했다.

신흥국 통화 중에는 멕시코 페소가 가장 두드러진 강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됐다. 대선 판도의 바로미터로 통하는 페소는 트럼프가 북미자유무역협정의 폐기와 멕시코와의 국경에 장벽 설치 등을 내세운 영향에 트럼프 지지율과 반대 흐름을 보여왔다. JP모간의 존 노맨드 외환 전략가는 클린턴이 승리하면 멕시코 페소가 달러 대비 4일 대비 4.3% 오른 18.25페소까지 강세를 보일 수 있다고 말했다.

반면 트럼프가 승리할 경우 달러 하락과 페소 급락장이 예상된다. 소시에테 제네랄은 페소 가치가 4일 대비 17% 추락할 수 있다고 말했다. JP모간의 노맨드는 페소가 하루만에 8% 추락하고 캐나다 달러 역시 5% 급락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후 멕시코 중앙은행이 페소 방어를 개입하고 미국 의회가 트럼프의 극단적인 무역 정책을 저지하기 위해 나서면 회복할 것이라고 그는 덧붙였다.

그밖에 엔, 스위스 프랑과 같은 안전자산 통화는 상승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애널리스트들은 엔이 3% 가량 상승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달러는 하락할 가능성이 높다. 트럼프가 당선되면 중국이 미국 자산을 대거 매도하고 미국 연준이 시장 불확실성을 이유로 금리를 동결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후 3~6개월 후에는 공화당이 세금 인하와 재정 부양책을 실시하면서 달러가 회복할 가능성이 있다고 뱅크오브아메리카는 전망했다.

한편 트럼프가 중국에 강경 발언을 내놓고 있는 만큼 연말까지 역외 위안 가치가 3% 가량 떨어질 수 있다고 홍콩 소재 미즈호은행의 켄 청 외환 전략가는 말했다.

그 외 신흥국 통화 역시 트럼프 당선 시 리스크 회피심리가 강해지면서 약세 흐름을 보일 가능성이 높다. 크레딧 아그리콜은 트럼프가 주한미군 철수 가능성을 언급한 만큼 한국 원화가 큰 폭 미끄러질 수 있다고 예상했다.

또한 BMO 캐피탈 마켓츠는 트럼프가 해외에 나가있는 자국 기업의 자산을 미국으로 들여오는 방안을 추진할 가능성이 높아 미국의 다국적 기업들이 대거 포진한 유럽 경제에 영향을 미칠 것을 예상해 유로가 달러 대비 하락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 상품

클린턴은 친환경 정책을 내세우고 있기 때문에 그가 대선에서 승리할 경우 석탄과 원유 등 전통적 화석 연료 가격이 압박을 받을 수 있다. 또한 화력 발전소 연료를 석탄에서 천연가스로 대체하는 방안을 제시한 만큼 천연가스 시장이 상승할 수 있다고 블룸버그 통신은 분석했다. 

반면 트럼프는 석탄 이용을 제한하는 현행 정책의 폐지를 약속하고 있기 때문에 그가 당선될 경우 천연가스 가격은 떨어지고 석탄 가격이 오를 가능성이 높다. 블룸버그 인텔리전스의 9월 예측에 따르면 트럼프 당선 시 2030년까지 천연가스에 대한 수요는 11%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국제 유가의 경우 상승 가능성이 높다. 트럼프가 이란에 강경 입장을 보이고 있는 만큼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이란과 체결한 핵협정을 폐기해 이란산 원유 수출이 압박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JP모간의 노맨드는 트럼프 승리 시 브렌트유가 연말까지 배럴당 54달러까지 오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브렉시트와 마찬가지로 당선 직후에는 시장 동요 속에서 5% 가량 추락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안전자산인 금과 은은 트럼프 당선 시 최대 승자가 될 수 있다. 실제로 10월 28일 FBI의 재수사 발표 이후 대선 판세가 클린턴에 불리해지자 금과 은 가격은 각각 4.5%, 2.9% 상승하기도 했다. 

HSBC의 경우 두 후보 모두 보호무역주의를 강조하고 있기 때문에 금값이 상승할 것이라며 “특히 트럼프가 당선될 경우 금값이 온스당 1,500달러까지 치솟을 수 있다”고 예상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