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 게이트] 친박, 봇물처럼 쏟아지는 최순실 관련 폭로에 진땀

2016-11-02 17:40

현 정부 '비선실세'로 불리는 최순실(개명 후 최서원)씨가 이틀째 조사를 받은 뒤 2일 오전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검에서 나와 서울구치소로 가는 차량으로 향하고 있다.[연합뉴스]
 

아주경제 이정주 기자 = 새누리당에서 과거 박근혜 대통령을 옆에서 보좌하던 최측근들이 당시로선 이해하기 힘든 상황등을 증언하면서 최순실 씨의 국정개입 의혹이 설득력을 얻고 있는 분위기다. 이에 따라  이같은 사실을 알면서도 묵인하거나 종용한 친박(친박근혜)들에 대한 책임론도 확산되고 있다.

최순실 씨가 박 대통령과 오랜 친분을 유지하며 의원 시절부터 비선 실세로 박 대통령의 의사 결정에 개입했다는 증언이 쏟아지고 있다.

이재오 전 새누리당 의원은 2일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친박들이 최순실 씨의 존재를 인지했느냐는 질문에 “그걸(최순실의 존재) 몰랐다고 하면 정말로 거짓말에다가 자기 양심을 속이는 것”이라며 “(최순실을)만난 적이 없다든지 구체적으로 뭘 한 걸 본 일이 없는 건 그럴 수는 있지만, 그것(최순실의 개입여부)도 친박들이 몰랐다고 하면 그건 정치할 수가 없죠. 그만둬야죠”라고 말했다.

또 “지난 2007년 대통령 경선 때 (최순실의 존재에 대해) 들었다”면서 “박 대통령은 당 대표 시절에도 당직자들이 보고를 하면, 즉답을 안하고 좀 기다려보라고 하고 몇 시간 후나 하루 후 답이 내려오는 경우가 많아 의심들을 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정병국 의원도 이날 오전 한 라디오에 출연해 “저도 박 대통령께서 대표를 한 시절에 홍보기획본부장을 했었는데 보고를 하면 결정을 바로 해주지 않고 어딘가에 확인을 한 다음에 결정하는 경우를 몇 차례 겪었다”며 “지금 와서 보니 그게 최순실 씨였던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당시 비서실장, 사무총장 등 많은 분들이 그런 이야기를 했다”고 덧붙였다.

전여옥 전 의원도 지난 1일 인터뷰에서 “저뿐만 아니라 여의도에서는 (최순실의 존재를)다 알고 있고, 친박은 매우 잘 알고 있었다”면서 “그것을 몰랐다면 말이 안 되고,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는 것보다 더 심한 얘기”라고 말했다.

이어 “당시 (한나라당 의원들도)다 경험했을 것이다”라며 “최근 김무성 전 대표도 ‘최순실은 몰랐지만 그걸 모른 사람이 어디 있느냐’고 말하고 이혜훈 의원도 ‘모든 게 뒤집히는 경우가 많았다’고 말한다”고 설명했다.

전 전 의원은 정호성 전 청와대 비서관이 최순실을 모른다고 한 발언에 대해 “정 씨가 최순실 씨를 모른다는 것은 있을 수가 없고 다 거짓말”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사실 박근혜라는 한 정치인의 이름을 딴 친박연대라는 당이 있었던 것 자체가 정치의 이단이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또 “사이비 정치였다”면서 “진박 감별사라고 자신을 자처한 정치인이 있었다는 것은 정치를 했던 사람들은 다 죽어버리고 싶을 정도로 부끄러운 일”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오전 여의도 새누리당 당사에 열린 대표·최고위원·중진의원 연석간담회에서는 지도부 퇴진을 두고 이정현 대표와 비박계 의원들 사이에 격론이 벌어진 가운데 새누리당 전체 의원 총 129명 중 60여명 이상이 지도부 퇴진을 요구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