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重, 한전과 세계 최초 폐열 이용한 발전설비 원천기술 개발

2016-11-01 11:00
증기 대신 이산화탄소 가열해 터빈 구동, 선진기업 치열한 상용화 경쟁

‘증기 발전설비’와 ‘초임계 이산화탄소 발전설비’ 개념도. [사진=현대중공업 제공]


아주경제 양성모 기자 = 현대중공업과 한국전력이 세계 최초로 폐열(廢熱)을 이용한 차세대 발전설비의 원천 기술을 개발했다.

현대중공업은 1일 영국 로이드선급협회(Lloyd’s Register)로부터 ‘2MW(메가와트)급 초임계(超臨界) 이산화탄소 발전설비’에 대한 기본 승인(AIP, Approval in Principle)을 받았다고 밝혔다.

이번에 개발한 초임계 이산화탄소 발전 기술은 증기에 비해 낮은 온도로도 초임계 상태(액체와 기체의 성질을 동시에 가지며 가장 높은 발전 효율을 내는 상태)에 도달하는 이산화탄소를 가열해 터빈을 구동하는 방식으로, 육상은 물론 대형 선박에서 사용되는 엔진의 배기가스를 열원으로 이용한다.

특히 기존 증기발전기보다 효율은 최대 30% 이상 높고, 크기는 3분의 1로 소형화가 가능해 경제성이 뛰어나다.

또한 폐열은 물론 신재생에너지, 원자력 등 다양한 열원을 이용할 수 있고 GW(기가와트)급 대형발전소까지 적용할 수 있어 차세대 발전기술로 평가받고 있다. 초임계 이산화탄소 발전설비 시장은 오는 2023년이면 14조원 규모로 급성장할 것으로 전망돼, 미국‧일본 등 해외 선진기업을 중심으로 관련 기술 상용화 경쟁이 치열한 상황이다.

이번 인증으로 양사는 자체 기술을 바탕으로 초임계 이산화탄소 발전설비를 제작할 수 있는 설계 능력을 공인받게 됐으며, 내년부터 성능 및 실증 테스트를 통해 오는 2019년까지 제품을 상용화한다는 계획이다.

현대중공업과 한국전력은 이를 통해 엔진발전 플랜트, 저온 폐열 및 선박을 활용한 발전분야의 공동사업 진출을 도모하고, 폐열을 재활용한 에너지 신사업도 추진할 예정이다.

주원호 현대중공업 중앙기술원장은 "선박과 육상 엔진발전설비의 에너지효율을 크게 높이는 초임계 이산화탄소 발전설비를 개발함에 따라 에코십(Ecoship)과 친환경 엔진발전 분야에서 차별화된 기술 경쟁력을 확보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동섭 한국전력공사 전력연구원장은 “초임계 이산화탄소 발전은 발전효율 향상을 통해 온실가스 감축에 기여하고, 화력 및 원자력발전과 연계가 가능해 잠재력이 큰 차세대 발전 기술”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