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스마트폰 갤노트7 자리 뺏기 본격화

2016-10-31 15:30

샤오미 미노트2. [사진= 샤오미]


아주경제 류태웅 기자= 삼성전자 '갤럭시 노트7'의 단종에 따른 하이엔드 스마트폰 시장의 빈자리를 향해 중국 업체들이 공세의 칼날을 세우고 있다.

대화면·필기 기능을 갖추고도 가격은 절반 수준으로 낮춘 신제품을 선보이며 삼성의 빈자리를 차지하겠다는 속셈이다.

전자업계에 따르면 샤오미는 1일부터 대화면 액정을 탑재한 미믹스와 미노트2를 중국에서 온라인 판매에 나선다.

미믹스는 6.4인치 엣지리스 디스플레이를 갖췄고, 기기 면적 중 화면 비중이 91.3%에 이른다. 가장 큰 디스플레이를 탑재하고도 외관은 고급스러운 느낌을 주는 세라믹으로 구성됐다. 최대 2.3GHz 클럭의 퀄컴 스냅드래곤821 쿼드코어 프로세서로 성능을 높였다.

샤오미는 이런 고급 컨셉의 스마트폰인 미믹스를 한정 판매하는 대신 미노트2 마케팅에 주력하는 '투트랙 전략'을 벌이고 있다. 브랜드 이미지를 향상시키는 동시에 실리도 추구하겠다는 포석으로 해석된다.

미노트2는 사실상 갤럭시노트7 대체자라는 점에서 전략모델에 공백이 생긴 삼성전자에 부담이 될 것으로 보인다. 5.7인치 듀얼 커브드(곡면형)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디스플레이는 슈퍼아몰레드(Super AMOLED)인 갤럭시노트7보다 선명도가 다소 떨어진다는 것 빼고는 육안으로 봤을 때 외관상 차이가 없다.

성능면에서도 후면 2256만 화소, 전면 800만 화소의 고해상도 카메라와 최대 6GB LPDDR4램, 128GB UFS 2.0 내장 용량을 갖췄고 미믹스와 같은 퀄컴 스냅드래곤821 쿼드코어 프로세서를 탑재했다. 배터리용량은 4070mAh로, 3500mAh인 갤럭시노트7보다 높다.

이에 비해 판매 가격은 4GB 램·64GB와 6GB램·128GB이 각각 2799위안(약 47만원), 3299위안(약 55만원)에 불과하다. 6GB램·128GB 용량의 글로벌 버전 역시 3499위안(약 59만원)에 그쳐 90만~100만원대인 갤럭시노트7과 아이폰7플러스 판매가의 절반 남짓 수준이다.

이런 이유로 샤오미가 삼성 갤노트7의 빈자리를 빠르게 잠식해 나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중국 내 삼성전자 브랜드 이미지는 갤노트7 사태 이후 일정부분 악화된 반면, 샤오미는 블루코랄 등 경쟁사 제품의 인기 색상까지 노골적으로 베껴가며 고객 뺏기에 나선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 업체들의 기술력이 향상된 것은 사실이지만 휴대폰 역사가 5년밖에 안된 샤오미가 삼성의 프리미엄폰 이미지를 넘고 판매량을 늘릴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며 "삼성전자·애플의 양강구도가 깨진다는 우려는 기우에 불과하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