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 게이트] 블랙홀 사태에 대선주자들 '속앓이'…내공쌓기 주력
2016-10-30 10:40
아주경제 이수경 기자 = 청와대 비선실세 의혹을 받고 있는 최순실 씨 사태가 블랙홀처럼 정국을 빨아들이자, 대선에 대한 관심도도 떨어지면서 여야 대선주자들이 속앓이를 하고 있다.
특히 조기 경선론까지 나오던 야권 내에서는 시기가 길어질수록 판세를 바꾸기 어렵다는 조바심도 엿보인다. 여야 대선주자들은 일단 상황을 주시하며 내공 쌓기에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 野 대권주자들, 경쟁구도 '변화' 주시하며 일정 소화
'최순실 게이트' 사태가 일파만파 커지면서 시기 연기에 대한 전망도 있었지만 현재로선 예정대로 진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도 중산층 공략 행보를 지속할 계회이다. 31일에는 경북 구미를 방문해 삼성 갤럭시노트7 단종 사태에 따른 피해 협력사들을 만나고, 11월 1일에는 대전 한밭대학교에서 특강을 한다. 이날 예정됐던 팬클럽 연합체 출범식은 시국을 고려해 '국민과 함께하는 비상시국 간담회'로 대체한다.
김부겸 민주당 의원 역시 2건의 토론회와 대학생 대상 특강 등의 일정을 앞두고 있다. 최근 민주당을 떠난 손학규 전 대표는 이날 강진에서 북 콘서트를 열고 다음달 중 싱크탱크인 동아시아미래재단의 10주년 행사를 통해 본격적인 대권행보에 나설 계획이다.
이번 '최순실 사태'와 관련해 야권 주자들은 박근혜정부에 대해 한목소리로 비판하며 '내각 총 사퇴', '거국 중립내각' 등을 요구하고 있다. 다만 국정공백을 우려해 탄핵, 하야 주장에는 거리를 두고 있는 모양새다.
그러면서 이들은 이번 '최순실' 사태가 야권의 경쟁구도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 지 주목하고 있다.
일각에선 대통령과 보수 여당을 향한 분노가 문 전 대표에게 쏠려 '문재인 대세론'이 더욱 힘을 얻을 것으로 본다. 반면 '새로운' 정치를 원하는 여론으로 구도 자체가 흔들릴 것이란 전망도 나오면서 의견은 엇갈리고 있다.
◆ 與 대권주자들, 지지도 추락에 고민…여론 추이 주시
여권 주자들은 야권 주자들에 비해 고민이 더욱 깊다.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지지도 추락이 여당으로까지 이어지면서, 대선 가도에 먹구름이 낀 탓이다. 비주류 주자들의 경우 오히려 위기를 기회의 모멘텀으로 삼으려는 움직임도 읽힌다.
우선 여권 잠룡들은 일단 여론의 추이를 살피며 일정들을 소화한다는 방침이다.
김무성 새누리당 전 대표는 다음 달 1일 김형기 경북대 교수가 특강을 하는 '격차해소와 국민통합의 경제교실'에 참석한다. 전문가들의 의견 수렴을 통해 정책 비전을 가다듬는다는 취지다.
유승민 의원도 최근 서강대 강연에 이어 11월 3일 전남대에서 '왜 민주공화국인가'라는 제목으로 특강을 펼치며 '강연 정치'를 계속한다.
오세훈 전 서울시장은 외교·안보·통일·경제 분야 서적의 연말 출간을 앞두고 막판 집필 작업중이며, 남경필 경기지사 역시 일부 언론 인터뷰 일정을 제외하고는 도정 일정에 집중한다.
지난 27일 '강한 대한민국 연구원'을 출범해 사실상 대권 도전을 선언한 원유철 의원은 정보위원회 미국 출장을 다녀온 뒤, 자신이 대표를 맡은 국가미래전략포럼(알파포럼) 및 강연일정을 소화할 예정이다. 정우택 의원 역시 다음달 2~3일 각각 열리는 '트럼프 vs 힐러리, 미국 대선 관전포인트는' 토론회와 '금융규제 패러다임 전환 국제 세미나' 등 기존에 잡혔던 일정을 그대로 소화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