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 입 열었지만 의혹만 커졌다...각종 의혹 부인ㆍ거짓해명까지(종합)

2016-10-27 16:19

[사진=인터넷]



아주경제 주진 기자 =현 정권의 비선실세로 국정개입 등 각종 의혹에 휩싸인 최순실씨는 27일 세계일보와의 단독인터뷰를 통해 시종일관 ‘억울하다’고 하소연했다.

하지만 최씨가 박근혜 대통령과의 관계를 통한 비선 조직 운영 등 국정 개입 의혹, 각종 횡령과 이권 사업 취득 진원지로 지목된 미르․K스포츠재단 의혹에 대해 시종일관 ‘모르쇠’로 일관하면서 오히려 논란은 더욱 증폭되고 있다.

◆ ‘국가기밀인줄 몰랐다?’ 국정개입 의혹 부인 

‘연설문은 수정했는데 태블릿PC 내 것은 아니다?’ 최씨는 JTBC가 입수해 보도한 태블릿PC에 대해 “자신의 것이 아니다”라고 부인했지만, PC 안에 들어있는 44개 연설문 파일과 관련, 박 대통령의 연설문은 자신이 수정했음을 시인했다.

그러면서도 연설문 수정 시기에 대해서는 대선 당시 유세문으로 국한시켰다. 대통령 연설문은 손대지 않았다는 얘기다.

그는 “대선 당시인지 그 전인가 했다. 대통령을 오래 봐 왔으니 심정 표현을 도와달라고 해서 도와드리게 됐다. (박 대통령의) 마음을 잘 아니까 심경 고백에 대해 도움을 줬다. 그게 큰 문제가 된다고 생각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런데 그는 발언 말미에 “국가기밀인지도 몰랐다. (문제가 된다는 걸) 알았다면 손이나 댔겠느냐.”고 했다. 국가기밀이라는 말이 외교문서 등 청와대 문건을 지칭한 것인지 모호하다는 지적이다.

박 대통령은 최씨에게 연설문에서 표현 등에서 취임 후 1년 후까지 도움을 받았고 청와대 보좌체계가 갖춰진 뒤로 그만뒀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연설문 수정 흔적이 보이는 2014년 3월 독일 드레스덴 연설문도 최씨의 손을 거쳤는지도 밝혀져야 할 부분이다. 최씨의 발언으로 볼 때 청와대 공식 문건인 대통령 연설문 등 각종 발언자료도 최씨가 고쳤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또, 태블릿PC가 최씨의 것이 아니라면, 국가기밀을 담은 연설문, 외교문서, 사진 등이 담긴 PC를 도대체 누가 어떤 목적으로 갖고 있었냐는 의문이 남는다.

JTBC는 최씨가 사용한 태블릿PC의 개통자는 김한수 청와대 선임행정관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김 행정관은 박근혜 대통령 대선 시절부터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분야 선거활동을 주도한 인물로 대통령직 인수위 홍보 SNS팀장으로 활동한 후 현재는 청와대 뉴미디어실 선임행정관으로 일하고 있다.

JTBC는 "김 행정관이 청와대와 최 씨 사이의 연결고리 역할을 한 의혹이 있다"며 "선거운동원으로 등록한 적도 없던 최 씨가 사실상 비선 선거캠프 본부장이 아니었나 하는 의심을 갖게 한다"고 주장했다.

결국 최씨가 운영해온 박 대통령의 비선조직의 실체가 사실일 수도 있다는 가능성이 커진 셈이다.
 

[사진=인터넷]



◆ 청와대 문건, 누가 최씨에게 전달했나 

최씨는 박 대통령의 연설문을 이메일로 받아봤다고 했다. 문서 전달자는 밝히지 않았다. 문서 전달자 의혹을 받는 정호성 청와대 제1부속실 비서관에 대해서는 “(정 비서관이) 청와대 들어간 이후로 만난 적이 없다”고 밝혔다.

정호성 제1부속비서관은 이재만 총무비서관, 안봉근 국정홍보비서관과 함께 '문고리 3인방'으로 불린다. 이들은 박 대통령이 1998년 정계 입문 시절 최씨의 전 남편인 정윤회씨의 추천으로 직원으로 채용됐으며, 이후 18년 동안 박 대통령을 지근거리에서 보좌하고 있다.

최씨에게 전달된 청와대 연설문 파일 가운데 작성자 아이디로 검색한 결과 정 비서관의 아이디인 'narelo'가 작성자로 등장하는 유출 파일은 4건인 것으로 드러났다고 JTBC가 보도한 바 있다.

정 비서관은 청와대 자체조사에서 최씨에게 문건을 전달한 사실이 없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이원종 청와대 비서실장은 27일 오전 국회 예결특위에 출석, "어제 본인과 직접 통화하고 확인을 했다"며 "자기(정호성 실장)는 청와대에 들어간 이후 정시에 퇴근한 적도 없고 집에서 식사한 시간도 없었다. 밖에 나갈 시간도 없었고 사람도 만나지 못했다고 부연설명을 했다"고 밝혔다.

이에 김현미 예결특위 위원장이 '최순실에 전달사실이 없다고 한 것은 보고서를 직접 가져간 것이 없다는 것인지, 아니면 이메일을 전달한 것도 부인했다는 뜻이냐'고 물었고, 이 실장은 이에 "그건 수사하면 밝혀질 것"이라고 답했다.

이밖에 'niet24', 'iccho'라는 아이디도 등장하는데 이들도 청와대 관계자일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이에 따라 청와대가 민간인 최씨에게 중요 문서들을 조직적으로 넘긴 것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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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르․K스포츠 재단 ‘자금 유용하지 않았다"?

미르․K스포츠재단을 통해 각종 이권 사업에 관여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최씨는 세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미르․K스포츠재단 사유화와 강제 모금, 자금 유용 부분에 대해 “절대 자금 지원을 받은 것이 없다”면서 “(돈을)유용했다는 건 말이 안된다”고 강력하게 부인했다.

그러나 재단 설립 과정이나 자금 모금과 운영 등에 대한 구체적인 설명은 일체 하지 않아 오히려 의혹만 증폭시켰다.

박 대통령은 지난 20일 수석비서관회의 때 “기업들과 사전에 소통을 통해 공감대를 형성해 대기업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한 것”이라며 두 재단 설립 배경과 과정 등을 설명한 바 있다.

그러나 최씨는 표면적으로는 두 재단과 관계가 없지만 측근 인사들을 재단 이사진과 직원으로 넣고 비덱스포츠, 더블루K 등 독일과 국내의 여러 개인 회사들을 통해 기금을 빼내는 수법으로 두 재단을 사유화하려고 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미르·K스포츠재단이 전경련을 등에 업고 800억 원대 재원을 대기업에서 얻어냈다는 정황이 여기저기서 포착되고 있다.

K스포츠재단의 경우, 최씨가 재단 설립 하루 전인 올해 1월 12일 자신이 세운 더블루K 한국과 독일 법인 이사로 등록돼 있던 측근 고영태(40)씨를 통해 재단을 사실상 자회사처럼 운영했다는 증언이 이어지고 있다.

미르재단에서 최씨가 내세운 대리인은 김성현 사무부총장으로 재단 사무실 임대계약을 체결하는 등 실질적인 운영을 담당했다. 차은택씨와는 호형호제하는 사이로 알려졌으며, 최씨가 최근까지 소유했던 서울 논현동의 고급 음식점인 테스타로싸의 이사로 등록돼 운영하는 등 긴밀한 관계를 유지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창조경제추진단장인 차씨는 ‘플레이그라운드’라는 업체를 통해 미르·K스포츠재단과 관련된 각종 사업을 주로 맡았다. 박 대통령 해외순방 ‘K시리즈 사업’을 대부분 이 업체에서 맡는 등 정부기관의 정부가 시행하는 각종 문화 관련 사업을 따내며 다양한 잇속을 챙겼다는 의혹을 받아왔다.

최씨는 안종범 대통령정책조정수석비서관이 자금 모금에 협조했다는 보도에 대해  “안 수석의 얼굴을 알지도 못한다. 그도 나를 알지 못할 것”이라고 밝혔다.

자신에게 인사청탁을 했다고 언론에 보도된 김종 문화체육관광부 제2차관의 경우 “저와 연결하려는 '그림'인 것 같다"고도 했다.

하지만 최씨는 자신을 둘러싼 각종 의혹을 폭로한 이성한 전 미르재단 사무총장에 대해서는 “미친사람”이라며 “협박도 하고 5억원을 달라고 했다”고 반박했다.·

앞서 이 전 총장은 최씨가 매일 30cm 두께의 청와대 자료를 놓고 차은택․고영태과 함께 서울 강남 사무실에서 논의하는 봤다면서 국정 개입 의혹을 주장했다. 최씨와의 대화를 녹취한 파일 77개도 갖고 있다고 했다.

그렇지만 현재 이 전 사무총장은 “77개의 녹취록은 이미 모두 삭제했다”고 주장한 뒤 강원도 자신의 집에서 자취를 감춘 상태다.

이 때문에 검찰이 최순실 게이트 관련자들이 증거인멸을 진행하기 전에 최씨와의 연결고리로 지목되고 있는 차은택-고영태-최씨 조카 장시호 등의 신병부터 빨리 확보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밖에 최씨 모녀가 살았던 독일 프랑크푸르트 자택 일부가 정유라 씨 소유인 것으로 알려져 외국환거래 위반 규정을 피하기 위해 독일 현지법인을 이용했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해당 자택이 5억원에 달해 최씨가 지불했다면 대학생인 정씨에게 증여하는 과정에서 증여세 납부 여부가 쟁점이 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