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균 삼성전자 사장 “갤럭시 노트7 2차 배터리 소손은 다른 공급처”(종합)
2016-10-27 12:16
아주경제 채명석·류태웅 기자 = 신종균 삼성전자 대표이사 사장(IM 부문장)은 27일 갤럭시 노트7 2차 리콜을 결정하게 한 사고 원인 대상 배터리는 1차 때와 다른 업체라고 밝혔다.
1차 리콜 당시에는 그룹 계열사인 삼성SDI의 제품으로 판명 났으나 2차 리콜 당시에는 소손 대상 배터리가 중국의 ATL 제품이었다는 것이다. 이에 삼성전자는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사태 원인을 철저히 규명하겠다는 방침이다.
신 사장은 이날 오전 서초사옥 다목적홀에서 개최한 임시 주주총회에서 사태 경위 설명을 통해 신 사장은 “1차 사태 때는 (갤럭시 노트7을) 총 195만대 판매했다. 실제로 신고된 제품이 없거나 연락이 닿지 않는 것은 44건. 나머지 176건 중 시료를 입수한 117건을 확인한 결과 배터리 내부 소손이 85건 의도적 소손, 내부 요인이 15건, 소손이 아닌 것이 9건이었고, 현재 확인 중에 있는 게 8건이다”고 전했다.
이어진 질의응답시간에서 주주 자격으로 참석한 김상조 경제개혁연대 소장(한성대 무역학과 교수)이 “1차 사고의 주된 원인은 삼성SDI 배터리였으나 교환된 제품에서 문제됐을 때 55건은 어느 회사가 공급한 배터리냐?”는 질문에 신 사장은 “삼성SDI것이 아니다”고 답했다. 그의 답변직후 주총장은 잠시 술렁이기도 했다.
삼성전자는 1차 리콜 경위 발표 당시 문제가 된 제품의 배터리를 제외하고 다른 공급사로부터 전량 공급받기로 했다고 밝힌 바 있는데, 이는 ATL이었다. 이날 신 사장은 해당 업체명을 거론하지 않았으나 재출시 당시 ATL 제품을 공급받은 만큼 이 회사의 제품에도 결함이 있을 가능성을 내비친 것이다.
그는 “(2차 소손 사태가 발생하자) 그 시점에 고객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해야겠구나 생각을 많이 했다. 삼성전자의 비즈니스도 중요하지 만 우리 고객들의 안전, 불편이 가장 중요하구나. 그래서 2차 시기에(생산·판매 중단) 결정을 했다. (검사를 해보니) 교환한 제품에서 소손, 발화 문제가 드러났다”면서 “그때 우리가 교환 제품에서 보다 철저하게 검증하고, 두 번째 교환제품에 문제가 없다는 것을 확실시 했어야 했는데 그 부분이 미흡했다. 내부적으로 반성하고 있다”고 전했다.
김 교수의 거듭된 질문에 신 사장은 2차 리콜 때 삼성SDI 배터리가 “반복적으로 사용되지 않았다”고 확인한 뒤 “1차 리콜을 결정할 때 철저히 검수했다면 하는 아쉬움이 있다. 교환제품에서 결정한 배터리는 다른 업체 배터리 전량이다”고 설명했다.
신 사장은 “이 시점에서 말씀드리고 하는 것은 배터리 하나만의 문제라고 생각할 게 아니라는 것이다. 많은 시료를 여러가지 각도에서 실험해서 입증해 정확하게 원인을 찾아내려 하는데, 배터리뿐 아니라 다른 데서 문제가 있을 수 있다는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면밀히 조사하고자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배터리일 수도 있고, 다른 것도 있을 수 있다. 전문기관에 독립적으로 의뢰를 해서 정확히 조사할 것이다. 국내외 전문기관이 같이 한다. 그래서 이번 기회에 모든 것을 다 조사해서 이러한 문제가 스마트폰에서 다시는 발생하지 않도록 모든 것을 뜯어고칠 생각이다”고 덧붙였다.
이날 주총에서 신 사장과 이사회 의장인 권오현 부회장(DS 부문장)은 갤럭시 노트7과 관련해 대표이사 자격으로 처음으로 입장을 밝혔다. 두 대표이사는 경위 설명 과정에서 수 차례에 걸쳐 주주들과 소비자들에게 사죄를 드린다고 말했다.
신 사장은 “지난 10월 11일 갤러기 노트7을 단종했다. 회사 경영에 막대한 부담을 감소하고 무엇보다도 고객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고려하여 내린 결정”이라면서 “저희는 끊임없는 혁신을 통해 고객 여러분께 새로운 가치를 전해드리고자 늘 노력해 왔다. 이번 갤럭시 노트7도 소비자를 위한 최고의 기술을 제공하려 했으나 두 번에 걸쳐 배터리 이슈가 발생한 점 깊이 반성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신 사장은 “이와 같은 품질 문제는 절대로 용납할 수 없다는 게 저희의 기본 원칙이지만, 이번 이슈로 고객여러분의 생활에 큰 불편을 끼쳐드려 거듭 사과 드린다”며 다시 한 번 고개를 숙였다.
이어 “저희는 배터리 소손 근본원인에 대해 첫째 배터리 공법, 내부 회로, 제조 공정 등에 대해서도 철저히 분석하고 있다. 둘째 배터리 외에도 외부에서 의문을 제기하고 있는 배터리와 관련된 배터리 하드웨어, 소프트웨어, 물류 등 모든 부분에 대해 면밀히 점검 중에 있다. 자체 조사뿐 아니라 미국, 국내외 등 권위있는 기관에 의뢰해 독립적인 조사를 진행중이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러한 전면적인 조사는 다소 시간이 걸릴 것이다. 그러나 끝까지 원인을 철저히 규명해 그 결과를 투명하게 공개하겠다. 이번 일을 계기로 삼성전자는 다시 원점에서 시작한다는 각오로 모든 프로세스를 점검하겠다. 무엇보다 안전을 최우선으로 두겠다. 그동안 큰 심려와 불편을 끼친 점 다시 한 번 사과 드린다”고 전했다.
권 부회장도 “저희 경영진이나 임직원들은 갤럭시 노트7 사태에 대해 깊이 반성하고자 한다. 혁신을 빨리하고자 하는 마음 때문에 더 높은 레벨의 시스템을 미비했다”면서 “이번 일을 계기로 시스템을 고쳐서 재도약하는 기회로 삼고, 제2호 안건인 이재용 부회장이 이사회에 참여하게 됐다. 책임경영을 하는 것이다. 대외 협력을 강화하고, (이 부회장이) 들어와서 그동안 쌓아온 네트워크를 이용해 인수·합병(M&A) 등 신규사업 창출의 계기를 마련해 주주들에게 보답하겠다”고 말했다.
한 주주가 협력사 관리 문제를 지적하자, 권 부회장은 “협력사들이 굉장히 많이 있어서 이들의 (품질관리) 수준이 삼성전자 수준만큼 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면서 “신 사장도 이번 일을 계기로 중요한 부품이나 시스템 등에 대해 더욱 강화할 수 있는 방안을 찾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다시 한 번 심려를 끼쳐 드려 죄송하다. 심기일전해 재도약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겠다. 2보 전진을 위한 1보 후퇴라는 것을 알아달라”면서 “저희 엔지니어들이 상당히 위축돼 있다. 희망을 가질 수 있도록 계속 사랑해주고 격려해주시면 감사하겠다”고 전했다.
권 부회장은 “삼성전자는 지난 47년간 수많은 어려움을 도전과 혁신으로 극복하며 위기를 도약의 기회로 만들어 왔다”며, “최근의 어려운 경영여건 또한 회사 발전의 밑거름으로 삼고 삼성만의 도전정신을 바탕으로 주주가치를 제고하고 초일류 기업으로서의 위상을 공고히 하는데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