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제약사 강자 로슈, 한국선 잇단 악재로 고전

2016-10-27 11:25
4년간 영업이익 적자…주요 제품 비급여·경쟁품 출시에 부진 위기

[사진=로슈 홈페이지]

아주경제 이정수 기자 = 세계적인 제약회사 로슈가 국내에서 잇따른 악재로 고전하고 있다.

신약으로 출시한 제품들이 수년간 국내 시장 진입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다, 주력 제품들마저 부진 위기에 놓였기 때문이다.

로슈는 지난해 글로벌 시장에서 376억 달러(한화 약 42조5500억원의 매출액으로 5위를 기록한 제약사로, 의약품 조사기관인 IMS헬스 자료에 따르면 로슈의 올 1·4분기 국내 전문약 판매액은 114억원으로 국내와 외국계 제약사를 포함해 4위를 차지했다. 감사보고서를 보면 국내 매출액은 2012년 2629억원에서 2015년 3217억원으로 꾸준히 증가했다.

반면 영업이익은 2012년(-45억원)부터 2015년(-27억원)까지 4년 내내 적자를 면치 못했다. 내실 챙기기에 실패한 것이다.

더 큰 문제는 앞으로다. 로슈의 주요 신약인 유방암 치료제 '퍼제타'와 '캐싸일라'는 각각 2013년 5월과 2014년 1월 국내에서 허가받았지만 현재까지 보험급여가 적용되지 않고 있다.

항암제처럼 가격이 비싼 약은 보험급여 제품이 돼야 환자 가격부담이 낮아져 처방이 늘어난다. 수년간 보험급여가 적용되지 않아 매출 확보가 어려운 상황인 것이다.

현재 출시된 주력 제품들의 부진도 로슈로선 골칫거리다. 비소세포폐암 표적항암제 '타쎄바'는 경쟁 제품 등장에 이어 특허만료 후 제네릭(복제의약품) 출시로 부진 위기에 놓였다. 간염 분야 주력 제품인 '페가시스'도 잇따른 신약 출시로 시장에서 밀려나는 추세다.

주력 항암제인 '아바스틴' 역시 보험급여가 적용되지 않는 데다 특허만료(2018년)가 다가오고 있어 압박이 적잖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