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대통령 '개헌' 카드, 與 "환영" VS 野 "최순실 덮으려 하나"
2016-10-24 15:30
아주경제 이수경 기자 = 박근혜 대통령이 24일 '개헌' 카드를 꺼내들자, 정치권의 표정은 엇갈렸다.
여당에서는 "적절하다"며 환영의 뜻을 밝힌 반면, 야권에서는 최근 청와대를 둘러싼 각종 의혹을 덮으려는 '꼼수'라는 비판을 쏟아냈다.
이날 박 대통령이 국회 시정연설을 통해 '개헌 논의'를 추진하겠다고 밝히자, 민주당은 발표 시기에 대해 의도가 있는 것 아니냐며 의문을 제기했다.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대통령은 개헌 논의에서 빠져야 하는 분"이라며 "저는 이 사태를 아주 심각하게 본다"고 말했다.
또한 "예전에 아버지(박정희 전 대통령)가 정권연장을 위해서 3선 개헌할 때의 모습이 떠올랐다"면서 "마치 정권연장을 위한 개헌 음모처럼 비춰졌다"고 강도높게 비판했다.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대통령은 개헌 논의에서 빠져야 하는 분"이라며 "저는 이 사태를 아주 심각하게 본다"고 말했다.
또한 "예전에 아버지(박정희 전 대통령)가 정권연장을 위해서 3선 개헌할 때의 모습이 떠올랐다"면서 "마치 정권연장을 위한 개헌 음모처럼 비춰졌다"고 강도높게 비판했다.
윤관석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최순실, 우병우 등 측근 비리를 덮으려는 정략적 개헌, 국면전환용 개헌 논의 제안이 아닌지 매우 의심스럽다"면서 "민주당은 의도가 불명확한 정략적인 개헌 논의에는 동의할 수 없다"고 말했다.
윤 수석대변인은 "박 대통령은 2년 전 '개헌 논의 때는 경제 블랙홀'이 될 것이라고 반대 의사를 분명히 했고 심지어 금기시했다"면서 "그런 점에서 180도 입장을 바꾼 개헌 논의 제안의 진정성을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꼬집었다.
또한 "대통령이 개헌론을 주도하려고 해서도 안 된다"면서 "대통령이 개헌을 고리로 해서 정치에 개입하려고 해서도 안 된다, 박 대통령은 경제위기 극복을 위해 국정운영에 전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민의당은 우선 '개헌 추진' 자체에 대해서는 환영의 뜻을 밝혔지만, 역시 발표 시기에 대해 의구심을 표했다.
손금주 국민의당 수석대변인은 논평에서 "이제 와서 개헌론을 제시하는 것은 만시지탄이지만 뒤늦게나마 대통령의 임기 내 개헌 추진 입장을 표명한 것에는 환영을 표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손 수석대변인은 "개헌론을 던진 현 시점은 문제"라며 "누가 봐도 최순실, 우병우 등 대통령 측근의 국정농단을 덮기 위한 것이라는 의혹을 사기에 충분한 상황"이라고 민주당과 같은 목소리를 냈다.
그는 또 "개헌은 만병통치약이 아니다"라며 "지금 우리 정치의 문제는 단순히 개헌이 되지 않아서 부조리가 쌓인 것만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반면 이정현 새누리당 대표는 아예 박 대통령의 연설 직후 기자간담회를 열고 "개헌은 국가적 아젠다이고 어떤 누구를 막론하고 정략적으로 이용하려는 정치인이나 세력은 바람직하지 못하다"고 말했다.
이어 "개헌이 논의된다고 해서 대북 (유엔인권결의안 표결 당시) 사전 결재 의혹이 결코 묻히지 않을 거라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박 대통령의 개헌 제안 시기를 놓고 의혹을 제기한 야당을 향해, '송민순 회고록' 사건의 핵심인물인 문재인 전 민주당 대표를 예로 들어 비판한 것이다.
이 대표는 "박 대통령은 당 대표 시절부터 시작해 대선 후보가 되셨을 때도 개헌을 일관적으로 말씀해오셨고, 제가 당 대표가 된 후 처음 청와대에서 회동을 했을 때 잠깐 독대하는 시간에 개헌에 대한 건의 말씀을 드렸다"면서 "그 뒤에도 여러차례 개헌에 관한 의견 교환이 있었다"고 말했다.
김성원 새누리당 대변인은 "국회가 이번 정기국회에서부터 개헌논의를 시작하는 것이 시기적으로도 매우 적절하다"면서 "개헌으로 대한민국 과거의 질곡 역사를 넘어 새로운 도약의 계기가 될 수 있어야 한다"고 환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