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오아이, '우리들의 소녀'는 떠나가지만…이들이 남긴 세가지 의미

2016-10-26 00:01

'너무너무너무' 끝으로 해산하는 그룹 아이오아이[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아주경제 정진영 기자 = 지난 1월 '당신의 소녀에게 투표하세요'라는 슬로건을 걸고 등장한 Mnet 오디션 프로그램 '프로듀스101'는 3개월 여 간 숱한 화제를 남겼다. 시청자를 '국민 프로듀서'로 칭한 이 프로그램은 시청자들이 투표를 통해 자신이 원하는 멤버를 직접 뽑아 데뷔시키도록 했다.

'오디션 프로가 또 될까'라는 우려는 금방 사그라들었다. '프로듀스101'에 대한 관심은 폭발적이었다. 101명이나 되는 소녀들에게 시청자들은 열광했고, 정식 데뷔 전임에도 악수회 등에는 팬들이 몰렸다. '소녀'들의 일거수일투족에 시청자들이 보인 관심은 시청률에 반영됐다. 케이블이라는 접근성의 한계에도 불구하고 '프로듀스 101'은 시청률 4.383%(닐슨코리아, 유료플랫폼 기준)의 높은 시청률로 막을 내렸다. 이는 일부 지상파 미니시리즈와 비슷한 수치다.

이 프로그램을 통해 최종 발탁된 11명의 '소녀'들이 아이오아이다. 소속사가 제각기 다른 이들에게 주어진 시간은 오직 1년. 시청자가 만든 그룹의 유효기간은 그리 길지 않았다. Mnet은 이 기간 동안 아이오아이가 보다 다양한 채널에서 활약할 수 있게 하기 위해 아이오아이에 대한 매니지먼트 권리를 가수 에일리, 배치기 등이 소속된 YMC엔터테인먼트에 넘겼다.

전문가 의견 없이 오직 시청자들의 투표로만 멤버를 구성하고 이들이 한 데 뭉쳐 1년 간 팀으로 활동하게 한다는 방식은 신선했으나 전례가 없었기에 실패의 위험성 또한 높게 점쳐졌다. 하지만 아이오아이는 자신들을 향한 우려를 보란듯이 떨쳐냈다. 11명 '완전체'로 두 장의 앨범을 발매했고 유닛을 구성해 활동하기도 했으며 지상파 곳곳까지 뻗어나가며 예능인으로서도 활약했다. 대중에 의해 탄생한 프로젝트 그룹이라는 것에 더해 그 성적까지 탁월했다. 이것이 아이오아이가 남긴 세 가지 의미다.

5월 발표한 데뷔곡 '드림 걸스'는 물론 유닛곡 '와타 맨', 마지막 미니앨범의 타이틀 곡 '너무너무너무'까지 모두 발매 즉시 주요 음원차트 1위를 차지했다. '너무너무너무'의 경우 박효신-임창정이 쌓은 발라드 탑을 무너뜨리고 1위를 차지한 것이라 더욱 의미가 깊다.
 

데뷔 쇼케이스 당시 아이오아이[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


보통 한 팀의 가수가 탄생하기 위해서는 수년 간의 시간이 필요하다. 팀의 색에 맞는 지망생들을 찾고, 이들을 데리고 여러 조합으로 팀을 꾸려 본다. 그러다 최종 멤버가 확정되면 데뷔곡을 받아 수개월, 길게는 수년 간 한 곡으로 연습을 한다. 물론 그렇게 데뷔를 해도 그 결과는 장담하기 어렵다.

아이오아이는 단 3개월 만에 멤버를 확정지었고 2개월 만에 신곡을 받아 연습을 했다. 게다가 1년 뒤면 헤어질 운명이기에 충성스런 팬덤도 확보하지 못 할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이들은 이런 핸디캡을 모두 극복하고 단 1년 만에 가요계 강자로 떠올랐다. '너무너무너무' 활동을 끝으로 아이오아이의 '완전체'는 더 이상 볼 수 없지만 이들이 남긴 의의는 오랫동안 가요계에서 기억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