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상실과 채워짐의 매력"…'평양까지 이만원', 인간의 그리움에 관한 이야기
2016-10-22 00:02
아주경제 김아름 기자 = 누군가에게는 꼭 있는 아련한 그리움에 대한 이야기를 다룬다. ‘평양까지 이만원’은 다소 민감하고 난해한 가톨릭이라는 소재로 인간의 치유 과정을 담아냈다. 어렵지만, 그 속엔 보이지 않는 따뜻함이 녹아있다.
21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KBS 별관 대본연습실에서는 KBS 드라마 스페셜 ‘평양까지 이만원’ 기자간담회가 진행된 가운데, 김영균 PD를 비롯해 배우 한주완, 미람, 김영재 등이 참석했다.
‘평양까지 이만원’은 가톨릭 사제 출신 대리기사의 휴먼 드라마로 2015 극본공모 당선작가 김승원이 극본을 쓰고 김영균 감독이 연출을 맡았다.
소재가 특정 종교다보니 배역 역시 신부, 혹은 사제로 다뤄질 수 밖에 없다. 그러나 부제 직까지 받은 후 갑작스럽게 신부가 되기를 포기한 채 대리운전으로 하루하루를 연명하고 있는 박영정 역을 맡은 배우 한주완은 이 드라마를 “상실과 채워짐의 매력”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우리는 살면서 상실하는 게 많다. 그게 사랑하는 사람과의 이별일 수도 있고, 믿어왔던 신념에 대한 상상일수도 있다”고 다소 철학적인 대답을 내놨다.
또 극중 영정(한주완 분)의 신학교 동기이자 든든한 형이자 신부님인 차준영 역을 맡은 배우 김영재는 신부 역할을 연기하는 데 있어서 어려웠던 점에 대해 언급하기도 했다.
그는 “종교다보니 민감한 부분이 있다. 성당에서 미사를 드리는 부분이 부담스럽더라”면서도 “현장에서 신부님께 조언을 들으며 연기했다. 그래도 칭찬을 많이 받았다. 신부님 입장도 있지만 어떤 한 청춘의 사랑을 풀어내는 이야기로 보시면 된다. 신부가 아닌 한 인간으로서 접근했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영정과 준영, 두 남자의 마음을 뒤흔드는 ‘치명적인 그녀’ 소원으로 분한 배우 미람은 자신의 역할이 어려웠지만 욕심이 났다고 밝혔다.
그는 “감독님의 드라마를 예전부터 많이 챙겨봤다. 그래서 같이 할 수 있다면 영광이라는 생각을 했는데 사실 해도 걱정이라는 생각도 들었다. 캐릭터가 너무 어려웠기 때문”이라며 “욕심을 내서 도전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만큼 매력적인 캐릭터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신부를 사랑하는 만큼 고통스럽고 아팠을텐데 작품에서는 소원이 갖고 있는 원래의 밝음과 긍정적인 에너지들이 작품에 어느 부분에서 어떤 식으로 표현이 되면 좋을지에 대해 고민을 많이 했고, 그 부분이 어려웠다”며 “그런 과정에서 스탭들과 배우분들의 도움을 많이 받았다. 계속 이야기를 나누려 했고, 따로 대본에 대해서 연습도 많이 하고, 고민도 많이 해주셔서 부족한 부분들을 많이 채울 수 있었다”고 말했다.
‘평양까지 이만원’은 특정 종교에 대한 민감함도 아닌, 인간의 치유와 회복 과정을 그리는 것에 초점을 맞췄다. 연출자 역시 이를 거듭 강조하며 “보시는 분들이 따뜻하다고 느껴질 수 있는 작품이다”라고 설명하며, 치유의 드라마임을 설명했다.
김영재는 “일상적이고 상투적인 걸 벗어나서 이런 이야기를 할 수 있는 게 너무 좋다. 실상은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일수도 있다”며 “선입견을 가지지 않고 본질의 모습을 봐주셨으면 좋겠다”는 당부를 잊지 않았다.
‘가톨릭’이라는 특정 종교가 이 드라마 전체를 관통하는 것은 맞다. 그러나 이 소재를 통해 작가는 따뜻함을 이야기하고자 했다. 상처 받은 인간들이 치유를 하는 과정이 이 드라마가 이야기하고자 하는 내용이 아닐까.
한편 ‘평양까지 이만원’은 23일 오후 11시 40분 KBS2에서 방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