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배인선 기자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이 양국간 분쟁은 적절히 처리하면서 양국간 관계를 전면적으로 개선해 더 큰 발전을 이뤄나가자는 데 합의했다.

신화통신 20일 보도에 따르면 시진핑 주석과 두테르테 대통령은 이날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정상회담을 하며 이같은 내용에 합의했다.

이날 정상회담에서 시 주석은 "필리핀은 중국과 바다를 두고 서로 바라보는 이웃으로 양국 인민은 혈연으로 맺어진 사이좋은 형제"라며 "비록 양국 관계가 그동안 비바람을 겪었지만 선린우호 정의 기초와 협력의지는 변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시 주석은 "중국과 필리핀은 수교 이래 남중국해 문제에 있어서 양자간 대화 협력으로 분쟁을 적절히 처리해 온 경험이 많다"며 "이것은 널리 드높일만한 정치적 지혜이자 앞으로 이어가야할 성공적 실천"이라고 전했다. 

시 주석은 "양국이 허심탄회하게 의견을 교환해 적절히 분쟁을 처리하고 협력을 논하고 어려운 문제는 잠시 제쳐두자"고 전했다. 그러면서 중국과 필리핀 관계의 향후 발전을 위해 ▲정치적 상호신뢰 강화 ▲실질적 협력 전개 ▲민간교류 추진 ▲역내 다자간 업무 협력 강화를 제안했다.

두테르테 대통령도 "중국은 위대한 국가로 필리핀-중국의 유구한 역사의 우의는 흔들려서는 안된다"며  이날 회담이 "양국관계를 전면적으로 개선 발전시킨 역사적인 회담"이라고 높이 평가했다.

그는 "양국간 협력엔 광범위한 성장 잠재력이 있다"며  중국과 경제교역·투자·농업·과학기술·제조업·인프라 등 다양한 방면에서 협력을 추진하길 바란다고 전했다. 특히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가 필리핀 경제에서 더욱 중요한 역할을 하길 바란다고도 덧붙였다. 

양국 정상이 회담을 마친후 양국은 경제무역·투자·산업·농업·미디어·관광·마약퇴치·금융·해경· 인프라 설비 등 13개 방면에서 협력문건을 체결했다. 

두테르테 대통령은 이어서 리커창(李克强) 총리, 장더장(張德江) 전국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장과 회담했다.

두테르테 대통령은 300명의 대규모 기업인 사절단을 이끌고 지난 18일부터 나흘간 중국을 국빈 방문 중이다.

취임 3개월여만에 이뤄진 두테르테 대통령의 중국 방문은 중국과 필리핀 뿐 아니라 중국과 미국간 새로운 관계의 전환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두테르테 대통령은 방중기간 남중국해 문제 언급은 최소화하고 경제 협력에 집중함으로써 중국으로부터 최대한 실리를 얻어낸다는 계획이다.  중국으로서도 두테르테 대통령의 방중을 계기로 필리핀을 끌어안아 미국과 거리를 두게 함으로써 최대 현안인 남중국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중요한 발판을 마련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