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현 “KBL 두목 이승현 잡겠다” vs 유재학 감독 “목표가 작아”
2016-10-18 17:20
프로농구 신인 전체 1순위로 울산 모비스 유니폼을 입은 고려대 센터 이종현(22)이 대학 2년 선배인 고양 오리온 이승현(24)에게 도전장을 던졌다.
이종현은 18일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2016 KBL 국내 신인선수 드래프트에서 전체 1순위로 모비스에 지명됐다. 모비스는 지난 3일 드래프트 순위 추첨에서 1순위 지명권을 획득해 이날 지명권 행사를 했다. 유재학 모비스 감독은 고민의 여지도 없이 ‘이종현’의 이름을 호명했다.
이종현은 203cm의 큰 신장을 갖춘 정통 센터다. 향후 10년간 프로농구를 이끌 대형 센터로 기대를 모으고 있는 유망주다. 즉시 전력감으로 프로 무대에서도 통할 것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또한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 국가대표로 활약하며 금메달을 획득해 병역 혜택도 받았다.
이종현은 드래프트 이후 가진 인터뷰에서 “감독님이 뽑아주실지 어느 정도 예상했다”고 웃었다. 이종현과 함께 기자회견에 나선 유재학 감독도 “사실 나도 고민을 하지 않았다. 1순위 지명권을 받은 순간 이종현이었다”고 털어놓은 뒤 “바로 말하면 궁금하지 않아 재미없지 않나”라고 말해 웃음을 안겼다.
화려하게 프로 무대를 밟게 된 이종현의 목표는 코트에서 이승현을 압도하는 것. 이종현은 “지난 시즌 오리온의 우승을 TV로 지켜봤다. 승현이 형이 KBL에서 MVP를 받아 이제 두목이 된 것 같은데, 내가 잡겠다”고 선전포고를 했다.
하지만 유 감독의 생각은 조금 달랐다. 옆에서 듣던 유 감독은 “목표가 너무 작아”라며 귀띔을 하며 이종현의 성장을 적극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유 감독은 “이종현은 한국 농구를 10년간 이끌 선수”라며 치켜세운 뒤 “수비에서는 골밑뿐 아니라 외곽까지 맡는 선수로 만들고, 공격에서도 활동 폭을 넓히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이어 유 감독은 모비스의 우승을 위한 선수가 아닌 국가대표 이종현으로 키울 복안도 전했다. 유 감독은 “이종현을 올해 우승을 위해 혹사시키지는 않을 것이다. 시간이 걸리더라도 길게 보고 가르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