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재건축 긴급 진단] 국토부, 강남 '투기과열지구 지정' 검토
2016-10-16 11:41
강남 재건축 3.3㎡당 평균 4000만원 돌파....공급축소만으론 역부족 판단
수도권 민간택지 전매제한 6개월에서 1년으로 강화...보금자리론 대출 조건 강화
수도권 민간택지 전매제한 6개월에서 1년으로 강화...보금자리론 대출 조건 강화
아주경제 김종호 기자 = 정부가 서울 강남권을 포함해 과열 양상을 보이는 일부 주택시장에 투기과열지구 지정 등을 검토하기로 했다. 압구정·반포 지구 등 이른바 강남권 블루칩 재건축이 본격화하면서 서울은 물론 수도권 주택 가격 상승을 견인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은행권이 가계대출 문제의 해결책으로 한국토지주택공사(LH) 분양하는 공공분양 아파트까지 중도금 대출 옥죄기에 나서면서 정부의 서민주거 안정 정책에 역행하는 게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국토교통부는 강남 재건축 단지를 중심으로 단기 집값 급등, 청약시장 과열 등 현상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선제 대응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16일 밝혔다.
그간 주택시장 과열 분위기에 대해 소극적 대응을 해왔던 국토부가 적극적인 대응 의지를 나타낸 것이다.
그러나 최근 강남권 재건축 아파트값이 3.3㎡당 평균 4000만원을 넘어서고 서울 아파트값 상승률이 연중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과열 현상 확산 조짐이 보이자 직접적인 수요억제책 검토에 들어간 것이다.
국토부는 강남 등 집값이 급등하고 청약과열을 빚고 있는 지역에 분양권 전매제한 기간을 늘리고 재당첨제한금지 조항을 부활시키는 등 수요규제책 이외에도 과열지역에 투기과열지구를 지정하는 방안도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투기과열지구는 '주택가격상승률이 물가상승률보다 현저히 높은 곳'이나 '주택가격과 청약경쟁률 등을 고려했을 때 투기가 성행하거나 성행할 우려가 큰 곳' 등에 지정된다.
국토부령에 따라 정해진 지정요건 △주택공급이 있었던 직전 2개월간 해당 지역 청약경쟁률이 5대 1을 넘거나 국민주택규모(85㎡) 이하 주택의 청약률이 10대 1을 넘는 곳 △주택분양계획이 직전들보다 30% 이상 감소한 곳 △주택건설사업계획 승인이나 건축허가실적이 전년보다 급격하게 감소한 곳 △주택공급량이 1순위 청약자보다 현저하게 적은 곳 등 가운데 하나라도 충족 시 지정이 가능하다.
투기과열지구로 지정되면 수도권과 충청권의 경우 '주택공급계약 체결이 가능한 날'부터 5년간 분양권을 전매할 수 없고 그 외 지역은 1년간 분양권 전매가 제한된다.
또 재건축 조합원 지위 양도가 제한되고 최대 3가구까지 가능한 조합원 분양 가구가 1가구로 줄어든다. 주택담보대출인정비율(LTV)와 총부채상환비율(DTI)도 강화된다.
투기과열지구는 2000년대 초 집값 급등기에 도입됐다. 주택경기 침체가 심화된 2011년 말 강남 3구 해제 이후 지정된 곳은 없다.
국토부 관계자는 "현재 주택시장을 지속 모니터링하고 있는 상황으로, 추가적인 상승폭이 커지거나 확산 조짐이 보일 경우 시장 안정책을 내놓을 계획"이라며 "당장 투기과열지구 지정 등을 지정하는 것보다는 시장 상황에 맞는 대책을 검토해 부작용을 최소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금융위원회는 정책대출인 보금자리론의 신규 판매 심사를 강화하기로 했다. 주택금융공사가 판매하는 보금자리론의 자격요건을 오는 19일부터 연말까지 담보가 되는 주택가격을 현행 9억원에서 3억원으로 축소하고 대출한도도 5억원에서 1억원으로 줄인다는 계획이다.
정부가 수요억제책 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는 것과 별도로, 금융권이 중도금 대출 강화 규제를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공공분양주택까지 확대하고 있는 점도 이슈다.
실제 LH에 따르면 올해 LH가 공급한 공공분양 중 지난 5월 분양한 경기 구리갈매지구 S1블록과 수원호매실 A7블록, 7월 분양한 화성동탄2 A44블록 등은 당첨자 계약을 끝낸 현재까지도 시중 은행과 중도금 집단대출 관련 협약을 마무리 짓지 못한 상태다.
박상언 유앤알컨설팅 대표는 “공공주택을 대상으로 중도금 대출을 규제할 경우, 제2금융권 추가 금리 부담 등 입주자인 서민이 피해자가 될 수밖에 없다”며 “서민 전세난 등을 고려해 일반분양 아파트와는 다른 적용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