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이광효 기자=한국석유공사 울산지사에서 발생한 폭발사고는 유증기에 원인모를 불티가 튀어 발생했을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14일 오후 2시 35분쯤 울산시 울주군 온산읍 석유공사 울산지사에서 폭발사고가 발생해 근로자 김모(45)씨가 사망하고 최모(58)씨 등 5명이 부상했다. 부상자 중 최씨 등 2명은 생명이 위독한 상태라 사망자는 더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

이들은 한국석유공사의 비축기지 지하화 공사를 맡은 원청업체인 SK건설이 지상의 원유배관을 철거하는 일을 쪼개 맡긴 성도ENG라는 하도급 업체 직원들이다.

석유공사는 이미 지상에 있는 원유탱크 18기를 지난 해 모두 철거했다. 올해 들어 원유탱크와 연결된 원유배관을 철거해 지하로 옮기는 작업 중이다.

석유공사 울산지사 폭발사고는 직경 44인치인 원유배관을 철거하기 위해 필요한 배관 안의 남은 원유를 깨끗하게 빼내는 '피깅(Pigging) 작업'을 하는 도중 발생했다.

석유공사 측은 피깅 작업 과정에선 원유배관이 폭발할 이유가 없지만, 원유배관에 잔류가스(유증기)가 있는 상태에서 원인모를 불티가 튀어 폭발 사고가 났다고 추정했다.

울산플랜트노조는 석유공사 울산지사 폭발사고에 대해 “비축기지 지하화 공사 원유배관을 옮기는 이설작업 중 배관 안 잔류가스를 제거하는 과정에서 갑자기 폭발이 발생했다”고 비슷한 주장을 했다.

무소속 김종훈 국회의원(울산 동구)은 “원유배관이 100ｍ 정도 남아있는데 이 관을 철거하려면 탱크에 남아있는 원유 등을 완전 배출시켜야 하고, 피스톤 방식으로 진행되는 이 작업을 피깅이라고 한다”며 “피깅 작업을 위해 관을 배관에 삽입하는 전후 과정에서 배관 속에 남아있던 가스 폭발로 추정되는 사고가 났다”고 말했다.

김 의원 측은 “여러 원인을 파악해 봐야 하지만, 석유공사가 무리하게 인원을 줄여 현장 감독이 철저하지 못한 것도 한 원인일 수 있다는 게 노조 의견"이라고 덧붙였다.

경찰과 고용노동부 울산지청 등은 석유공사 등의 원인 추정을 토대로 정확한 사고 경위와 원인을 조사 중이다.

이들 기관은 석유공사와 하도급업체가 잔류가스가 있었다면 제대로 점검하고 작업하도록 했는지, 사고현장에 안전을 책임지는 관리감독자가 있었는지 등을 집중 조사할 계획이다. 석유공사 울산지사 폭발사고 역시 하도급업체 근로자가 모두 희생됐다. 이에 따라 원청업체의 안전관리 책임 강화에 나서겠다는 정부 방침이나 제재를 강화한 관련법이 무용지물이라는 비판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