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신선함으로 어필"…'노래싸움-승부', 레드오션에 뛰어든 KBS의 용감한 승부수는 통할까
2016-10-14 00:00
아주경제 김아름 기자 = 레드오션인 음악 예능 프로그램에 뛰어드는 용감한 후발주자가 있다. KBS가 추석 파일럿에서 좋은 성과를 거둔 뒤 정규편성된 ‘노래싸움-승부’가 그 주인공이다. 거기에 각종 드라마를 통해 다양한 연기를 선보이며 인기를 끈 배우 남궁민이 예능 MC로 신선한 도전까지 더한다. 그야말로 KBS의 승부수다.
13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KBS 신관 웨딩홀 로비에서는 KBS 새 예능 ‘노래싸움-승부’(이하 ‘승부’) 제작발표회가 진행된 가운데, 손수희PD를 비롯해 배우 남궁민, 가수 겸 방송인 이상민이 참석했다.
이날 행사에 앞서 김진홍 KBS 예능국장은 “예능국의 도전과 변화는 계속 될 것”이라며 “‘노래싸움-승부’는 기대 이상의 큰 효과를 내리라고 생각한다. 잘 지켜보시면 왜 재미있고 승부가 나는지를 아실 수 있을 것이다. 새로운 패러다임을 구축할 수 있는 좋은 프로그램이 될 것”이라며 프로그램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손 PD는 “100% 가창력으로만 평가되지 않는게 우리 프로그램의 가장 큰 매력이다”라고 말문을 열었다.
그는 “소름끼치게 노래를 잘하는 게 아니라 감독의 전략과 여러 가지 장치들이 있기 때문에 노래만 너무 잘 불러야 하는 프로그램이 아니라 부담스럽지 않다는 게 이 프로그램의 연출 의도다”라고 설명했다.
손수희PD는 “추석 파일럿 시청률이 10%가 넘었다고 했을 때 믿기지 않았다. 운이 참 좋았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장치나 포맷은 파일럿을 통해 시청자 분들께서 익숙해지셨다고 생각한다. 정규에서는 변주가 필요할 것 같다. 여러 장치들을 어떻게 보완할 것인지 고민을 계속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선수와 감독의 선별은 새롭고 의외의 매력을 보여줄 수 있는 사람을 볼 것 같다”며 “씬인의 경우 가창력이 판단 기준으로 작용하는 경향이 있다. 음악적인 감각을 기준으로 하되, 버라이어티 프로그램으로 끌고 나갈 수 있는 분들을 모실 예정”이라며 프로그램의 방향과 출연진들의 선정 기준에 대해 설명했다.
‘승부’의 MC는 과거 KBS ‘뮤직뱅크’에서 MC 경험이 있는 배우 남궁민이다. 그는 각종 드라마에서 뚜렷한 색깔의 연기로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그런 그가 드라마가 아닌 예능으로 오랜만에 KBS에 복귀하게 된 것이다.
남궁민은 “얼떨떨하더라”고 웃으며 “처음 방송할 때 너무 많이 떨렸지만, 나름대로 열심히 했고 반응이 좋을 거란 예상도 못했는데 반응도 너무 좋아서 이 자리에 있게 된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자신이 MC를 맡게 된 이유에 대해서는 “의외성인 것 같다. 다른 분들은 수월하게 진행하시는 반면에, 저는 ‘왜 이 사람은 평소에 귀에 익숙한 진행을 하지 않고 이런식으로 할까’하는 진행 방식 때문에 저의 진행에 집중을 해주시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자신의 진행 강점을 ‘신선함’으로 갈음했다.
이에 ‘승부’에서 음악감독으로 출연하는 이상민은 “2016년 하반기 최고의 MC가 남궁민이다. 사람을 집중하게 만드는 힘이 있다”며 “귓속말을 할 때 이야기가 잘 들어오는 것처럼 굉장히 천천히 집중력이 있었다. 그런 포인트를 보시면 충분한 매력을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그의 진행방식을 극찬하며 힘을 보탰다.
손수희PD가 남궁민을 MC로 발탁한 이유도 궤를 같이한다. 그는 “새로운 요소로 어필하고 싶었다. (남궁민 씨가) 발성과 딕션도 좋아서 새로운 그림이 나올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래서 컨택을 한거고, 그런 부분이 작용했다”고 밝혔다.
첫 방송 당시 남궁민은 자신의 진행을 본 후 “정말 쥐구멍에 숨고 싶을 만큼 어색했다 그러나 중후반으로 갈수록 자연스럽게 하는 것 같았다”며 “사람들이 의외적인 모습에 신선함을 느끼신 것 같다. 주변에서는 연기에 대한 반응보다 더 긍정적으로 반응하시는 분들이 있더라. 그런 점에서 자신감을 얻었다”며 웃었다.
그러면서 “MC를 잘하면 프로MC는 되지 못하더라도, 배우라는 선 안에서 제 인생 경험에 많은 도움이 되겠다는 생각이 크게 들었다”고 남다른 책임감을 보였다.
‘승부’에서 눈에 띄는 역할은 바로 음악감독이다. 감독들은 자신이 영입한 선수단의 장단점과 특기, 노래실력들을 파악하며 끝까지 자신의 선수를 지킬 수 있도록 선수 지명, 곡 선정, 응원전 등 다각도의 전략 싸움을 벌이며 팀을 승리로 이끄는 역할을 한다. 음악 감독에는 이상민과 정재형, 김형석 등 매회 4명의 음악감독들이 선수단을 견인한다.
이에 감독 대표로 참석한 이상민은 “이 프로그램은 기적같은 프로그램이다. 비가수가 노래를 잘한다는 건 신기한 일이다”라며 “감독의 역할은 무대에서 선수가 상대를 이기기 위해 자신의 기량을 100% 발휘할 수 있게 도와준다. 그게 이 프로그램의 역량이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첫 녹화부터 정말 치열했다. 정말 스포츠를 보는 느낌이었다”며 “선수들과 함께 노래를 연습하고, 경기에 출전시키게 되면 괜스레 눈물이 나더라. 우리팀이 노래를 정말 잘하는 모습을 보면 희한하게 감격스럽다”며 열정을 보이기도 했다.
손수희PD은 이상민을 음악감독으로 선정한 이유를 “프로듀서로서는 물론, 예능에서도 활약했다. 음악 예능이지만 버라이어티한 요소도 굉장히 많은데 그런 부분도 컨트롤 할 수 있고 재밌게 할 수 있는 적임자로 발탁했다”고 이유를 밝혔다. 앞으로도 음악 감독이나 선수들의 기용 역시 같은 맥락이 될거라고.
마지막으로 손수희 PD는 “노래 예능프로그램이 굉장히 많은데 도전장을 내밀었다”며 “‘레드오션’에 뛰어든다고 걱정을 많이 하신다. 우리가 경쟁이 치열한 경연장에 좀 다른 매력으로 도전장을 내미게 됐다. 꾸준하게 겸손한 마음으로 하다보면 결과는 따라 올 것이다”라는 자신감을 전하며 프로그램에 대한 기대를 당부했다.
‘노래싸움-승부’는 오는 21일 첫 방송을 시작으로 매주 금요일 오후 8시 30분 KBS2를 통해 방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