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의 금융 허브 홍콩, '부익부 빈익빈' 극심...빈곤인구 15%
2016-10-13 10:20
국제 빈곤구호단체 옥스팜, 홍콩 양극화 심화 경고
부유층 월 소득 빈곤층의 29배...제도적 대응 있어야
부유층 월 소득 빈곤층의 29배...제도적 대응 있어야
아주경제 김근정 기자 = 아시아 대표 금융도시 홍콩의 '부익부 빈익빈', 양극화 현상이 최근 5년간 빠르게 심화된 것으로 파악됐다.
국제 빈민구호단체 옥스팜이 11일(현지시간)이 발표한 '홍콩 빈곤문제 보고서(2011~2015)'에 따르면 지난해 홍콩의 빈곤인구는 115만명을 웃돌며 전체 인구의 15.6%에 육박했다고 재신망(財新網)이 12일 보도했다. 홍콩의 인구는 약 735만명이다.
빈곤가정은 총 46만 가구로 지난 2011년과 비교해 무려 6% 급증했다. 옥스팜은 월 소득이 동일 규모 가구 평균 소득 절반에 못 미치는 가구를 빈곤가정으로 분류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홍콩 최상위권 부호 18명의 총 자산은 1조3939억 홍콩달러(약 202조4361억원)로 홍콩 정부가 사용할 수 있는 재정자금 1조3768억 홍콩 달러를 넘어섰다. 또, 홍콩 부유층 평균 월소득은 빈곤층 소득의 29배에 육박했다. 이는 가난한 홍콩 주민이 2년 5개월을 꼬박 일해야 부유층 한달 월급을 벌 수 있다는 의미다.
빈곤층 고령인구가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는 점도 우려된다. 지난해 65세 이상 고령의 빈곤인구는 33만명을 넘어섰다. 이는 홍콩 노인 3명 중 1명은 가난하다는 뜻이라고 신문은 설명했다.
최근 홍콩 경제에는 '비상등'이 켜진 상태다. 중국 본토 관광객이 급감하면서 올 상반기 홍콩 유통업 매출은 전년 동기대비 10.5%가 급감했다. 이는 1999년 아시아 금융위기 이후 17년 만에 최저치다.
지난 1분기 홍콩 성장률은 0.8%로 4년래 최저치를 보였다. 홍콩 당국은 올해 성장률을 1~2%로 내다보고 있다. 앞서 일본 노무라 증권은 부동산 시장 급락 가능성을 이유로 홍콩의 올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의 0.8%에서 0.2% 하락으로 하향 조정하기도 했다. 지난해 홍콩 경제 성장률은 2.4%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