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환구시보 "중국 어선에 함포를 쏜다니...한국 정부 돌았나?"
2016-10-12 09:39
'국가 전체 민족주의 집단발작', '한국 해경 전 세계에서 가장 폭력적' 비난 일색
아주경제 배인선 기자 =최근 중국 어선과의 충돌로 해경 고속단정이 침몰한 것과 관련해 중국 관영 환구시보(環球時報)가 12일자 사설에서 오히려 한국을 비난하면서 자국 어민을 두둔하고 나섰다.
신문은 이날 ‘중국 어선을 포격해도 된다니, 한국 정부가 돌았는가’는 제목의 사설에서 이번 사건이 인명피해가 없는 돌발사고였음에도 한국 언론에서 연일 떠들어대고 있다며 적반하장의 모습을 보였다.
사설은 이번 사건이 한국 측의 주장대로 사실이라면 중국 어선에도 분명 책임이 있고, 이에 상응하는 처벌을 받아야 한다면서도 다만 이번 사건을 조사하고 검증하는 데는 시간이 필요한만큼 한국 정부에게도 인내심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또 사설은 한국 해경이 전세계에서 가장 폭력적인 해상 법 집행 부대중 하나라고 꼬집으면서 자국 어민들은 바다를 삶의 터전으로 삼는 사회 약자계층라고 두둔했다.
사설은 어민들 중 일부는 법치 관념이 희박해 고기 한 마리 더 잡기 위해, 아내나 자식들에게 고기 몇 마리 더 팔아 남긴 돈을 가져다주기 위해 위험을 무릅쓰는 것이라는 것이라고 전했다. 한국의 처벌이 중국 어민들에게 너무 가혹하기 때문에 이들이 필사적으로 저항하는 진짜 이유라는 것.
그런데도 한국 정부가 중국 어선에게 함포를 쏘는 걸 허락하는 건 한·중 해상 어업 분쟁을 양국간 정치적 충돌로 비화시키는 것이라며 실제로 그런 상황이 발생한다면 한국이 얼마나 커다란 대가를 치를지를 한국 정부 관료들이 생각은 해봤냐고도 쏘아붙였다.
사설은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 문제로 한·중 상호신뢰가 심각하게 약해져 사소한 마찰로 민감하게 반응하고 상호 오해할 가능성이 크게 높아졌다고 전했다. 사설은 이런 상황에서 양국은 서로 자제해야하며, 그렇지 않고 매번 도발하고 보복한다면 분노가 극에 달해 서로에게 좋지 않을 것이라고도 경고했다.
앞서 7일 인천시 옹진군 소청도 남서방 76㎞ 해상에서 불법 조업을 단속하던 4.5t급 해경 고속단정 1척은 지난 중국어선과 부딪쳐 침몰했다. 해경은 중국어선이 단속에 나선 고속단정을 고의로 충돌한 것으로 보고 정확한 사건 경위를 조사 중이다.
한국 외교부는 지난 9일 외교부 청사로 주한 중국대사관 총영사를 불러 유감과 항의의 뜻을 전달한 데 이어 11일에는 추궈훙(邱國洪) 주한 중국대사를 초치해 항의의 수위를 높이면서 강력한 단속 방침을 통보했다.
중국 외교부는 앞서 11일 중국 어선이 한국 해경정을 들이받아 침몰시킨 사건에 대해 냉정하고 이성적인 처리를 거듭 요청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