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김부원 기자 = 한미약품 지주사인 한미사이언스그룹의 일감몰아주기가 심각한 수준이란 지적이 제기됐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채이배 의원(국민의당)은 "공시 확인 결과 한미사이언스그룹은 7개 국내계열사와 3개 해외계열사를 보유하고 있다"며 "공정거래위원회 지정 대규모기업집단이 아니므로 계열사가 더 있을 가능성도 있다"고 11일 밝혔다.

지난해 말 기준 국내 계열사의 합산 자산총액은 약 3조3000억원이다. 지배주주는 임성기 회장이며, 우량한 비기업집단으로 분류된 상태다.

채 의원은 한미아이티와 한미메디케어가 일감몰아주기에 해당되는 것으로 판단했다. 한미메디케어와 온라인팜의 경우 회사기회유용의 대표적 사례라는 지적이다. 

채 의원은 "현재 한미사이언스그룹은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으로 지정되지 않아 공정거래법상 총수일가의 사익편취금지 규제 대상이 아니다"고 설명했다.

한미아이티는 의료용품 및 의료기기판매업, 시스템 통합 용역서비스업, 전산 주변기기 및 하드웨어 판매업 등을 목적으로 2005년 설립됐다. 임성기 회장의 자녀인 임종윤, 임종훈, 임주현이 100%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채 의원은 "한미아이티의 총매출액 중 관계회사에 대한 매출은 80% 이상"이라며 "관계사 매출의 상당 부분은 한미약품과 한미사이언스에 대한 것으로 총수일가 개인회사에 대한 그룹차원의 일감몰아주기 사례"라고 지적했다.

한미메디케어는 의료영구의 제조 및 판매를 목적으로 2000년 설립됐다. 그리고 2008년 건강보조식품 등의 제조·판매업을 영위하는 한미에프티를 흡수합병했다.

임성기 회장의 장남 임종윤씨가 지분 5.38%를 보유하고 있으며 한미아이티가 82.55%의 지분을 보유한, 사실상 총수일가의 개인회사다.

온라인팜은 의약품 도매업을 목적으로 2012년 설립됐다. 설립 당시부터 현재까지 한미아이티 25%, 한미사이언스가 75%의 지분을 보유 중이다. 

지난해 기준 회사의 총자산 2371억원, 총부채 2348억원이고, 총부채 중 매입채무 등이 2123억원이다. 이중 한미약품에 대한 것이 1980억원이다.

채 의원은 "매출 중 관계 회사에 대한 매출은 매우 적지만, 매출 원가 대부분을 관계회사로부터 매입했고 대부분이 한미약품"이라며 "한미사이언스그룹의 일감몰아주기가 심각하지만 공정거래법상 규제를 적용하지 못하는 실정"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일감몰아주기 규제가 실효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규제대상 총수일가의 범위를 대규모기업집단에 한정해선 안 된다"며 "공정위가 적극 나서서 시장질서를 교란하는 부당지원행위에 대해 엄중 대처해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