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타누간 “드라이버 최대 270야드” 한 마디에…리디아 고 “농담 하지 마” 야유

2016-10-11 15:39

[아리아 주타누간. 사진=연합뉴스 제공]

[웃음이 터진 (왼쪽부터)유소연, 렉시 톰슨,리디아 고. 사진=연합뉴스 제공]

아주경제 서민교 기자 = 여자골프 세계랭킹 1위 리디아 고(뉴질랜드)와 2위 아리야 주타누간(태국)이 기자회견장에서 웃음꽃이 피었다. 폭소 유발자는 단 한 마디를 던진 ‘괴력의 장타자’ 주타누간. 도대체 뭐라고 말했기에 리디아 고가 야유를 퍼부었을까.

11일 인천 영종도 스카이72 골프 앤 리조트에서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KEB하나은행 챔피언십을 앞두고 기자회견이 열렸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리디아 고와 주타누간을 비롯해 전인지(22·하이트진로), 유소연(26·하나금융), 박성현(23·넵스), 브룩 헨더슨(캐나다), 렉시 톰슨(미국)이 참석했다.

이날 세계 톱랭커들을 당황시킨 주타누간의 해맑은 한 마디는 이랬다. 주타누간에게 던져진 질문은 드라이버 최대 비거리. 장타자로 유명한 주타누간은 드라이버 대신 아이언으로 티샷을 선택할 정도로 괴력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관심이 집중됐다.

그 순간 주타누간이 “270야드 정도 칠 수 있다”고 짧게 한 마디로 답한 것. 이 말을 듣자마자 옆에 있던 리디아 고를 포함해 모든 선수들이 “농담 하지 마”라며 웃으며 야유를 퍼부었다. 모두 믿을 수 없는 거짓말이라는 의미. 주타누간은 “드라이버로 치면 나무를 맞히기 때문에 내 비거리는 270야드가 맞다”고 변명을 했으나 누구도 믿지 않는 눈치였다.

하지만 주타누간은 장타의 이점에 대해서는 “티샷을 길게 칠 수 있다는 것은 게임에 좋은 영향을 미치는 것 같다. 파5홀에서 아이언을 잡는 것도 전체적인 게임에 큰 도움이 된다”고 자신 있게 답했다.

폭소 만발이었던 기자회견장 분위기와는 달리 이번 대회 우승 경쟁은 뜨겁다. 특히 리디아 고와 주타누간이 올해의 선수상을 놓고 치열한 라이벌 구도를 형성하고 있어 더 기대를 모은다. 올해의 선수 포인트에서는 주타누간이, 상금랭킹에서는 리디아 고가 조금씩 앞선다.

리디아 고는 “주타누간이 올해 정말 잘했다. 올해의 선수상을 받기 충분하다”면서도 “하지만 아직 시즌은 남았다”고 승부욕을 드러냈다. 이어 리디아 고는 “타이틀도 중요하지만 경기가 끝나고 생각할 일이다. 타이틀에 연연하지 않고 남은 경기에 최선을 다하겠다”며 “지금 이 자리에 있는 것만으로도 명예로운 일이다. 난 한국에서 태어났다. 한국에 오면 항상 좋다”라고 웃었다.

‘행복 골프전도사’ 주타누간도 “한국에 도착했다는 것만으로 행복하다. 한국도 한국 음식도 좋다”며 “캐디와 즐거운 라운딩을 하고 많은 갤러리들과 즐기면서 행복한 경기를 하는 것이 목표”라고 환한 미소를 지었다. 이어 “예전에는 팬들의 관심이 부담이 돼 경기에 문제가 있었는데, 지금은 나에 대한 믿음과 자신이 생겨 많이 나아졌다. 더 많은 트로피를 태국에 가져가고 싶다”고 우승 욕심을 내비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