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다부채 중국, 채권주식전환 가이드라인 발표

2016-10-11 11:53

 



아주경제 베이징특파원 조용성 기자 = 과도한 부채로 몸살을 앓고 있는 중국이 채권의 주식전환에 대한 구체적인 방침을 내놓았다.

중국 국무원은 10일 '기업부채율축소에 관한 의견'과 '은행채무의 주식전환에 대한 지도의견'을 공표했다고 중국신문사가 11일 전했다. 중국 사회과학원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으로 중국의 기업부채는 GDP대비 156%까지 치솟았다. 중국의 전체 부채는 GDP대비 249%였다. 이는 미국의 부채수준과 비슷하다. 이에 중국은 부채축소를 위해 채권의 주식전환을 추진해왔다.

이날 발표된 방침에 따르면 은행을 비롯해 금융자산관리회사, 보험회사, 국유자본투자운영회사 등이 기업과의 협의를 통해 각사의 채권을 주식으로 전환할 수 있다. 이를 통해 기업은 금융비용 압박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고, 은행 역시 회수시기를 단축시켜 금융리스크를 완화할 수 있다. 채권의 주식전환가격은 시장에서 형성된 가격을 토대로 금융기관과 기업간의 협의에 의해 정해진다. 

이와 관련해 이날 기자간담회에 나선 중국 발전개혁위원회 롄웨이량(連維良) 부주임은 "좀비기업은 결코 부채주식전환의 대상이 될 수 없다"고 명확히 했다. 그는 ▲업황주기상 어려움에 처했지만 호전될 가능성이 있는 기업 ▲높은 부채로 재정상 부담이 큰 성장기업 ▲공급과잉 산업중 부채율이 높은 기업과 국가안전에 연관된 기업 등이 부채주식전환의 대상기업이라고 소개했다. 또한 ▲흑자전환이 어려운 기업 ▲악의적으로 채무를 탕감받으려는 기업 ▲채권채무관계가 불명확한 기업 ▲공급과잉과 재고누적을 심화시킬 기업은 부채주식전환에 해당되지 않는다고 선을 그었다.

롄 부주임은 "이런 부채주식전환은 결코 공짜 점심이 아니다"라고도 강조했다.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해당기업은 ▲관리감독 강화 ▲신용약속 강화 ▲책임추궁 강화조치를 내놓아야 한다. 롄 부주임은 "정부는 최소한의 손실도 보장하지 않을 것이며, 향후 발생할 수 있는 손실은 책임질 사람이 책임지게 될 것"이라며 "또한 정부는 기업이나 은행을 강제하지도 않을 것이며, 면책해주지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 은행감독당국에 따르면 중국 은행들이 안고 있는 90일 이상 연체된 부실대출 규모는 2조 위안(340조원)으로 전체 대출의 2.15%다. 하지만 금융 전문가들은 실제 부실대출 규모는 19%에 이르며 정부가 구제해줄 것으로 믿고 은행들이 국영기업에 대해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지난달 27일 전체 부채규모 1000억위안(약 16조5000억원)으로 추산되는 중강(中鋼)그룹(시노스틸)의 채무조정안이 국무원의 비준을 받았다. 중강그룹의 은행채무규모는 600억위안이며, 이 중 270억위안의 채무를 주식으로 전환된다. 나머지 채무는 이자율을 3%로 낮추기로 했다. 각 채권은행들은 채권를 전환사채로 조정하며, 3년간 보유한 이후 점차 주식으로 전환하게 된다. 이와 동시에 중강그룹은 사업구조조정과 경쟁력강화를 통해 자생할 수 있는 회사로 거듭나겠다는 방안을 발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