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현장] 룰 짜는 중국기업인, 귀 기울이는 중국정부
2016-10-09 10:00
아주경제 배인선 기자 =“중국의 부자는 돈을 버는 것보다 룰을 만드는 데 무한한 즐거움을 느끼는 것 같다.”
최근 한 지인으로부터 전해들은 말이다. 중국 기업들이 기존의 룰을 그대로 따르는 ‘룰 옵서버’에서 새판을 짜고 룰을 만드는 ‘룰 세터’로 변신하고 있다는 뜻이다.
지난 달 항저우에서 열린 G20 정상회의 선언문에는 '전자세계무역플랫폼(eWTP)'이라는 구상이 반영됐다. ‘인터넷 실크로드’로도 불리는 eWTP는 인터넷 플랫폼을 통해 세계 무역을 활성화시키자는 내용이 골자다.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 기업인 알리바바 마윈 회장이 직접 제창했다.
또 다른 예다. 최근 중국에서는 인터넷+금융, 인터넷+제조업, 인터넷+교통, 인터넷+농업 등, 다양한 분야에서 전통산업과 인터넷 기술의 융합이 이뤄지고 있다. 이른 바 ‘인터넷 플러스’ 혁명이다. 지난 해 중국 최대 정치행사인 양회에서 국가 인터넷대계로 채택됐다. 이것을 처음 제안한 건 중국 최대 인터넷기업인 텐센트 마화텅 회장이었다.
이뿐만이 아니다. 마윈이나 마화텅처럼 중국의 기업인이 경제 발전을 위한 새 구상을 내놓으면 중국 정부는 적극 귀 기울인다. 기업인은 우리나라로 치면 국회의원·정부 자문위원에 임명돼 정책 입안 과정에 목소리를 내고 정부 경제 개혁에 적극 참여한다. 시진핑 주석, 리커창 총리가 주최하는 경제좌담회나 집단학습에 초청돼 강연할 정도로 신임과 존중을 받는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