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1회 BIFF] 풍랑에 흔들려도 목적지를 잃지 않은 영화의 바다, 부산국제영화제(종합)

2016-10-06 21:35

[사진=연합]

(부산)아주경제 김은하 기자 = 제21일 부산국제영화제가 갖은 풍랑을 거치고 6일 열흘간의 영화 항해를 시작했다. 이날 영화의 전당에서 진행된 개막식 사회는 배우 설경구, 한효주가 맡았다. 설경구는 1999년 개막작 ‘박하사탕’으로, 한효주는 2011년 개막작인 ‘오직 그대만’으로 이 무대에 섰다.

이번 부산국제영화제는 처음으로 순수 민간 주도로 개최됐다. 부산시장은 지난해까지 당연직으로 부산영화제 조직위원장을 맡아 개막식 무대에서 개막을 선언했지만, 이날은 강수연 집행위원장과 김동호 이사장이 대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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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상화를 위해 무던히 노력했지만 ‘다이빙 벨’로 촉발된 갈등이 할퀴고 간 흔적을 완전히 지울 수는 없었다. 올해의 배우상 심사위원 자격으로 레드카펫을 밟은 배우 김의성은 “Independent film festival for BUSAN”라고 적힌 피켓을 들고 등장했다. 한국영화감독조합, 한국영화프로듀서조합, 한국영화촬영감독조합, 전국영화산업노동조합 등 영화계 주요 단체들은 부산시의 사과와 해명 없이 열리는 영화제는 거들지 않겠다는 입장을 고수해 국내 톱스타와 유명 감독의 참석이 눈에 띄게 줄었다. 당연히 객석의 호응도 떨어졌다.

영화계 단체의 보이콧으로 영화제 개최가 불투명해지면서 예산이 삭감되고 지원금도 크게 줄었다. 본격적으로 영화제를 준비한 것은 불과 한달. 당연히 마켓과 부대행사가 대폭 줄었다. 태풍 차바 피해로 해운대 야외무대가 크게 훼손된 데다 “재해로 사망자가 발생한 상황에서 축제를 연다”는 부정적 여론까지 형성되며 영화제를 더욱 힘들게 했다.

강수연 위원장은 “힘겨운 상황에서도 1%도 포기하지 않은 것이 영화다. 어느 때보다 열심히 준비한 영화들을 즐겨달라”고 했다. 영화제 본연의 목표는 끝까지 지켜낸 셈이다.

이날 '한국영화공로상(Korean Cinema Award)'과 '올해의 아시아영화인상(The Asian Filmmaker of the year)' 시상도 진행됐다. 한국영화의 세계화를 위하여 우수한 한국영화들을 전 세계에 널리 알리는 데 기여한 영화인에게 수여되는 상인 한국영화공로상은 프랑스 포럼 데지마주의 대표인 로랑스 에르즈베르그가 받았다. 로랑스 에르즈베르그는 지난해 ‘2015-2016 한-불 상호교류의 해’의 일환으로 프랑스에서 개최되었던 첫 한국영화 프로그램인 ‘매혹의 서울 SEOUL HYPNOTIQUE’ 을 성사시킨 장본인이다.

매해 아시아영화 산업과 문화 발전에 있어 가장 두드러진 활동을 보인 아시아 영화인 또는 단체에 수여하는 상인 ‘올해의 아시아영화인상(The Asian Filmmaker of the year)’ 수상자로는 故 압바스 키아로스타미 감독이 선정되었다. 7월 4일 76세를 일기로 타계한 故 압바스 키아로스타미 감독은 단편 '빵과 골목길'(1970)로 데뷔한 이후 20세기 말과 21세기 초에 이르기까지 영화사에 가장 혁신적인 영화미학을 꾸준히 추구해왔으며, 세계영화계에 가장 커다란 영향을 끼친 감독 중의 한 명이다. 부산국제영화제와도 깊은 인연을 맺어 온 그는 영화 '체리향기'(1997)로 제2회 부산국제영화제를 첫 방문 한 데 이어, 제10회 부산국제영화제 뉴커런츠 심사위원장을 역임했고, 제15회 부산국제영화제에서는 아시아영화학교(AFA) 교장을 맡아 아시아의 젊은 영화학도들을 지도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