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루션 기업 변신 선언 10년, 삼성전자 M&A로 시기 앞당긴다

2016-10-06 14:34


아주경제 채명석 기자 = 삼성전자가 제조업에서 솔루션 기업으로의 변신을 선언한 지 10여년 만에 인공지능(AI)을 기반으로 한 통합 생태계가 구체화되고 있다.

특히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경영을 확대한 2014년 8월 이후 적극적인 인수·합병(M&A)에 나서면서 그 시기가 앞당겨지는 모양새다.

◆삼성전자, AI 플랫폼 기업 '비브 랩스' 전격 인수
삼성전자는 미국 실리콘 밸리 소재 AI 플랫폼 개발 기업인 비브 랩스(VIV Labs Inc.)를 인수한다고 6일 밝혔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산호세에 위치한 비브는 인공지능 전문가인 다그 키틀로스, 아담 체이어, 크리스 브링험 등이 2012년에 설립했다. 비브의 인공지능 플랫폼은 외부 서비스 제공자들이 자유롭게 참여해 각자의 서비스를 자연어 기반의 인공지능 인터페이스에 연결할 수 있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삼성전자는 비브 인수로 향후 인텔리전스 서비스를 구축할 핵심 역량을 내부 자원으로 확보했으며, 이를 통해 모든 기기와 서비스가 하나로 연결되는 인공지능 기반의 개방형 생태계(Open Ecosystem) 조성에 한걸음 다가서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인종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부사장은 “삼성전자는 지난 3~4년 동안 AI에 많은 투자를 해왔으며 이를 통해 심화시킨 내부 기술은 ‘음성 인식’과 ‘자연어 이해’다"며 "이를 비브의 생태계 조성기술과 접목시키면 파워풀한 보이스 에이전트 서비스 또는 AI 비서 서비스를 완성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보이스 에이전트 서비스를 삼성의 여러 기기들 또한 앞으로 개발될 사물인터넷(IoT) 기기와 접목해 하나의 통합된 인공지능 시스템으로 발전시켜 나가는 게 우리의 목표이자 발전해 나갈 분야”라고 덧붙였다.

◆삼성전자, 솔루션 생태계 상용화 단계 도달
삼성전자는 2000년대 중반 IBM 사례를 벤치마킹 한 뒤 회사의 미래 지향점을 솔루션 기업으로 정하고, 집 이동 공간 사무실 등 사람이 사는 24시간 동안 접하는 모든 기기들을 네트워크로 연결해 사람들을 편안하게 해주고 경제적 가치를 높인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를 위한 7대 메가 프로세스도 마련해 진행해왔다. 솔루션 전략은 삼성전자가 주도하면서 삼성그룹 계열사가 모두 참여했는데, 삼성전자는 성과를 거둘 시기를 10년 이상을 내다보고 자사가 생산하는 제품과 소비자와의 최적의 접점을 찾기 위한 노력을 전개해왔다. 이제 삼성은 AI, 사물인터넷(IoT), 클라우드 서비스 등을 통해 솔루션 생태계를 상용화하는 단계에까지 도달했다는 평가다.

개방형 생태계 조성을 위한 발걸음도 더욱 빨라지고 있다. 자체 개발을 하는 동시에 외부기업의 기술을 사들이는 데도 적극적이다. 삼성전자는 2014년 8월 이후 총 14건의 기업 인수(M&A)를 진행했는데, 이중 10건이 AI와 클라우드, IoT, 빅데이터 등 생태계 조성을 위해 필요로 하는 솔루션 기업들이다.

계열사인 삼성벤처투자를 통한 신기술 기업 투자도 확대해 나가고 있다. 지난해 6월 콕스오토모티브, 콘티넨털ITS, 에스틸리그룹 등과 함께 미국 스마트카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소프트웨어 업체 '빈리'에 650만달러를 투자했고, 퀀텀닷(양자점) 소재 원천기술을 보유한 미국 '나노시스'에도 투자를 집행했다. 같은해 11월 미국의 헬스케어 업체 웰독에 2200만달러를 투자했으며, 한 달 후에는 미국 현지에 서버용 반도체 스토리지 시스템 제조 및 판매업체 ‘스텔루스 테크놀러지’를 설립했다.

삼성전자는 향후에도 필요한 기술을 갖고 있는 기업이 있을 경우 인수를 계속 추진할 방침이다.

이인종 부사장은 “삼성이 전부 다 할 수 없다"면서 "삼성이 오픈 이노베이션과 에코 시스템 생태계를 만들면 서드 파티 개발자들이 자발적으로 이 생태계에 자사의 서비스를 결합하는 구조로 만들어 사용자들의 만족도를 높이는 게 우리의 전략이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