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 피우는 ‘창조경제’···삼성전자 지원 ‘대한민국 1호 수산업 스마트공장’ 탄생
2016-10-05 12:01
수산물 유통·가공 기업 유경, ICT 생산공정 정보화 시스템 도입
아주경제 채명석 기자 = 삼성전자의 지원으로 국내 1호 수산업 스마트공장이 탄생했다.
삼성전자는 강원도 속초시에 소재한 수산물 유통·가공 기업 유경에 정보통신기술(ICT) 생산공정 정보화 시스템을 성공적으로 도입했다고 5일 밝혔다.
2012년 설립된 유경은 러시아에서 직접 수입한 킹크랩과 대게 등을 수조에 보관했다가 필요한 곳에 공급하는 사업을 하고 있다. 매년 매출은 꾸준히 상승하고 있으나 유경 경영진에겐 좀처럼 해소되지 않은 고민이 있었다. ‘수조 내 상품 선도(鮮度) 관리’ 문제였다.
유경이 강원 창조경제혁신센터의 문을 두드린 이유였다. 스마트공장 도입으로 수조 내 수온을 효율적으로 관리, 점검할 수 있다면 ㎏당 수 만 원을 호가하는 고급 수산물의 폐사를 막고 직원들의 업무 부담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삼성전자, 강원 창조경제혁신센터 관계자들이 모여 스마트공장을 도입하기에 적합한 환경인지, 스마트공장 사업 취지와는 부합하는지 등 대한 종합적 검토를 진행한 끝에 시스템을 도입키로 했다.
진행 결정 후 유경의 스마트공장 도입 작업은 급물살을 탔다. 삼성전자 멘토들과 설비 전문 업체 파워레버 담당자가 유경을 방문해 수조 내 수온을 실시간으로 점검하고 해수 공급 펌프를 사업장 내에서 조작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했다.
추희철 파워레버 팀장은 “수조별 수온을 일일이 점검할 수 있어야 하는 데다 사업장에서 2㎞나 떨어진 곳에서 해양심층수를 끌어와야 해 펌프 조작 관련 기능을 설비에 탑재하는 일도 쉽지 않았다”며 “그 때문에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ICT 생산공정 정보화 시스템 도입을 고민하게 됐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스마트공장 시스템을 도입하면서 쉬운 사용자 인터페이스(User Interface, UI)와 접근성을 확보하는 데 심혈을 기울였다. ‘시스템을 위한 일’을 만들지 말고 ‘일을 위한 시스템’을 만들라는 말처럼 모든 직원이 쉽게 활용할 수 있도록 쉬우면서도 간편한 설비를 갖추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이었다.
유원재 유경 대표이사는 “기존 정부 주도 지원 사업의 경우 시스템은 훌륭하지만 실무와 동떨어진 부분이 적지 않아 실제 적용에 애를 먹곤 했다”며 “반면 스마트공장은 오랜 기간 현장에서 뛴 삼성전자 베테랑 멘토진의 참여로 실질적 조언을 구할 수 있어 유용했다”고 전했다.
ICT 생산공정 정보화 시스템 도입 이후 유경은 그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사업장 전체 상황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할 수 있게 되면서 업무 효율이 높아진 건 물론, 수산물 폐사 사고 발생 횟수도 감소해 생산 원가를 12% 가량 줄였다. 시스템을 눈으로 확인한 바이어들의 호응도 높아 회사 이미지도 크게 개선됐다.
유경은 최근 현 사업장 인근에 제2공장을 짓기로 하고 공사에 착수했다. 조개 등 어패류 가공·유통 업무와 양식업 등 신규 분야 사업을 진행할 제2공장에도 스마트 공장을 도입키로 했다.
유 대표는 “제2공장 구축으로 새로운 도약을 준비하는 시점에 스마트공장 시스템을 도입할 수 있게 돼 기쁘고 여러모로 도와준 삼성전자와 강원 창조경제혁신센터 관계자에게 감사하다”며 “새로 시작할 사업 분야에도 스마트공장 시스템을 다방면으로 응용해볼 생각이다”고 말했다.
유경의 성과는 ‘스마트공장 최초 수산업종 지원 사례’, ‘동종 업계 최초 ICT 생산정보 공정화 도입 성공 사례’란 점에서 강원 창조경제혁신센터와 삼성전자에도 큰 의미를 갖는다.
류 부장은 “처음 시도하는 분야이긴 했지만 ‘수산물을 최대한 신선한 상태로 보관해야 한다’는 점과 ‘불량률을 최소화해야 한다’는 점에서 기존 삼성전자 시스템과 유사한 부분이 있었다”며 “그간의 근무 경험과 노하우를 최대한 활용해 지원하고자 했고, 다행히 파워레버와 유경 임직원이 헌신적으로 노력해준 덕분에 만족할 만한 성과를 거둘 수 있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