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코리아 세일 페스타 첫 주말, 백화점 낮은 할인률에 ‘저가 행사장’만 북적…유커 몰린 면세점 ‘싹쓸이 쇼핑’
2016-10-03 14:30
아주경제 석유선 기자 = ‘코리아 세일 페스타’가 시작된 첫 주말인 지난 1일 오후 1시. 개천절까지 이어지는 ‘황금 연휴’ 첫 날 오후 서울 명동 일대는 백화점과 면세점으로 진입하려는 차량 행렬이 이어졌다. 주차장 초입부터 20여분간 기다림 끝에 롯데백화점에 진입했다.
백화점 매장 직원들은 오랜만에 늘어난 인파로 생기가 넘쳤다. 지하 1층부터 9층까지 에스컬레이터에서 만난 시민들도 ‘코리아 세일 페스타’에 대한 기대감으로 들뜬 표정이었다.
주부 전모씨(35·서울 숭인동)는 “명절 때 받은 상품권으로 쇼핑하러 왔다”면서 “때마침 이번 주가 코리아 세일 페스타여서 기대가 크다”고 말했다.
8층 리빙관, 6층 골프·레저·스포츠관, 5층 남성패션관 등도 대체로 한산했다. 겨울철 등산복을 구매하러 왔다는 김모(52·서울 공덕동)씨는 “사실 파격 특가는 거의 없는 것 같다”면서 “좀 괜찮다 싶은 제품은 10% 할인에 그쳤고, 노세일 브랜드라는 대답만 돌아왔다”며 내일 서울 근교 아울렛을 갈 계획을 밝혔다.
반면 9층 행사장(이벤트관)은 그야말로 ‘인산인해’였다. 핸드백·재킷 등을 최저가로 내놓은 노마진 상품·초특가상품 코너는 무조건 물건을 낚아채야 ‘득템(아이템 획득)’이 가능했다.
구매고객들은 일제히 경품 응모함으로 향했다. 롯데백화점은 총 11억원(롯데캐슬 아파트 7억원+연금 4억원, 1명) 상당의 경품을 내걸었다. 고객들은 남녀노소 불문 자신이 ‘행운의 주인공’이길 바라며 응모카드를 정성스레 적어냈다.
인근의 신세계백화점도 고객들로 북적였다. 다만 롯데백화점과 달리 각 층별·매장별로 할인 이벤트가 열려 ‘한층 고객 쏠림’ 현상은 덜했다.
가을 아웃도어 대전이 열린 신관 5층 이벤트홀은 나들이와 등산을 대비한 고객들로 붐볐다. 노스페이스 바람막이 재킷을 9만원에 구매했다는 회사원 윤모(42·서울 갈현동)씨는 “나름 득템 했다”면서도 “대부분 매장은 10~20% 찔끔 할인에 그쳤다”고 말했다.
특히 신세계의 직매입 브랜드인 분더샵, 분주니어, 블루핏 매장 등은 10%의 낮은 할인률 탓인지 고객의 발길이 뜸했다.
시내 주요 면세점은 코리아 세일 페스타와 중국 최대 명절인 국경절(10월 1~7일)이 겹치면서 유커(遊客·중국인 관광객)들이 대거 몰렸다. 이 덕분에 인접한 백화점도 동반 이익을 제법 누린 것으로 보인다.
롯데면세점은 면세점 1위 업체답게 유커들로 발 디딜 틈이 없었다. 특히 면세점과 백화점 행사장이 겹치는 9층은 유커와 내국인 쇼핑객들이 뒤엉켜 오후 내내 문전성시를 이뤘다.
지난 5월 개장 이후 첫 대목을 맞은 신세계면세점 점원들도 북적이는 유커 인파로 즐거운 비명을 질렀다. 화장품 매장의 한 직원은 “대형 쇼핑백을 들고 싹쓸이 하듯 담아간 유커들이 꽤 된다”면서 “연휴 중반인 3일 이후 인파가 더 몰릴 것 같다”고 전했다.
두 백화점과 면세점을 둘러보니 5시가 훌쩍 넘었다. 취재를 틈 타, 둘째 조카의 100일에 선물할 원피스를 겨우 한 벌 구매했다. 주차장을 빠져나오니 인근 도로가에는 대형관광버스들이 유커들을 싣고 내리기를 반복했다. 뒤 따르던 택시들의 연신 ‘빵빵’ 거리는 경적소리에 귀가 움찔해졌다.
한편 코리아 세일 페스타 첫 주말을 맞아 롯데·신세계·현대 등 주요 백화점 매출은 지난해 코리아 그랜드세일 때보다 10% 안팎 신장한 것으로 집계됐다.
롯데면세점은 지난해 행사 첫날보다 9월29일 첫날 매출이 25% 증가했고, HDC신라면세점은 올해 행사 사흘간 매출이 작년 행사 사흘간 보다 50% 매출이 늘었다. 갤러리아63면세점도 평소 대비 20%이상 매출이 신장됐다고 밝혔다. 특히 신세계면세점은 신규 개장한 명동점의 호황으로 행사 첫 사흘간 매출이 전년대비 140% 이상 껑충 뛰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