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SK 회장 ‘위기는 곧 기회’… 인맥 네트워크로 돌파구 찾는다

2016-09-26 10:14
中 최고위급 네트워크에 올인…제2중한석화 모델 발굴에 노력
쿠웨이트, 이란 등 인사와도 글로벌 인맥 쌓아 시장 개척 앞장

최태원 SK그룹 회장(사진 왼쪽 두번째)과 유정준 글로벌성장위원회위원장(맨 왼쪽)이 지난 24일 유엘라이(Yuelai) 국제 컨퍼런스 센터에서 쑨정차이(孫政才) 충칭시 당서기(오른쪽 두번째)와 황치판(黃奇帆) 충칭시장을 만나 충칭시와 SK그룹간 상호경제협력 방안에 대해 이야기를 나눈 뒤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SK그룹 제공]


아주경제 양성모 기자 =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해외를 향한 발걸음이 분주하다. 사드배치 문제로 민감해진 중국을 필두로 이란과 쿠웨이트 등 중동지역 글로벌 인사들과 만나 신뢰와 협력을 다지고 있다. 이는 정치적 사안보다 기업인으로써 네트워킹 구축을 통한 비즈니스 성공모델이 더욱 필요하다는 최 회장의 평소 지론이 행동으로 옮겨지고 있어서다.

26일 SK그룹에 따르면 최 회장은 지난 24~25일 충칭시 글로벌 경제고문 자격으로 충칭시를 방문해 쑨정차이(孫政才) 충칭시 당서기를 두 차례, 황치판(黃奇帆) 충칭시장을 세 차례 만나 협력을 다졌다.

중국 공산당 중앙정치국 위원을 겸하고 있는 쑨 당서기는 차기 상무위원과 차기 리더로 유력하게 거론되는 거물급 인사다. 이번 만남은 최 회장과 SK와의 오랜 인연 때문에 가능했다. 쑨 당서기와의 면담은 이번 연례회에 참석한 30여개 해외 기업 중 SK가 유일하다는 것이 이를 뒷받침한다.

최 회장은 지난 7월에는 천민얼(陳敏爾) 구이저우(貴州)성 당서기를, 지난 5월에는 스타이펑(石泰峰) 장쑤성(江蘇省) 성장을 만나는 등 중국 네트워크는 국내 기업인 중 최고 수준이라는 것이 업계의 공통된 지적이다. 천 당서기 역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측근으로 차세대 리더로 분류되는 인사다.

최 회장의 중국 네트워크는 비즈니스 성과로도 이어지고 있다. SK종합화학이 6년동안 해결하지 못했던 중국의 국영 석유기업 시노펙(Sinopec)의 합작공장인 중한석화 설립 협상도 최 회장이 지난 2012년 왕티엔푸(王天普) 시노펙 총경리와 만나 해결했다. 총 투자비 3조3000억원이들어간 중한석화는 SK의 성장전략인 ‘글로벌 파트너링’의 대표 성공사례다.

SK 관계자는 “중국과 한국간 경제협력은 어떠한 난관이 있더라도 지속적으로 이어져야 한다는 것이 최 회장의 철학”이라며 “특히 최근에는 중국의 차세대 지도자급과 교류를 하면서 중국과 한국, SK간 우호적인 협력관계를 장기간 지속시킬 수 있는 단초를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최 회장은 또 중동의 글로벌 인사와의 만남을 통해 중동시장 공략을 위한 교두보를 만들고 있다.

최 회장은 지난 5월 자비르 무바라크 알사바 쿠웨이트 총리와 서울서 면담을 가졌다. 쿠웨이트 국영 석유공사인 KPC와 석유가스 및 에너지산업 협력에 관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한 뒤 자비르 총리와 최 회장간 면담이 진행, MOU에 관한 후속 논의에 속도가 붙고 있다.

최 회장은 5월 대통령 경제사절단 일원으로 이란을 방문, 에너지와 정보통신 관련 정부부처 고위 인사들을 만나 자원개발과 정보통신, 도시 인프라 구축에 관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만우 SK그룹 PR팀장(부사장)은 “민간기업의 경제외교가 국가와 기업의 성장동력으로 이어지는 다양한 성공 사례들이 나오고 있다”면서 “진정성이 네트워킹은 물론 비즈니스에서 가장 중요한 덕목이라는 최 회장의 경영철학이 반영된 결과”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