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기업부도 리스크 줄인다, CDS 시장 개설

2016-09-25 14:27
중국 디폴트·파산 리스크에서 투자자 보호, 채권시장 활기 유지한다
중국 회사채 부도 잇따라, 공급과잉 업종 만기채권 규모도 급증

철강, 석탄업등 공급 과잉에 시달리고 있는 업종을 중심으로 회사채 부도가 늘고 있는 것을 의식한 중국 당국이 중국판 CDS 거래를 허용했다. [사진=아주경제 DB]


아주경제 김근정 기자 = 철강업, 석탄업의 공급과잉을 해결하는 '공급 측면 개혁' 등 대대적인 산업 구조조정 의사를 밝힌 중국이 급증할 수 있는 기업 파산 리스크로부터 투자자를 보호하기 위한 신용부도스와프(CDS) 시장을 열었다.

제일재경일보(第一財經一報)는 중국은행간시장거래상협회(NAFMII)가 23일 '은행간 시장 신용리스크 헤징수단 시범 업무규칙' 등 CDS 거래 관련 6개 공시를 내고 관련 규칙을 발표, 당일 시행을 선언했다고 최근 보도했다. 신용연결어음(CLN) 업무 규칙도 공개, 시행했다. 

CDS는 기업 부도시 채권, 대출원리금을 돌려받지 못할 경우를 대비한 상품으로 은행 등 투자자가 신용 리스크를 감당하고 제3기관에 보험료를 내는 대신 파산시 투자원금을 보장받을 수 있도록 하는 제도다. CLN은 투자자가 위험을 강당하는 대신 고금리를 지급, 신용리스크 발생하지 않을 경우 원금까지 돌려주는 파생상품이다. 

중국판 CDS인 신용위험완화증서(CRMW)는 일반적으로 통용되는 CDS와 달리 특정한 항목의 채무만 보증하는 것으로 범위를 제한한다. 40억 위안 이상의 순자산과 5명 이상의 리스크 관리 인력을 확보한 기관만이 CRMW 발행 자격을 얻는다. 레버리지(부채) 비율 상한이 있다는 점도 특징이다.

CDS 거래 허용은 채권시장은 확대되는 반면 중국 경기 둔화, 글로벌 경기부진, 성장동력 감소 등으로 기업 경영상황은 악화, 최근 회사채 부도 소식이 잇따른 것을 의식한 조치로 해석됐다. 투자자 리스크를 줄여 채권시장의 활기를 유지하겠다는 취지다.

올 들어 중국 회사채 시장에서는 총 39건(250억 위안)의 회사채 부도가 발생했다. 이는 지난해 1년간 20건(120억 위안)을 크게 웃돈 수치다. 업계 전문가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중국의 만기 채권 규모는 4조4400억 위안 정도로 전년 동기대비 무려 20% 가량 급증했다. 이 중 공급과잉 해소가 시급한 철강·석탄·비철금속 업계 누적 만기 채권규모는 전년 동기대비 30% 급증한 7000억 위안으로 역대 최고기록을 세웠다.

NAFAII도 "금융업이 실물경제를 지탱할 수 있도록 힘을 실어주고 시장주체의 리스크 관리 수단을 확대한다는 차원에서 새롭게 제도를 마련했다"고 CDS 시장 개설의 배경을 설명했다.

왕타오(汪濤) 스위스 UBS차이나 수석 경제학자는 최근 제일재경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중국 기업의 높은 레버리지 비율은 시급한 대처가 빌요한 상황"이라며 "부채율이 높고 공급과잉에 시달리고 있는 기업은 자금조달이 어려워 파산 리스크가 커지고 있다"고 CDS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중국의 CDS 발행은 이미 예고된 일이었다. 지난달 말 NAFMII는 공고를 통해 중신건투증권의 CRMW 등록을 접수했다며 개설 임박을 알렸다. CRMW 등록 공고는 지난 2011년 3월 이후 5년여 만으로 글로벌 시장의 이목이 쏠렸다. 지난 5일에는 NAFMII가 CDS 시장 개설방안 초안 작성을 위해 은행, 금융기관의 의견수렴에 나섰다는 보도도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