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의 '필리밥스터?' 본회의장서 고성 "장관 식사하게 정회하라"
2016-09-23 21:31
아주경제 이수경 기자 = 김재수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의 해임건의안 표결에 반대하던 새누리당이 23일 국회 본회의장에 들어가 "이것은 독재"라며 항의하는 사태가 빚어졌다.
본회의는 교육·사회·문화 분야 대정부질문이 중단된 채 약 30분간 파행을 빚다 정회됐다.
이날 오후 7시 50분께 새누리당의 정진석 원내대표와 김도읍 원내수석부대표, 심재철 국회부의장 등은 야당 질의가 끝나자 단상 위로 올라왔다.
정 의장이 "새누리당 의원총회 때문에 이렇게 된 것 아닌가, 여러분들 때문에 2시간 반이나 늦어졌다"고 하자 정 원내대표는 "하루종일 국무위원들을 굶기고 있다, 국회에 오점을 남기지 말라"고 맞받아쳤다.
여야 의원들이 서로 고성을 지르며 본회의장이 소란해지자, 정 의장은 "회의 진행은 내가 알아서 한다"면서 "(국무위원들은) 돌아가면서 드시라고 하세요"라고 말했다. 그러나 정 원내대표는 "의회 독재다, 헌정사에 이런 일은 없었다"면서 "정회하고 30분만 시간을 달라. 밥 좀 먹어야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정치권에서는 새누리당의 이 같은 행동을 두고 김 장관의 표결을 막기 위한 전략의 일환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앞서 이날 새누리당은 오전 9시부터 의원총회를 열고 더불어민주당과 정의당이 제출한 김 장관 해임건의안의 표결처리에 대해 강하게 비판했다. 통상 비공개로 전환해 진행하던 자유발언까지 공개로 돌리며 의총은 야당 성토의 장이 됐다. 새누리당의 의총이 당초 본회의 예정시간인 10시를 넘기자 본회의는 오후 2시로 연기됐고, 개의는 2시 30분경 야당 의원들만 출석한 상태에서 단독 개의됐다.
새누리당 의원들은 비공개 의총 끝에 3시경 본회의장에 출석했다. 그러나 여당 질의자들의 질의와 정부 측 답변이 상당히 길어지면서 야당에서는 '필리버스터(합법적 의사진행방해)를 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다. 김 장관의 표결을 최대한 미루려는 시도가 아니냐는 해석이다. 급기야 본회의를 중단시키며 국무위원들의 식사권을 이유로 정회를 요구하자, 일각에서는 새누리당의 '필리밥스터'라는 우스갯소리도 흘러나왔다.
본회의는 오후 9시에 속개했다. 야당 의원들만 참석해 대정부질의가 계속되고 있다. 새누리당은 현재 비공개 의원총회를 진행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