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은행 민영화 초반 흥행 성공…매각 예정가격 수준 따라 성공여부 갈릴 듯

2016-09-23 18:36


아주경제 문지훈 기자 =상당수 국내 금융사와 국내외 사모펀드들이 우리은행 지분 매입을 위한 투자의향서(LOI)를 제출하면서 우리은행 민영화 성공에 대한 기대감이 더욱 높아졌다.

23일 금융위원회와 예금보험공사는 이날 오후 LOI 접수를 마감한 결과 18개 투자자가 총 82~119% 수준의 LOI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당초 이날 접수 마감 시간에 앞서 한국금융지주와 한화생명은 우리은행 예비입찰 참여를 공시했다. 키움증권 역시 "우리은행 지분 4% 취득을 위해 LOI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한국금융지주는 자회사인 한국투자증권을 통해 우리은행 예비입찰에 참여했으며 향후 실사를 거쳐 4~8% 매입을 고려하고 있다.

사모펀드인 IMM프라이빗에쿼티(PE)와 보고펀드 역시 인수전에 참여했다. 이밖에 한앤컴퍼니, H&Q아시아퍼시픽코리아 등도 LOI를 제출했다.

외국계 자본 중에서는 퍼시픽얼라이언스그룹(PAG)과 베어링PE, 어피너티에쿼티파트너스, CVC캐피탈, 오릭스 등이 LOI를 제출했다.

반면 지분 매입설이 돌았던 포스코와 KT 등 산업자본은 불참했으며 중국계 자본 참여 여부로 관심을 받았던 중국 공상은행과 안방보험은 LOI를 제출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매각은 우리은행 최대주주인 예보가 보유한 지분 51.06% 중 30%를 4~8%씩 쪼개 파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10여곳 이상의 투자자들이 매입할 수 있는 우리은행 지분이 4~8%로 제한적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매각 물량보다 많은 수요가 몰린 셈이다. 과거 네 차례의 민영화 추진 당시 단독 입찰하거나 인수자가 없어 유찰된 것과는 다른 상황이다.

이처럼 초반 흥행에 성공한 것은 전략적 투자자(SI)와 재무적 투자자(FI) 모두 실익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 때문으로 보인다. SI의 경우 사외이사 추천권 등을 활용해 직접 경영에 나설 수 있으며 FI는 우리은행 주가 상승으로 인한 투자 수익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23일 현재 우리은행의 주가는 종가 기준 주당 1만1350원이다. 지난달 22일 매각 공고 당시 종가(1만250원)보다 10.7% 상승한 수준이다.

재개된 우리은행 민영화가 현재까지 흥행 조짐을 보이면서 실제 본입찰로 이어질지 여부는 예보와 정부 측의 매각 예정가격에 따라 달라질 전망이다. 지난 2014년 소수지분 매각 당시에는 10개 이상의 후보들이 본입찰에 나섰으나 매각 예정 가격이 응찰 가격보다 높아 실패한 바 있다.

LOI를 제출한 인수 후보들은 이달 말부터 실사를 거쳐 입찰 가격을 결정할 예정이다. 예보는 오는 11월 중순께 이들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본입찰을 진행, 낙찰자를 선정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