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민화보] 항저우의 명소,난산로와 베이산가
2016-09-23 15:12
인민화보 리후이펑(李慧鵬) 기자 =베이징(北京), 상하이(上海), 광저우(廣州), 선전(深圳) 등의 대도시에 비해 항저우(杭州)는 한가롭고 편안하며 유행을 앞서가진 않지만 고상한 분위기가 있다. 특히 예술적 정취가 가득한 난산(南山)로는 가을이 오면 오동 낙엽이 세상을 온통 황금빛으로 물들여 시적 분위기를 물씬 풍긴다. 난산로에서는 차를 음미하고 술을 마시며 그림을 보며 경치를 감상하는 등 자신이 원하는 휴식을 자유롭게 취할 수 있다. 마찬가지로 오동나무에 둘러싸여 있는 베이산(北山)가는 떠들썩함 속에서도 고요함을 느낄 수 있는 곳이다. 세 걸음에 한 곳씩 서양식 고건축이 나오고 다섯 걸음에 한 곳씩 사원이 나와 항저우라는 현대적인 도시에서 문화와 역사적 정취가 가득한 조용한 분위기를 경험할 수 있다.
항저우에는 명소가 많지만 항저우 사람들에게 난산로와 베이산가는 대체 불가능한 특별한 곳이다.
낮과 밤이 다른 난산로
난산로는 시후의 북적거림과 대조적으로 고요한 아름다움을 가지고 있다. 그러면서 전혀 다른 도시의 분위기가 모여 있다. 프랑스 오동나무와 조용한 카페가 이국적인 분위기를 자아내고, 다양한 형태의 레스토랑과 바가 현대 도시의 트렌디한 요소를 더한다. 반면 중국미술학원과 난산서원에 농염하게 배어있는 ‘화하(華夏)’ 문화는 나그네의 눈길을 끌고 시후박물관, 저장(浙江)미술관, 헝루(恒廬)미술관, 판톈서우(潘天壽)기념관 등에서는 전시회가 쉬지 않고 열려 중화 강남의 분위기를 풍긴다.
한낮의 난산로는 천천히 움직인다.난산로 218호는 중국미술학원의 주소다. 이곳은 원래 호경여당(胡慶余堂, 청나라 말에 세워진 약방)이 사슴을 기르던 곳이었지만 지금은 예술가의 산실이자 그들의 꿈을 만드는 공장이 됐다. 중국미술학원이 있어 난산로에 화랑과 기념관, 예술서점 등이 생겼다. 난산로는 이 학교의 모든 꿈의 흔적을 기록했다.
첸왕츠(錢王祠, 전왕사)에서 위황(玉皇)산으로 가는 난산로는 더 조용하다. 시후는 공원의 나무로 완전히 가려져 있다. 푸른 나무 속에 숨어있는 찻집 중에는 노천카페도 있다. 공원 한쪽에 탁자와 의자만 놓여져 사람들은 이곳 햇빛 아래서 책을 읽거나 하늘을 바라볼 수 있다.
시후에 어둠이 내려앉으면 낮에는 굳게 닫혀 있던 바의 문이 열리고 오색찬란한 네온사인이 난산로를 비춘다. 제일 먼저 바빠지는 곳은 식당이다. 강남 요리, 일본 요리, 인도 요리 등 다양한 음식에 각양각색의 인테리어가 더해져 손님들의 미각과 시각을 만족시킨다. 이탈리아 스타일의 카페에서는 이탈리아 음식도 판매한다. 여성 옆에서 검정색 연미복을 입은 연주자가 바이올린을 연주하는 모습도 볼 수 있다. 화랑에서는 예술 살롱 모임이 열리기도 한다. 정교하고 아름다운 서양식 디저트에 와인을 곁들이며 예술에 대해 이야기를 나눈다.
이곳이 난산로 예술레저특색거리로 지정되면서 예전의 술집 거리는 문화와 예술, 명차 (名車)전시, 카페 등이 혼합된 테마 거리로 변신했다. 역사와 현대, 과거와 미래가 교차하는 점진적 변화의 지대가 형성되고 있다.
지금의 난산로는 항저우시에서 가장 시적인 분위기가 풍기는 거리 중 하나다. 한쪽에는 아름다운 시후 풍경이 있고, 다른 한쪽에는 옛 가옥와 카페들이 있어 인문학적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 가장 인상적인 것은 도로 양쪽에 프랑스 오동나무가 서 있어 모든 풍경을 푸르른 하늘 아래로 잡아 놓는다는 점이다. 늦가을 바람이 살랑 불면 나뭇잎 두세 장이 떨어져 낭만을 더한다. 난산로는 녹화가 잘 되어 있다. 오동나무가 하늘을 찌르고 거리는 깨끗하다. 도로 양쪽에는 바와 카페가 있어 여유가 느껴진다. 마음이 가벼워지면서 시후의 시적인 풍경 속으로 자연스럽게 빠져든다.
‘고요함의 아름다움’ 베이산가
난산로와 거의 마주한 곳에 위치한 베이산가는 시후 북쪽에 위치한다.베이산역사문화거리를 거닐다보면 이곳이 단순한 도로가 아니라는 점을 느끼게 된다. 시후 북동쪽 베이산로의 바오추(保俶)로 입구에서 시작해 시후변을 따라 베이산로의 양궁디(楊公堤) 입구까지 이르는 메인 도로이다. 베이산로 뒤에는 스한(石函)로, 거링(葛嶺)로 등 한적한 도로가 숨어있다. 이 거리는 바오스(寶石)산, 거링, 치샤(棲霞)령 등을 포함한다.
이 곳에는 고목과 유명한 나무가 많으며 절, 도교 사원, 비구니 사원 등 종교 건축물들도 쉽게 만나볼 수 있다. 과거를 담고있는 바오추타(保俶塔, 보숙탑)와 옛무덤, 신신호텔(新新飯店)로 대표되는 유럽식 건물도 눈에 띈다. 또한 배산임수 형태로 곳곳에 자리잡고 있는 다양한 스타일의 중국 및 서양식 별장은 빠질 수 없는 명물이다. 이런 건축물들은 거리에 문화와 역사의 정취를 더하기 때문에 베이산가는 ‘담장 없는 민국(民國) 건축 역사 박물관’이라고도 불린다.
1929년 성황리에 열렸던 시후국제박람회의 전시관이 바로 베이산가 호숫가 일대에 있다. 현재 바오칭별장(抱青別墅), 공업관 옛터, 왕좡(王莊), 보리정사(菩提精舍) 등이 완벽하게 보존돼 있다. 바오칭별장의 상하 2층 회랑, 창과 문은 전부 민국시기 서양 스타일이다. 1890년대 시후 호숫가에 건설된 신신호텔은 지금도 옛 스타일을 간직하고 있다.
관광객 대부분이 베이산로와 바오스산은 알지만 베이산로 뒤에 있는 거링로와 스한로, 길을 따라 자리잡은 거링과 치샤령은 잘 알지 못한다. 이 두 도로와 산으로 나있는 등산로는 또 다른 분위기가 있다. 모두 고목으로 둘러싸여 있고 녹음이 우거져 있으며 관광객이 적어 조용한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 이곳에서는 관광객으로 꽉찬 시후의 어수선함을 다 잊고 고즈넉하게 걸을 수 있다. 길가에 있는 이끼 낀 역사의 석각에서, 바오푸도원(抱樸道院)의 고요함 속에서, 푸른 덩굴에 둘러싸인 역사 건물 앞에서 걸음을 멈추고 응시하면 마음이 착 가라앉아 시후가 주는 이 도시의 또 다른 면모인 ‘인간 세상의 천당’ 항저우의 ‘조용한’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다. 이것이 바로 항저우의 진정한 매력이다. 항저우라는 이 현대화된 시끄러운 도시의 중심지에 역사와 문화가 충만한 조용한 곳이 있어 마음의 안식을 찾을 수 있다.
난산로처럼 베이산가도 항저우 사람들의 마음속에 깊이 새겨져 있다. 이곳은 여러 번 방문해도 질리지 않는다. 한 네티즌은 여행기에서 이렇게 썼다. “호수를 따라 난 도로를 나는 몇 번이나 걸었는지 모른다. 하지만 매번 아름다웠고 늘 새로운 풍경이 나를 맞이했다. 오늘은 해가 떴다. 바람이 불어 호수 표면에 햇빛이 반사돼반짝반짝 빛났다. 햇빛은 따뜻했고 기온은 딱 좋았다. 바이디(白堤, 백제)는 한 폭의 그림 같았다. 호숫가를 가득 덮은 말라버린 연꽃이 저 멀리 제방 위에 있는 사람들의 그림자를 비추어 마치 아름다운 수묵화를 보는 듯했다. 오늘의 베이산가는 햇빛과 파란 하늘 때문에 더욱 매혹적이었고 머리 위의 시든 거대한 오동나무에서도 시적인 정취가 느껴졌다. 바오칭별장 옆에서 내 그림자를 찍고 실내로 들어가 좋아하는 그림 전시회를 봤다. 박물관을 하나하나 둘러보니 순식간에 민국시대로 갔다가 다시 타이완(台灣)으로 가는 듯해서 지난번 왔을 때의 아쉬움을 달랠 수 있었다.”
* 본 기사는 중국 국무원 산하 중국외문국 인민화보사가 제공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