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민화보] 중국 항저우 G20 정상회의와 자유주의 국제경제질서의 미래
2016-08-31 17:08
강선주 (국립외교원 교수) =G20 정상회의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계기로 시작된, 세계 20대 경제국의 정상들이 모이는 최상위 경제협력 포럼이다. G20 정상회의는 경쟁적인 관세 인상과 환율 절하로 모든 국가를 패자로 만들었던 1930년대의 대공황 상황이 재현되는 것을 방지하는 데에 성공하였다. 그러나 G20 정상회의는 2010년 서울 정상회의를 정점으로 서서히 정체되기 시작했다. G20 정상회의가 정체된 이유는 위기 관리체로 시작된 G20 정상회의가 위기 극복에 성공함으로써 목적의식이 약화되는 역설적인 상황과, 의제의 다변화, 시리아/우크라이나와 같은 지정학적 이슈의 개입으로 G20 정상회의의 정체성이 확정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2016년에는 중국이 G20 정상회의를 개최하게 됨에 따라 G20 정상회의가 다시 활성화될 것이라는 기대가 등장하고 있다. 중국이 세계 제2의 경제대국임을 고려할 때에, 세계가 중국이 개최하는 G20 정상회의에 기대를 거는 것은 자연스럽다. 저조한 경제성장, 원자재 가격 하락, 브렉시트(Brexit) 등이 어우러져 세계 경제에 불확실성이 증가한 상태에서, 중국이 글로벌 경제에서 리더십을 보여주기를 바라는 것이다. 더 나아가서 현재 세계에는 G20 정상회의의 리더십을 요구하는 상황이 추가로 발생하고 있어서, 중국이 개최하는 G20 정상회의의 중요성은 더욱 높아졌다고 하겠다.
중국 항저우 G20 정상회의의 특수성
중국이 개최하는 2016년 G20 정상회의는 강대국 관계와 글로벌 거버넌스라는 두 개의 현상이 교차한다는 사실에서 기존의 G20 정상회의와 차별화된다. 중국은 미국과 함께 G2로 불리우는 지위로 부상하여 세계의 가장 중요한 지정학 주체의 하나가 되었고, 최근에는 글로벌 거버넌스에 변화도 추구하고 있다. 그리고 G20 정상회의는 세계 경제협력의 최상위 포럼으로서 글로벌 거버넌스의 중심에 서있다. 따라서 중국에서 개최되는 G20 정상회의는 글로벌 거버넌스를 어떻게 다룰 것인가에 대해 중국과 미국이 경쟁하는 장(場)이 될 수 있다.
다른 한편, 중국 자신도 G20 정상회의의 활성화에 이해관계를 갖고 있다. G20 정상회의의 출범을 계기로 중국은 경제 분야에서뿐만 아니라 국제 현안 전반에서 비중있는 행위자로서의 지위를 인정받았고, 경제력에 바탕하여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다고 판단, G20 정상회의에 적극적으로 참여해 왔다. 그러므로 의장국으로서 중국은 G20 정상회의를 활성화하고 자신의 글로벌 리더십도 높일 수 있다. 중국은 이번 G20 정상회의를 중국의 글로벌 경제의 중단없는 발전에 대한 헌신, 글로벌 공공재 제공, 중국이 맡으려고 하는 국제적 책임을 세계에 알리는 기회로 삼을 수 있다.
중국은 G20 정상회의의 의장국으로서 적극성을 보여줄 동기를 가진 반면에 역할 수행에 제약을 느낄 요인도 갖고 있는데 그것은 바로 중국의 경제 상황이다. 중국의 G20 정상회의 개최는 중국의 경제성장 둔화 시기와 일치하여, 중국이 제시하는 G20 정상회의 의제의 설득력이 낮아질 수 있다. 2015년에 중국의 경제성장률은 7% 이하로 하락하였고, 저가 상품수출과 과도한 투자를 대체할, 국내 소비, 서비스, 기술 혁신과 같은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고 있다. 그러나 경제성장이 둔화 상태에서는 중국 국내에서 조차 선진적이고 도전적인 경제 의제에 대한 지지와 실행력이 높지 않을 것이기 때문에, G20 정상회의에서 중국이 의제를 주도하는 것은 기대만큼 쉽지 않을 수 있다.
중국 항저우 G20 정상회의 의제
중국은 글로벌 차원과 중국 차원의 상황을 고려하여 G20 정상회의 주제로 “혁신적, 활력있는, 상호연결된, 포용적인 세계 경제”(“Towards an Innovative, Invigorated, Interconnected and Inclusive World Economy”)를 선정하였다. 이 주제는 4‘I’, 즉 혁신(Innovation), 활력(Invigoration), 상호연결성(Interconnectivity), 그리고 포용적 성장(Inclusive growth)으로 요약될 수 있다. 4‘I’는 2015년 G20 터키 정상회의의 3‘I, 포용성(Inclusiveness), 이행(Implementation), 투자(Investment)에 연속성을 보이면서도 혁신을 추가하여 진보하였다. 4‘I’는 ‘성장을 위한 새로운 경로’, ‘효율적, 효용성 있는 세계 경제 및 금융 거버넌스’, ‘왕성한 국제 무역과 투자’, ‘포용적이고 상호 연결된 개발’이라는 구체적인 의제를 갖고 있다. 4‘I’ 주제를 통해 중국은 혁신이 주도하는 새로운 성장모델, 글로벌 금융·무역·투자 거버넌스의 향상, 2030 지속가능개발어젠다와 파리 기후변화협정의 이행을 달성하고자 한다.
세계적 변화와 G20 정상회의의 역할
중국이 선택한 G20 정상회의 의제는 글로벌 경제의 중장기 성장에 필요한 요소를 포함하고 있다. 그런데 현재 세계 경제에는 중장기 성장동력의 발굴만큼 중요한 사안이 추가로 등장하였는데 그것은 자유주의 국제경제질서의 잠식이다. 세계화 부작용의 하나인 소득 양극화로 자유주의 국제경제질서가 위기를 맞고 있고 그것을 보여준 것이 2016년 6월 23일의 브렉시트이다.
브렉시트는 절반이 넘는 영국 국민들이 영국의 유럽연합(EU)으로부터 탈퇴에 찬성한 것이다. 영국 국민들이 브렉시트에 찬성한 이유는 세계화 자체를 반대하는 것은 아니지만, 양극화를 발생시키는 관리되지 않은 세계화에 대해 불안과 불만을 가졌기 때문이다. 양극화를 발생시키는 관리되지 않은 세계화로 촉발된 브렉시트가 우려스려운 점은 그것이 영국에서 끝나지 않고 유럽과 여타 지역으로 확산되어 자유주의 국제경제질서를 잠식할 위험이다. 민주주의라는 미명하에 대중 영합적인 정치와 반세계화(deglobalization) 정서가 결합하여 세계적으로 정치적 고립주의와 경제적 보호주의를 등장시키고, 그리하여 장기적으로 스태그플레이션(stagflation)을 일으키는 것은 낮은 경제성장만큼 우려스럽다.
관리되지 않은 세계화가 노정시킨 양극화 문제에 대한 답이 결코 반세계화와 보호주의가 될 수는 없다. 자유무역과 세계화는 인간의 창의성을 최대한으로 발휘할 인센티브를 제공하여 다수의 국가와 국민들에게 보다 인간다운 삶과 번영을 가져왔다. 한국과 중국은 그 수혜자들이다. 그리고 중국이 G20 정상회의 의제로 설정한 혁신적 중장기 성장동력 발굴도 자유주의 국제경제질서가 존재할 때에 효과를 발휘할 수 있다. 따라서 현재 세계가 겪고 있는 자유주의 국제경제질서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조치가 필요하다.
자유주의 국제경제질서의 위기를 극복하려고 할 때에 누가 그 임무를 수행할 것인가라는 질문이 남는다. 그 임무를 수행하는 데에 G20 정상회의보다 더 적임자는 없을 것이다. 20세기 중반에는 미국이 단독으로 자유주의 국제경제질서를 주창하고 다른 국가들이 그를 수용하였다. 그러나 현재는 경제 분야에서 미국만큼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국가들이 존재하기 때문에, 21세기형 자유주의 국제경제질서를 수립하는 데에는 G20 정상회의에서 합의와 공조가 필수적이다.
G20 정상회의가 한국에게 갖는 중요성은 재론의 여지가 없다. 한국의 글로벌 무대에서의 위상은 부분적으로 G20 정상회의 참가국 지위에 의존하기 때문에, G20 정상회의의 성공은 한국의 글로벌 위상에도 영향을 미친다. 따라서 한국은 자유주의 국제경제질서의 위기 상황에서 중국이 개최하는 G20 정상회의에 건설적으로 기여하려는 의지를 갖고 있다. 한국이 속한 중견국 그룹인 믹타(MIKTA)는 G20 정상회의에서 양극화 해소와 자유주의 국제경제질서를 재수립하는 과정에서 가교역할을 할 수 있다.
브렉시트로 세계화에 따른 양극화 문제, 자유주의 국제경제질서의 위기가 가시화되었으나 중국의 G20 정상회의 의제에는 미처 반영되지 않았다. 그러나 중국에서 개최되는 G20 정상회의는 양극화를 해소하고 다수의 국민이 세계화의 혜택을 공유하는 방안을 논의하면서 자유주의 국제경제질서에 대한 약속을 재확인해야 한다. 양극화 해소와 자유주의 국제경제질서의 재수립에 대한 논의는 최상위 경제협력 포럼으로서 G20 정상회의의 활성화에 도움을 줄 것이다. 그리고 이에서 중국이 어떤 역할을 하느냐는 중국의 글로벌 리더십의 미래를 결정할 수 있다.중국 항저우 G20 정상회의의 특수성
중국이 개최하는 2016년 G20 정상회의는 강대국 관계와 글로벌 거버넌스라는 두 개의 현상이 교차한다는 사실에서 기존의 G20 정상회의와 차별화된다. 중국은 미국과 함께 G2로 불리우는 지위로 부상하여 세계의 가장 중요한 지정학 주체의 하나가 되었고, 최근에는 글로벌 거버넌스에 변화도 추구하고 있다. 그리고 G20 정상회의는 세계 경제협력의 최상위 포럼으로서 글로벌 거버넌스의 중심에 서있다. 따라서 중국에서 개최되는 G20 정상회의는 글로벌 거버넌스를 어떻게 다룰 것인가에 대해 중국과 미국이 경쟁하는 장(場)이 될 수 있다.
다른 한편, 중국 자신도 G20 정상회의의 활성화에 이해관계를 갖고 있다. G20 정상회의의 출범을 계기로 중국은 경제 분야에서뿐만 아니라 국제 현안 전반에서 비중있는 행위자로서의 지위를 인정받았고, 경제력에 바탕하여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다고 판단, G20 정상회의에 적극적으로 참여해 왔다. 그러므로 의장국으로서 중국은 G20 정상회의를 활성화하고 자신의 글로벌 리더십도 높일 수 있다. 중국은 이번 G20 정상회의를 중국의 글로벌 경제의 중단없는 발전에 대한 헌신, 글로벌 공공재 제공, 중국이 맡으려고 하는 국제적 책임을 세계에 알리는 기회로 삼을 수 있다.
중국은 G20 정상회의의 의장국으로서 적극성을 보여줄 동기를 가진 반면에 역할 수행에 제약을 느낄 요인도 갖고 있는데 그것은 바로 중국의 경제 상황이다. 중국의 G20 정상회의 개최는 중국의 경제성장 둔화 시기와 일치하여, 중국이 제시하는 G20 정상회의 의제의 설득력이 낮아질 수 있다. 2015년에 중국의 경제성장률은 7% 이하로 하락하였고, 저가 상품수출과 과도한 투자를 대체할, 국내 소비, 서비스, 기술 혁신과 같은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고 있다. 그러나 경제성장이 둔화 상태에서는 중국 국내에서 조차 선진적이고 도전적인 경제 의제에 대한 지지와 실행력이 높지 않을 것이기 때문에, G20 정상회의에서 중국이 의제를 주도하는 것은 기대만큼 쉽지 않을 수 있다.
중국 항저우 G20 정상회의 의제
중국은 글로벌 차원과 중국 차원의 상황을 고려하여 G20 정상회의 주제로 “혁신적, 활력있는, 상호연결된, 포용적인 세계 경제”(“Towards an Innovative, Invigorated, Interconnected and Inclusive World Economy”)를 선정하였다. 이 주제는 4‘I’, 즉 혁신(Innovation), 활력(Invigoration), 상호연결성(Interconnectivity), 그리고 포용적 성장(Inclusive growth)으로 요약될 수 있다. 4‘I’는 2015년 G20 터키 정상회의의 3‘I, 포용성(Inclusiveness), 이행(Implementation), 투자(Investment)에 연속성을 보이면서도 혁신을 추가하여 진보하였다. 4‘I’는 ‘성장을 위한 새로운 경로’, ‘효율적, 효용성 있는 세계 경제 및 금융 거버넌스’, ‘왕성한 국제 무역과 투자’, ‘포용적이고 상호 연결된 개발’이라는 구체적인 의제를 갖고 있다. 4‘I’ 주제를 통해 중국은 혁신이 주도하는 새로운 성장모델, 글로벌 금융·무역·투자 거버넌스의 향상, 2030 지속가능개발어젠다와 파리 기후변화협정의 이행을 달성하고자 한다.
세계적 변화와 G20 정상회의의 역할
중국이 선택한 G20 정상회의 의제는 글로벌 경제의 중장기 성장에 필요한 요소를 포함하고 있다. 그런데 현재 세계 경제에는 중장기 성장동력의 발굴만큼 중요한 사안이 추가로 등장하였는데 그것은 자유주의 국제경제질서의 잠식이다. 세계화 부작용의 하나인 소득 양극화로 자유주의 국제경제질서가 위기를 맞고 있고 그것을 보여준 것이 2016년 6월 23일의 브렉시트이다.
브렉시트는 절반이 넘는 영국 국민들이 영국의 유럽연합(EU)으로부터 탈퇴에 찬성한 것이다. 영국 국민들이 브렉시트에 찬성한 이유는 세계화 자체를 반대하는 것은 아니지만, 양극화를 발생시키는 관리되지 않은 세계화에 대해 불안과 불만을 가졌기 때문이다. 양극화를 발생시키는 관리되지 않은 세계화로 촉발된 브렉시트가 우려스려운 점은 그것이 영국에서 끝나지 않고 유럽과 여타 지역으로 확산되어 자유주의 국제경제질서를 잠식할 위험이다. 민주주의라는 미명하에 대중 영합적인 정치와 반세계화(deglobalization) 정서가 결합하여 세계적으로 정치적 고립주의와 경제적 보호주의를 등장시키고, 그리하여 장기적으로 스태그플레이션(stagflation)을 일으키는 것은 낮은 경제성장만큼 우려스럽다.
관리되지 않은 세계화가 노정시킨 양극화 문제에 대한 답이 결코 반세계화와 보호주의가 될 수는 없다. 자유무역과 세계화는 인간의 창의성을 최대한으로 발휘할 인센티브를 제공하여 다수의 국가와 국민들에게 보다 인간다운 삶과 번영을 가져왔다. 한국과 중국은 그 수혜자들이다. 그리고 중국이 G20 정상회의 의제로 설정한 혁신적 중장기 성장동력 발굴도 자유주의 국제경제질서가 존재할 때에 효과를 발휘할 수 있다. 따라서 현재 세계가 겪고 있는 자유주의 국제경제질서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조치가 필요하다.
자유주의 국제경제질서의 위기를 극복하려고 할 때에 누가 그 임무를 수행할 것인가라는 질문이 남는다. 그 임무를 수행하는 데에 G20 정상회의보다 더 적임자는 없을 것이다. 20세기 중반에는 미국이 단독으로 자유주의 국제경제질서를 주창하고 다른 국가들이 그를 수용하였다. 그러나 현재는 경제 분야에서 미국만큼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국가들이 존재하기 때문에, 21세기형 자유주의 국제경제질서를 수립하는 데에는 G20 정상회의에서 합의와 공조가 필수적이다.
G20 정상회의가 한국에게 갖는 중요성은 재론의 여지가 없다. 한국의 글로벌 무대에서의 위상은 부분적으로 G20 정상회의 참가국 지위에 의존하기 때문에, G20 정상회의의 성공은 한국의 글로벌 위상에도 영향을 미친다. 따라서 한국은 자유주의 국제경제질서의 위기 상황에서 중국이 개최하는 G20 정상회의에 건설적으로 기여하려는 의지를 갖고 있다. 한국이 속한 중견국 그룹인 믹타(MIKTA)는 G20 정상회의에서 양극화 해소와 자유주의 국제경제질서를 재수립하는 과정에서 가교역할을 할 수 있다.
* 본 기사는 중국 국무원 산하 중국외문국 인민화보사가 제공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