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락가락' 美금리인상에 국내 금융·증권시장도 혼란
2016-09-21 14:24
아주경제 서동욱 기자 =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여부가 장기간 불투명한 탓에 국내 주식·외환 시장도 적지 않은 혼란을 겪고 있다. 그나마 대외 요인의 영향을 비교적 적게 받는 채권시장에서 기관들은 당분간 회사채 인수를 줄이지 않을 전망이다.
2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날 미국의 금리인상 여부를 결정지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가 열린 가운데, 회의 결과에 따라 국내 주식·외환 시장도 크게 요동칠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로 미국 경기 지표 부진의 영향으로 금리 인상이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나온데다 삼성전자 주가도 치솟았던 지난 6일 코스피는 연중 최고치를 갈아치우며 2066.53를 기록했다.
하지만 12일 보스턴 연방준비은행 에릭 로젠그렌 총재가 금리 인상을 더 늦추면 큰 위험에 빠질 것이라고 경고하는 등 미국 연방준비제도 위원들의 매파적 발언이 이어지졌고, 투자심리가 위축돼 코스피는 2000선 밑으로 뚝 떨어졌다.
환율도 함께 요동쳤다. 원·달러 환율은 7일 1090.50원까지 하락했다가 13일에는 1125.50원까지 급등하는 등 롤러코스터 행보를 보이고 있다.
주식이나 부동산에 비해 안전자산으로 분류돼 미국 금리 인상 영향으로부터 안전하다고 평가 받아 호조를 누리던 회사채 시장에도 금리 인상에 대한 우려는 남아 있다.
1월 4일 기준 0.59%까지 급등했던 신용등급 'AA-' 회사채 3년물 신용스프레드는 지난 20일 0.36%까지 0.23%포인트 낮아졌다. 신용스프레드는 국고채와 회사채의 금리차이를 보여주는 지표로, 폭이 좁혀지면 회사채 발행이 상대적으로 수월해진다.
지난해 GS에너지, 한진, 한화갤러리아, GS글로벌 등의 회사채가 모집액을 채우지 못해 인수사가 속을 썩었지만, 올 9월 들어서는 CJ대한통운, 한국서부발전, 효성캐피탈 등이 공모에 100% 성공했다.
아시아나항공의 경우 수요예측에 실패하며 공모액이 3%에 그쳤지만, 지난해에도 이 회사는 공모 청약에 실패했다. 다만 시장에서는 리테일용으로 분류하며 크게 우려할 부분은 아니라고 평가한다.
그렇지만 여전히 불안감은 남아 있다. 한 회사채 주관사 관계자는 "최근 8월 분기보고서 제출이 마감되고 우량 회사들이 회사채 발행에 나서면서 회사채 시장이 활황을 겪고 있는 게 맞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그래도 한편으로 주관사나 인수사들 입장에서는 미 금리 인상을 앞두고 기관투자자들이 손을 빼지 않을까 조마조마해 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실제로 미국이 금리를 올리면 회사채를 인수하는 큰 손인 기관투자자들이 더 안전한 자산인 국고채로 몰릴 가능성이 높다.
반면 한 동안 회사채 투자 심리가 쉽게 꺾이지는 않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한 기관투자자는 "올해 회사채 발행 물량이 지난해와 비교해 10조원 정도 줄었고, 정부가 공사들의 부채를 관리하며 공사채 발행도 3조원 정도 줄어들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유동성이 풍부한 상황에서 워낙 회사채 물량이 없어 미국이 연말에 금리를 소폭 올리는 것 만으로는 수급이 확연히 줄어들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