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시내면세점 ‘마지막 대전’ 임박…롯데·SK 사활 건 설욕전
2016-09-19 18:06
내달 4일 특허권 경쟁입찰 접수마감
롯데 ‘국내 1위’ 탈환 절실…신동빈 회장, 검찰 소환 최대 변수로
SK네트웍스, 워커힐 부활에 올인…현대百·신세계·신라면세점도 각축
롯데 ‘국내 1위’ 탈환 절실…신동빈 회장, 검찰 소환 최대 변수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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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관세청에 따르면 이번 입찰공고 신규사업자는 대기업 3곳, 중견·중소기업 1곳 등 총 4곳이다. 롯데면세점, SK네트웍스, 현대백화점, 호텔신라 등 대기업 계열은 사실상 포화 상태인 서울 시내면세점 시장 진출 기회가 이번이 ‘마지막’이라며 사활을 걸었다.
특히 롯데와 SK 모두 지난해 11월 각각 서울 잠실 롯데월드타워와 워커힐호텔 내 면세점 사업권을 빼앗긴 터라, 이번 입찰에서 반드시 ‘설욕’하겠다는 각오다.
롯데는 이번에 사업권을 따내야만 ‘국내 1위 면세점’의 체면을 유지할 수 있다. 앞서 월드타워점은 일평균 20억 원의 매출을 올렸고 지난해만 6000억원 이상의 매출을 올리며 국내 3위를 기록한 ‘효자’ 면세점이기에 롯데 입장에서는 탈환이 더욱 절실하다.
롯데 측은 지난해 면세점 사업권을 내준 후에도 기존 공간에 새로운 매장을 열지 않고 고객 휴게실 등 편의시설로 활용 중이다. 여기다 기존 직원들의 고용을 유지하고 있어 언제든 면세점 가동을 대비해왔다.
다만 롯데그룹이 최근 비자금 조성 의혹으로 신동빈 회장까지 검찰 소환되는 점이 최대 변수다. 지난해 월드타워점이 재입찰에서 탈락한 것도 이른바 ‘롯데 왕자의 난’으로 당시 사회적 여론이 악화됐던 점이 악재였다는 평가가 있었다.
업계 한 관계자는 “롯데의 현재 (검찰수사) 분위기로는 이번에 되찾지 못하면 영영 월드타워점을 내줄 수도 있는 상황”이라면서 “보다 면밀한 입찰 플랜이 필요해 보인다”고 전했다.
구원투수는 최근 경영에 복귀한 ‘SK 맏형’ 최신원 회장이 맡았다. 최 회장은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전폭적 지지로 SK네트웍스 대표이사로 복귀한 것으로 알려져, 최근 실적 부진을 만회함과 동시에 워커힐면세점 탈환을 이뤄낼 지 주목된다.
특히 SK 입장에서는 지난해 KT렌터카 인수전에서 롯데에 석패한 전력이 있어, 이번 면세점 입찰전만큼은 롯데에 질 수 없어 사활을 걸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최 회장도 경영복귀 직후 “한번 손에 쥐었던 것을 놓아 본 적이 없는데 면세점 사업을 어떻게 내려놓을 수 있겠는가”라며 절치부심의 각오를 밝힌 바 있다.
이들 외에도 이번 시내면세점 입찰에는 ‘면세점 재수생’ 현대백화점이 입찰을 준비 중이고, 신세계DF와 HDC신라면세점 등도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정지선 회장이 면세점 입찰을 진두지휘하고 있는 현대백화점은 강남 무역센터점을 면세점 입지로 일찌감치 정했다. 여기다 작년과 달리 중소기업과의 합작법인 대신 ‘단독 법인’ 등기를 마치고 일전을 준비 중이다.
호텔신라는 현대산업개발과의 합작법인인 HDC신라면세점을 통해 입찰, 강남 삼성동 아이파크타워를 입지로 내세울 것으로 알려졌다.
이랜드가 나설 지도 주목된다. 최근 티니위니 매각으로 재무구조가 개선된 데다, 강남 뉴코아아울렛과 가든파이브 NC백화점 등을 앞세워 ‘강남 대전’에 동참할 지가 변수다.
한편 관세청은 내달 4일까지 입찰신청을 마감한 뒤, 심사를 거쳐 12월중 최종 특허권자를 결정한다. 지난해 국내 면세점 매출 규모는 9조1984억 원으로 전년 대비 10.7% 증가했다. 올해도 10조원 이상 매출이 예상되나, 중소기업 계열 면세점에 비해 대기업 계열로의 ‘고객 쏠림’ 현상이 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