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년의 고시’, 공인중개사 시험에 19만명 몰려
2016-09-18 14:19
다음달 27회 시험 실시...전체 응시자 중 60%가 40대와 50대 이상
아주경제 오진주 기자 = ‘중년의 고시(高試)’로 불리는 공인중개사 시험에 약 19만명이 몰렸다.
17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다음 달에 실시될 제27회 공인중개사 시험에 19만1000여명이 신청했다. 이는 작년 보다 약 4만명 늘어난 숫자다. 이 가운데 40대가 6만5000여명, 50대 이상이 4만6000여명으로 중년층이 전체 신청자의 60% 가까이 차지했다.
합격자도 중년층에 쏠렸다. 작년 공인중개사 시험에 합격한 사람 1만4913명 가운데 40대가 약 40%, 50대 이상이 약 25%로 중년층이 65% 이상을 차지했다.
공인중개사 시험 신청자가 10만명을 넘어선 것은 1997년부터다. 1997년에 치러진 9회 시험에 12만9000여명이 신청해 6만9953명이 시험을 봤고 3천469명이 합격했다. 당시 공인중개사의 인기가 높아진 이유는 외환위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외환위기를 겪으면서 ‘평생직장’의 개념이 사라졌고 ‘평생 쓸 수 있는 자격증’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공인중개사 시험이 다시 인기를 끈 시점은 2002년이다. 2000년대 들어 부동산 경기가 회복됐고, 2002년엔 부동산 경기가 과열돼 정부가 한 해 동안 4차례 부동산 대책을 내놓기도 했다. 당시 치러진 제13회 공인중개사 시험엔 26만5000여명이 신청해 신청자가 처음으로 20만명을 넘었다. 응시생도 15만9000여명으로 역대 최다였다.
공인중개사 시험은 작년부터 부동산시장이 회복세를 보이면서 다시 인기를 얻고 있다. 지난해 치러진 26회 시험에는 15만여명, 올해 치러진 27회 시험에는 19만여명이 신청했다.
공인중개사 학원업계 관계자는 "부동산시장 회복세 뿐 아니라 제조업이 침체하면서 일자리가 불안해진 사람이 늘어난 것도 응시생이 증가한 이유"라며 "노후대책이 필요한 베이비부머 세대가 은퇴하면서 시간적 여유가 있는 사람이 늘어난 것도 한 요인“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