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핵실험]역대 최대 위력…이번엔 수소폭탄?
2016-09-09 17:29
아주경제 박준형 기자 = 북한이 9일 단행한 5차 핵실험의 위력이 역대 최대 규모로 나타났다. 특히 이번 핵실험의 위력이 지난 4차 핵실험 때의 2배에 달하면서 수소폭탄 여부에 관심이 집중된다.
우리 군 당국자는 이날 “진도가 5.0 규모로 파악되며 위력은 10kt 정도로 추정된다”며 “이는 현재까지 핵실험 중 가장 큰 규모”라고 밝혔다.
지난 1월 4차 핵실험 당시 위력은 6kt이었다. 북한이 불과 8개월여 만에 폭발력을 2배 정도 대폭 강화한 것이다. 외신들은 이날 오전 북한 풍계리에서 발생한 폭발의 위력이 20~30kt으로 역대 최대라고 보도했다.
이번 5차 핵실험은 위력이 크게 향상된 만큼 수소폭탄 실험일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관측된다. 지난 4차 핵실험 당시 북한은 수소탄 시험에 성공했다고 주장했지만 우리 군은 수소탄 전 단계인 증폭핵분열탄인 것으로 판단했다.
기술적으로 가장 구식인 원자탄은 우라늄이나 플루토늄을 응축시켜 핵분열을 일으키는 것이 골자다. 원자탄 다음 단계가 증폭핵분열탄이며, 증폭핵분열탄보다 한 수 위에 있는 것이 수소탄이다.
증폭핵분열탄은 핵분열 반응을 사용하는 원자탄과 원리는 같으나 핵분열 순간 발생하는 여분의 중성자로 핵분열 연쇄반응이 일어나도록 해 폭발력을 증대시켰다. 폭발력은 50kt 전후로 알려져 있다. 현재 미국과 러시아가 모든 핵무기에 이 기술을 적용하고 있다.
증폭핵분열탄 기술을 이용해 한 단계 더 발전한 수소탄은 원자탄이나 핵분열탄을 1단 기폭제로 사용한다. 수소탄은 핵융합 무기로도 불린다. 원자탄이 터지며 폭탄 내 중수소와 삼중수소가 일으키는 핵융합 반응을 이용한다는 점이 다르다. 원리가 복잡해 핵무기 소형화 완성, 대량의 핵융합물질 확보, 고도의 융합 원리 및 설계기술 획득이 필요하다.
수소탄의 폭발력은 원자탄에 비해 수십~수백 배 강하며, 진도 6.0 이상의 인공지진을 만드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엄청난 위력과 함께 소형화가 가능한 것도 장점이다. 장거리 탄도미사일에 소형화된 핵탄두를 탑재하면 멀리 있는 적을 향해 쏠 수 있다.
수소탄은 폭발 후 발생시키는 방사성 물질의 양이 원자탄보다 적다. 이에 따라 원자탄을 ‘더러운 폭탄’(dirty bomb), 수소탄을 ‘깨끗한 폭탄’(clean bomb)이라고 부른다.
국방부 당국자는 북한의 수소탄 실험 여부에 대해 “추가 분석이 필요하다”면서 “(분석을 위해) 제논이나 크립톤 등 핵물질 포집 활동 등이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가정보원은 “북한 핵탄두 소형화가 당초 생각했던 것보다 상당히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는 것에 대해 매우 우려하고 있다”며 “(이번 핵실험이) 수소폭탄 실험은 아니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