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인도, 자료도 없는 ‘맹탕’ 청문회···서별관회의 두고 여야 공방전
2016-09-08 17:59
이날 국회에서 열린 서별관회의 청문회에는 기획재정위원회 및 정무위 소속 30명 의원이 참석했다. 증인으로는 유일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임종룡 금융위원장 등 금융당국 수장과 대우조선 관련 인사들이 자리를 함께 했다. 다만, 지난 6월 ‘서별관회의’의 부조리를 폭로한 홍 전 회장은 불참했다.
청문회는 시작하기 전부터 증인 불참 문제 등을 두고 여야가 의사진행 발언에만 30여분을 소모하며 신경전이 펼쳐졌다.
송영길 더민주 의원은 "최경환 전 장관과 안종범 수석이 누락된 것도 유감이지만 그나마 의미 있는 증인이 홍 전 회장이었다"라며 "향후 소재를 파악해 임의동행 명령을 내리든지 검찰의 협조를 구해서라도 청문회에 홍 전 회장이 증인으로 참여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현재 새누리당 의원도 "홍 전 회장이 증인으로 채택됐음에도 나오지 않은 부분에 대해 유감으로 생각한다"며 "출석을 계속 촉구해야 하고, 안 나올 때는 법적 조치를 위원회 차원에서 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여야 의원들은 서별관회의의 적법성을 두고 날선 공방전을 이어갔다. 야당은 ‘밀실회의’로 전락한 서별관회의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한 반면 여당은 과거 김대중·노무현 정권에서부터 이어온 비공식 논의라고 정부를 두둔했다.
채이배 국민의당 의원은 "2008년 이후 조선업체들의 익스포저가 18조였는데 이들에게 들어간 추가 자금이 20조원에 이른다“며 ”이는 배보다 배꼽이 더 큰 구조조정“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조선업에 대한 비전이나 제대로 된 평가 없이 자금이 지원됐고, 그 지원에 대한 가장 중요한 결정은 서별관회의에서 이뤄졌다"고 말했다.
심상정 정의당 의원도 “서별관회의라는 장소에 대해 국회가 문제를 삼는 것이 아니다”라며 “대우조선의 분식회계 예후를 알고서도 4조2000억원의 지원을 강행한 밀실 회의에 문제가 있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김선동 새누리당 의원은 “국회에서 정치적 공방만 벌이고 대안은 찾지 못하는 의미 없는 청문회가 아닌 생산적인 대안을 찾아내는 청문회로 가야 한다”며 방어에 나섰다.
같은 당 박명재 의원은 “서별관회의는 김대중·노무현 정권에서부터 이어온 사전 협의 성격의 회의”라며 “회의에서 정책을 결정하는 것도 아니고 사전 논의 차원인데 불법이 아니지 않냐”고 유일호 부총리에게 물었다.
이에 대해 유 부총리는 "서별관회의는 전혀 위법성이 없으며 정상적인 의견교환이 이뤄지는 일반적인 회의체일 뿐"이라고 답했다.
임 위원장도 “서별관회의는 경제현안 회의로 중요 사안을 모여서 논의하고 토의하는 과정에서 필요하다”며 “어느 정부나 어느 나라나 긴밀한 협의체가 있어야 한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날 청문회에 참석한 한 금융당국 관계자는 “(야당이 요구하는)자료를 내놓는다고 해서 모든 게 증명되는, 그런 자료는 없다”고 말했다. 이어 “다만 핵심 증인 확보가 되지 않은 상황에서는 국정감사에서도 큰 차이는 없을 걸로 보인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