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리커창 총리 '보이스피싱과의 전쟁' 선언
2016-09-02 13:54
보이스피싱 충격에 대학생 자살, 심장정지 돌연사 등 피해 잇달아
리커창(李克强) 총리는 1일 국무원 상무회의에서 "법률적 수단으로 가짜 기지국을 이용한 전화사기 등 범죄에 대한 징벌(처벌) 수위를 강화한다"는 내용이 담긴 '무선전신 관리조례' 수정초안을 통과시켰다고 관영 신화통신이 2일 보도했다.
앞서 중국의 사법체계를 통제하는 사령탑인 멍젠주(孟建柱) 중앙정법위 서기도 지난달 31일 상하이에서 보이스피싱 단속 업무 자리에서 “보이스피싱 범죄가 이미 인민의 이익을 해치는 사회 공공의 적이 됐다”며 철저히 대처해 범죄의 뿌리를 뽑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멍 서기가 올해 들어서 보이스피싱 범죄를 지적한 것만 이번이 벌써 일곱 번째다. 그만큼 중국 내 보이스피싱 범죄가 얼마나 심각한 지를 보여준다는 해석이다.
실제로 최근엔 대학생을 상대로 한 보이스피싱 범죄가 빈번하면서 충격으로 인해 사망 혹은 자살하는 사건이 잇따르고 있다.
광둥(廣東)성 제양(揭陽)시 후이라이(惠來)현에 사는 대학입학을 앞둔 19세 여학생 차이수옌(蔡淑姸)은 지난달 19일 당첨금을 받게 됐다는 낯선 이의 전화에 속아 학비 9800위안을 송금했다.
보이스피싱에 속았다는 사실을 알게 된 차이양은 충격과 자책감 속에 지난달 28일 집을 나갔고 결국 다음 날 오후 해변에서 싸늘한 시체로 발견됐다. 자살 전 그는 SNS를 통해 유서를 남긴 것으로 전해졌다.
산둥(山東)성 린이(臨沂)시에서는 대학입학을 앞둔 예비 신입생 쉬위위(徐玉玉)가 보이스피싱으로 9900위안을 날린 충격에 심장 정지로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이어 같은 지역 대학생 쑹전닝(宋振寧)도 보이스피싱으로 계좌가 몽땅 털리는 피해를 본 뒤 심장정지로 세상을 떠나는등 린이시에서 제2, 3의 '쉬위위 사건'이 잇따르면서 중국 사회가 분노했다.
언론 보도를 통해 대학생 보이스피싱 피해가 잇달아 알려지자 중국 사회는 아까운 젊은이들의 죽음에 안타까움을 표시하면서 대학생을 상대로 사기행각을 벌인 보이스피싱 범인들의 '양심 불량'에 강한 분노를 쏟아냈다.
‘쉬위위 사건’을 계기로 중국 보이스피싱 범죄의 심각성이 재차 수면 위로 떠올랐다.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 보이스피싱 범죄 건수는 약 60만 건을 이로 인한 경제적 피해액은 222억 위안(약 3조7000억원)에 달했다. 특히 보이스피싱 범죄 대부분이 정보취약계층. 빈곤계층에 집중되고 있다고 현지 언론들은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