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사이다', 코미디 부흥 이끌 단비같은 프로 될까…'#강수정_5년만의_복귀'
2016-09-01 09:14
아주경제 김아름 기자 = 어디서도 본적 없던 ‘핵꿀잼’ 코미디가 온다. 한국 코미디의 레전드부터 대세까지 신구 코미디언들의 막강한 조합이 기대되는 코미디 배틀쇼가 베일을 벗는다.
지난 31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콘래드 서울 6층 ‘스튜디오123’에서는 MBN 신개념 코디미 배틀쇼 ‘코미디 청백전-사이다’(이하 ‘사이다’) 제작발표회가 개최됐다. 이 자리에는 배철호 MBN 제작본부장을 비롯해, 5년만에 방송에 복귀하는 MC 강수정, 코미디언 임하룡(청팀 단장), 송은이(백팀 단장), 이경애, 홍록기, 강성범, 김영철, 박성광 등이 참석했다.
‘사이다’는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총 10명의 선후배 코미디언이 5대 5로 팀을 구성해 코미디 배틀을 펼치는 프로그램. 80~90년대 방송계를 주름 잡았던 ‘개그계의 전설’들이 ‘청팀’으로, 현재 왕성한 활동을 펼치고 있는 개그맨들은 ‘백팀’으로 마주해 전무후무한 입담 대결을 펼치며 흥미진진 맞대결을 벌인다.
먼저 배철호 MBN 제작본부장은 “가족들이 편히 볼 수 있는 코미디 프로그램에 대한 생각을 많이 했다. 여기 모신 연기자 분들이 저희의 목마름을 충족시켜줄 수 있을 것 같다”며 “요즘 배틀 프로그램이 많지만 중년 분들이 보시기에는 스피드를 따라하기 힘들다. 저희는 연기자 분들이 쉬운 코미디를 전달하며 편하게 볼 수 있는 코미디 프로그램이 출범한다고 생각해주시길 바란다”고 ‘사이다’에 대해 설명했다.
그러면서 “제가 지금껏 예능PD로 살아왔다. 생활 속에 웃음이라는 게 얼마나 중요한지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었다. 다들 힘들고 어려운데 편하게 웃을 수 있는 프로그램들이 얼마나 있는지 생각했다”며 “저는 웃음이라는 게 신세대 구세대로 나눠져 있다고 생각하지 않고 즐겁게 웃을 수 있으면 생활 속의 웃음이라 생각한다. 요즘 같이 어려운 시기에 마음껏 웃을 수 있는 프로그램이 있었으면 하는 생각이었다. MBN이 그동안 생활 정보 등의 토크쇼가 많았다. 하지만 이젠 편성상의 다양한 포트폴리오가 필요하다 생각했고, 시청자들에게 우리가 보답해야 할 웃음이라는 것을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 저 역시 ‘개그콘서트’나 ‘웃찾사’ 등을 다 본다. 아시다시피 다 찢어진다. 젊은 피들을 우리가 프로그램이 잘 되면 MBN 초기에 ‘개그공화국’으로 개그맨을 선발해서 했던 적이 있는데 이 ‘사이다’ 프로가 승승장구해서 개그맨들이 많아지면 자연스럽게 젊은 개그맨들을 선택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사이다’는 결혼과 임신, 출산 등으로 5년간의 공백기를 가진 뒤 복귀를 선언한 원조 아나테이너 강수정이 MC를 맡을 것으로 알려져 큰 화제를 모았다.
이날 현장에 참석한 강수정은 다소 상기된 표정과 딸리는 목소리로 복귀 소감을 전했다.
그는 “정말 떨린다. 제 역할은 많이 웃는 것이다”라며 “코미디언 분들을 보면서 많이 배웠다. 3회까지 녹화를 끝냈는데 정신을 못 차릴 정도로 많은 에너지를 얻고 간다. 앞으로도 프로그램을 통해 행복하고 싶다. 많이 사랑해달라. “정말 착하고 좋은 분들이라고 느낀다. 이 에너지를 많은 분들과 함께 느끼고 싶다”고 밝혔다.
이어 “오랜만에 복귀하다보니 예능감이 많이 떨어졌는데, 첫 녹화에서도 말했지만 시청률 8%를 넘으면 비키니를 입겠다. 임하룡 선배님은 양말을 탈의하실 예정이다. 이번 ‘사이다’가 정말 잘 되는 게 제 목표다”라고 말했다.
◆ '역대급 라인업'…레전드+대세가 만나니 그야말로 '막강 케미'
강수정의 매끄러운 진행과 함께 ‘사이다’를 이끌어가 선후배 코미디언들은 그 이름만으로도 화려함을 자랑한다.
먼저 ‘선배’ 코미디언 팀인 청팀에는 단장 임하룡을 필두로 강성범이 “박나래 보다 더 야하시다”라는 말로 소개한 개그우먼 이경애와 “정말 존경하는 임하룡 선배와 함께 할 수 있어 좋다”며 오랜만에 코미디 프로그램에 모습을 드러낸 홍록기. 그리고 왜 청팀에 있는지 애매한 강성범 까지 포진 돼 있다.
강성범은 “내가 왜 청팀인지 모르겠지만, 사실 김영철 씨가 왜 백팀인지가 더 의아하다”고 웃으며 “후배들이 봤을 때 내가 어른으로 보였던 것 같다”고 특유의 재치를 발휘했다.
그간 영화나 드라마 등에서 정극 연기를 선보였던 임하룡은 오랜만의 자신의 고향과도 같은 코미디 무대에 선다. 임하룡은 코미디 무대 복귀에 대한 남다른 기대감과 설렘을 드러냈다.
그는 “이번에 프로그램하면서 많이 느꼈지만 코미디언은 희극 배우다. 드라마나 영화나 코미디 프로그램에서나 연기하는 것은 똑같다. 이미지를 깨보도록 하겠다”는 소감을 전했다.
온 가족이 즐기는 코미디 프로그램을 표방하기 때문에 세대 차이가 염려되는 건 어찌보면 당연하다. 특히 코미디 역시 젊은 세대의 트렌드에 맞춰가야 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에 임하룡은 “후배들과 비슷한 시기에 활동했다. 그래서 세대 차이는 염려하지 않으셔도 될 것 같다. 순발력이나 아이디어적인 부분은 이경애 씨가 잘할 거고, 강성범 역시 외모가 그렇지 젊은 피다. 그래서 백팀에게는 질 수 없다는 생각으로 하고 있다. 웬만하면 청팀에게 이기겠다”는 강한 자신감을 드러내 눈길을 끌었다.
이에 이경애와 홍기는 “나이 상관없이 즐길 수 있는 게 코미디다. 선배들은 후배들에게 코미디 트렌드를, 후배들은 선배들의 클래식함을 배울 수 있을 것”이라고 새로운 의미를 부여했다.
또 임하룡은 ‘사이다’를 통해 현재 활동이 뜸한 선배 및 동료 코미디언들을 출연시키고 싶다는 의지를 드러내며 “프로그램 초반에 심형래, 전유성 선배, 김학래 씨가 나온다. 같이 했던 분들 중에 청팀으로 모실 분들이 많다”며 “정선희 씨도 청팀으로 초대했다. 강성범 보다 나이 많은 선배들을 초청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임하룡은 ‘사이다’를 통해 최근 침체됐던 한국 코미디의 부응을 기대하고 있다. 그는 “과거 코미디는 장르가 다양했다. 공개 프로그램은 물론, 꽁트, ‘인생극장’이나 ‘테마게임’ 같은 영상 프로그램도 많았다. 그러나 최근엔 공개 코미디만 있어서 아쉽다. 토크 형식의 코미디나 비공개 콩트 쇼 같은 드라마 형식의 코미디를 하고 싶다”며 “과거 (코미디가) 영화로웠던 시기처럼 활성화 된다면 선후배 분들이 많이 참여 할 것 같다”는 남다른 각오를 전했다.
후배 코미디언들의 팀인 ‘백팀’은 최근 ‘대세’라는 수식어가 붙은 코미디언들이 함께 한다. 최근 ‘부산국제코미디페스티벌’의 연출자로 바쁜 시간을 보냈던 송은이가 단장을 맡았으며, “순수한 코미디프로그램은 정말 오랜만이다”라며 소개한 김영철과, ‘사이다’에서 막내라고 밝힌 박성광, 그리고 제작발표회 현장에는 참석하지 못했지만 최근 가장 뜨거운 인기를 누리고 있는 개그우먼 박나래까지 백팀으로 활약한다.
백팀 단장 송은이는 “다시 한 번 무대를 서고 싶다는 선후배님들과 함께 아이디어를 짜는 게 정말 뜻깊다. 무대는 무대대로, TV매체는 TV매체대로 각각의 매력이 다르기 때문에 무대에서 보여드릴 수 있는 건 기획해서 올릴 예정이다”라며 “토크 속에서 원없이 웃을 수 있는 매체가 더 생겼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늘 있었다”며 설렘을 전했다.
마지막으로 여전히 홍콩에서 살고 있다는 ‘홍콩댁’ 강수정은 “홍콩과 한국을 비행기 타고 열심히 왔다갔다 하면서 일하고 싶다. 앞으로도 많이 찾아 달라”는 방송 활동 계획과 함께 “시청자의 한 사람으로 많이 웃고 행복하게 같이 진행하겠다”는 당찬 각오를 드러냈다.
또 최고참 임하룡 역시 “다양한 선후배들이 많이 나올 수 있도록 제작진에서 신경을 써주셨으면 좋겠다고 부탁했다”며 “매회 다양한 분들이 설 수 있는 무대가 될 수 있을 것 같아 기대가 크다”며 남다른 애정을 드러내며 국내 코미디언들의 국가대표급 활약에 대한 기대감을 표했다.
이름만으로도 설레는 이 조합. 신개념 코미디 배틀쇼 ‘코미디 청백전-사이다’가 아련한 추억은 물론, 트렌드한 웃음을 잘 버무리며 코미디 프로그램에 새로운 패러다임 제시할 수 있을지 기대가 모아진다.
‘사이다’는 오늘(1일) 오후 11시 MBN을 통해 첫 방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