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로 코미디언 구봉서, 27일 새벽 별세…향년 90세
2016-08-28 13:57
8월 27일 오전 1시 50분 구봉서가 노환으로 인해 향년 90세로 세상을 떠났다. 폐렴을 앓던 그는 15일 병원에 입원해 호전된 모습을 보이다 급격히 상태가 악화하며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故구봉서는 1926년 평양에서 태어나 1945년 태평양가극단에서 악사로 연예계 활동을 시작했다. 1958년 영화 ‘오부자’의 막내 역으로 대중들에게 얼굴을 각인시킨 그는 60년대 말, TV 프로그램 등으로 신드롬적인 인기를 끌었다. 구봉서, 배삼룡, 곽규석, 이기동, 남철, 남성남 등 코미디언들의 만담 및 슬랩스틱 코미디는 서민들의 지친 일상을 달래주었고 이들의 높은 인기로 인해 1960년대부터 1970년대까지 한국 코미디의 전성시대가 열리게 되었다.
특히 구봉서는 TV 코미디 프로그램 ‘웃으면 복이 와요’에서 “김수한무 거북이와 두루미” 등의 유행어를 남기며 최대 전성기를 누렸으며 이밖에 ‘애정 파도’를 시작으로 ‘오부자’(1958), ‘부전자전’(1959), ‘오형제’(1960), ‘맹진사댁 경사’(1962), ‘돌아오지 않는 해병’(1963) 등 총 400여 편의 영화에 출연해 연기자로도 활동했다.
또 구봉서는 2000년 MBC코미디언부문 명예의 전당에 이름을 올리고, 2006년 제13회 대한민국 연예예술상 연예예술발전상, 2013년 대한민국 대중문화예술상 은관문화훈장을 받았다.
코미디계의 대부 故구봉서의 별세 소식에 많은 희극인들은 슬픔에 빠졌다. 29일 12시께 서울 성모병원에 마련된 빈소에는 조문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 코미디언협회 회장인 엄용수 씨와 후배 코미디언 최병서 씨가 제일 먼저 조문을 마쳤고, 이어 이용식 씨도 조문 행렬에 동참했다.
엄용수는 “고인은 후배에게 끝까지 가르침을 준 코미디계의 위대한 스승”이라며 비통함을 감추지 못했다.
코미디언들의 축제인 부산국제코미디페스티벌(이하 부코페) 측 역시 故구봉서의 추모에 동참한다. 부코페 측은 29일 오전 구봉서의 별세 소식을 접하고 논의를 거친 끝에 추모 영상을 만들어 무대에 올리기로 결정했다. 페스티벌 기간임에도 불구 원로 코미디언에 대한 예우를 갖추기로 했다는 것이다.
한편 장례식장은 서울 성모병원에 꾸려졌으며 평창동 예능교회가 주관한다. 발인은 29일 오전 6이, 장지는 경기도 남양주시 모란공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