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테르테, "자꾸 간섭하면 UN 탈퇴하겠다"

2016-08-21 17:17

[사진=연합/AP]


아주경제 윤세미 기자 = 현지시간 21일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이 국제연합(UN)이 필리핀의 마약과의 전쟁에 간섭하면 UN을 탈퇴하겠다고 협박했다. UN이 즉결사살을 허용하는 필리핀의 무자비한 마약 단속은 국제법상 범죄에 해당한다고 비판한 데 따른 반응이다. 

BBC 등 외신에 따르면 두테르테 대통령은 UN의 이 같은 지적에 불만을 드러내며 UN은 테러, 빈곤, 분쟁 종결의 임무에서 실패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는 중국과 아프리카 나라들에 새로운 국제기구를 만들자고 제안할 수 있다고 말했다.

최근 집계에 따르면 5월 9일 두테르테가 대통령으로 당선된 이후 마약과의 전쟁이 추진되면서 약 900명의 마약사범 용의자들이 사살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주 UN 인권 전문가들은 두테르테가 경찰이나 군인에 마약사범을 즉결 사살할 수 있도록 허용함으로써 폭력과 살인을 선동한다며 국제법상 범죄라고 지적했다.

이에 21일 두테르테는 유엔의 전문가들은 ‘멍청하다“며 거침없이 공격했다. 이어 그는 마약으로 인해 죽어가는 무고한 사람들을 생각해야 한다고 받아쳤다.

그는 “나는 당신들을 모욕하고 싶지 않다. 그러나 어쩌면 우리는 UN을 탈퇴하는 결정을 내려야할지도 모르겠다”라며 협박했다. 아울러 그는 UN에 더 이상 간섭하지 말라며 “과거 당신들은 어디에 있었나? 아무 것도 한 게 없다. 비판만 할 줄 안다”고 맹공했다. 

또한 UN은 필리핀이 낸 부담금을 되돌려줘야 한다며 그래야 UN에서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반기문 UN 사무총장과 유엔마약범죄사무국(UNODC) 등은 두테르테가 초법적인 살인을 옹호하고 있다고 지적하며 이것은 명백한 불법이고 기본적인 인간의 권리와 자유를 침해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