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홀로족' 3040 직장인, 그들의 24시
2016-08-17 00:01
김온유 기자 = 올해 초 첫 직장에 입사한 이모씨는(27·여) 2시간 남짓의 통근시간을 견디다 못해 최근 독립하기로 결심했다.
마땅한 집을 찾는데만 2개월 이상이 걸려 자취를 포기하려던 찰나 가까스로 집을 구했다. 이씨는 "요새는 혼자 살기 적당한 크기의 집을 구하는 게 하늘의 별따기"라며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실제 16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자료를 보면 경기도 수원시에 위치한 한 소형 오피스텔의 전용 면적 22㎡짜리 매매가격은 지난 4월에서 5월 불과 한달 사이 1억3200만원에서 1억4000만원으로 6%가량 올랐다.
이씨는 "작은 집이라 들여놓을 가구가 변변치 않을까 걱정했는데 1인용 가구가 많이 출시돼 좁지만 그럴싸한 모양새로 꾸며놨다"며 "내가 원하는 대로 디자인해 아늑하고 만족스럽다"고 덧붙였다. 1인용 옷장은 물론 책상과 침대까지 다양한 디자인과 크기로 출시된다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아예 접이식으로 출시되는 가구도 많아 공간 활용도도 높다. 일반인들도 간편하게 집안 인테리어를 꾸밀 수 있도록 백화점들과 대형매장이 인테리어 용품 편집숍을 여는 경우도 크게 늘었다.
이씨는 퇴근길 원하는 식사 메뉴를 구매해 집 안에서 보고 싶은 영화를 보며 저녁 시간을 보낸다고 소개했다.
이씨처럼 '내향형 나홀로족'이 있는 반면 '외향형 나홀로족'도 유통업계 솔로이코노미(1인가구 시장)의 한 축을 이룬다.
7년차 직장인 김모씨(35)는 대표적인 외향형 나홀로족이다. 혼자 식당에서 밥을 먹거나 술을 마시는 것을 즐겨하고, 영화도 동행없이 곧잘 보러 다닌다.
김씨는 "일부 프랜차이즈 식당은 바(Bar)형태로 돼있거나 1인 식탁이 준비돼있고, 요즘 영화관에서는 팝콘 양이 적은 1인 세트도 살 수 있다"며 "어딜가든 나처럼 혼자 온 사람이 자주 보인다"고 밝혔다.
이어 "주변에도 혼자 지내는 지인들이 많아 혼자 가볼만한 곳이 생기면 정보를 공유하면서 자기만의 시간을 즐기려고 노력한다"고 덧붙였다.
우리나라 500만 가구 이상의 나홀로족이 이렇듯 각자의 모습으로 하루 24시간을 보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