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15기획] '안보 프레임' 박근혜 정권선 남북관계 회복 힘들 듯

2016-08-12 00:02
朴 정부, 레임덕 우려 '사드 배치' 활용
北 김정은 핵·경제 병진노선도 걸림돌

아주경제 강정숙 기자 =남북 관계 경색이 장기화되고 있다. 박근혜 정부는 김정은 체제를 압박 일변도로 몰아가고 있고, 김정은 체제는 박근혜 정부에 끌려가지 않고 핵 고도화에 집중하겠다는 입장이다.

리용호 북한 외무상이 지난달 아세안(동남아국가연합)지역안보포럼(ARF)에서 ‘8월 먹구름’을 경고한 가운데 22일 한·미 연합군사훈련 을지프리덤가디언(UFG)이 시작되고, 이어 9월 초에는 러시아 동방경제포럼(EEF), G20(주요 20개국) 정상회의, 동아시아정상회의(EAS) 등 주요 정상회의가 연이어 개최돼 복잡하게 얽힌 동북아 정세의 국면 전환을 예고하고 있다.

이대로 가다가는 현 정부 임기 내내 남북 관계는 강대강(强對强)의 대결 구도를 벗어나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돌파구는 없는 것일까.

복수의 전문가들은 현 정부 임기 내 남북관계가 정상궤도로 돌아오기는 어려울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우선 김정은 체제는 7차 노동당대회에서 핵보유를 명시하는 가운데 ‘경제 핵무력 병진 노선’을 재확인했다. 핵보유국 지위를 기정사실화하며 비핵화 의지가 없음을 명확히 선언한 것이다. 기술적으로도 ‘핵무기 소형화·경량화' ,'자위적 핵무력 질량적 강화'를 언급하며 핵능력 고도화 의지를 재확인했다.

당분간 김정은 체제도 새로운 핵실험보다는 핵무기 투발 수단의 다양화를 목표로 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무수단급’ 중거리탄도미사일(IRBM),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등의 실험을 간헐적으로 할 것이며, 핵무기 고도화에 집중하면서 남북 관계는 대화보다는 강경 정책에 집중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당분간 군사회담 제안 정도의 생색내기 수준을 벗어나지 않을 것이다.

박근혜 정부도 대북 강경 압박 정책을 지속하고 있다.

박 대통령은 김정은 체제가 취약해지고 있으며, 강력한 압박만이 북핵 문제를 해결하는 지름길이라 판단하고 있다.특히 올해 상반기에는 북한과 우호관계였던 국가들을 방문하며 대북 압박 정책에 대한 국제적 지지를 호소한 바 있다.
 
대북 정책 모두를 압박에 맞추고 있는 박 대통령은 임기 내내 자신의 레임덕을 막는 수단으로 남북 관계를 안보 관점에서 접근할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김용현 동국대학교 교수는 "박근혜 정부가 레임덕까지 생각하면서 사드 문제에 접근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김 교수는 "박근혜 정부는 레임덕을 최소화할 수 있는 방안으로 사드 배치를 확정한 것으로 본다. 자신의 지지세력이라고 할 수 있는 보수 세력을 모으는 동력으로 사드를 적극적으로 활용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사드가 우리에게 꼭 필요한 무기체계인가를 두고 논란이 있을 수밖에 없는데 일방적인 입장이 (대중에게) 전달되면서, 사드는 '만능 보검'인 것처럼 인식되는 것이 상당히 안타까운 부분"이라며 "마치 사드가 배치되면 북한의 위협을 막을 수 있다는 논리가 신화처럼 만들어지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고 덧붙였다.

박근혜 정부가 충분한 사회적 논의 없이 사드배치를 밀어붙인 이유가 정권의 레임덕을 최소화하기 위한 방안으로 활용하려는 의도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특히 여소야대 20대 국회의 출현은 박 대통령을 안보 프레임에 보다 기대게 할 것으로 보인다.

이대로라면 최소한 올해, 나아가 박 대통령 임기 내 남북 관계 개선은 기대하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이 나온다.

남북 당국 간 불신의 골은 회복하기 어려울 정도로 깊어지고 있고, 최소한의 당국 간 대화 파이프라인조차 가동되지 못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현재 남북 당국 차원에서는 강대강 대결 구도의 남북 관계 상황을 변화시킬 동력을 찾기 어렵다는 자조 ↔섞인 목소리가 나온다.

일부 전문가들은 한반도 위기상황을 해소하고 남북관계 개선을 위해서는 향후 박 대통령과 김정은 국방위원장 간 남북정상회담 개최와 사드 배치 연기론과 연동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