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현의 거침없는 파격 행보…첫 시험대는 ‘탕평 인사’
2016-08-11 16:55
아주경제 석유선 기자 = “앞으로 대표 등 최고위원회의 공개 모두 발언은 없다”
이정현 새누리당 신임 대표가 취임 첫날부터 최고위 운영 방식에 ‘파격’을 단행, 새 지도부의 ‘당 혁신’이 한층 빨라지는 분위기다.
이 대표는 전날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첫 최고위 회의에 이어 11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 회의에서도 별도의 모두발언 없이 1시간20여분간 비공개로 회의를 주재했다.
그는 이같은 회의 운영이 최고위원들의 ‘입을 막기 위함’이란 지적에 대해서도 “어제 최고위원들 모두가 흔쾌히 동의했다. 오해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 대표는 “대신 원내대표가 국회 운영에 대해 간담회를 통해 얘기할 것이고, 당 대표도 방에 (기자들을) 모셔다가 쌍방향으로 의사소통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정치권 화두로 부상한 ‘전기요금 누진제 개편’과 관련해, 산업통상자원부 장·차관 대신 최희봉 에너지자원실장으로부터 현 실태와 향후 대책 등을 보고받았다.
말단 당직자에서 무려 17단계를 거쳐 당대표직에 오른 만큼 이 대표 스스로 최고위 회의를 보여주기식이 아닌 ‘실무형’으로 운영하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그는 이날 “(최고위에서) 정부 설명 듣고 다시 질문하기도 바쁘다“라며 거듭 ‘일하는 최고위’를 강조했다.
이 같은 ‘이정현식 파격’이 현장과 실무형을 지향하는 만큼 향후 당직 인선에서도 고스란히 반영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이 대표가 새누리당의 텃밭인 영남이 아닌 비(非) 영남 출신 최초의 보수정당 대표라는 점에서 얼마나 ‘탕평 인사’를 할지가 주목된다.
그동안 당의 가장 큰 난제였던 ‘계파 갈등’을 봉합은 계파와 지역을 초월한 인사에서 시작되기 때문이다. 앞서 이 대표는 8.9 전당대회 선출 직후 “이제부터 새누리당에 계파는 없다. 패배주의, 지역주의도 없다”고 공언한 바 있다.
특히 그는 새로운 당직 인선에 “원내보다 원외 인사”를 적극 반영하겠다는 의지도 여러차례 피력한 바 있다. 의정 활동이나 지역구 행사 등에 얽매일 필요가 없는 원외 인사 가운데 전문가를 발탁해 오로지 당 운영과 정책 개발 등에 역량을 모으겠다는 구상이다.
이에 따라 이 대표는 박명재 사무총장, 지상욱·김현아 대변인 등 김희옥 비대위 체제에서 활동했던 주요 당직자들로 당분간 당을 운영하면서 “천천히 시간을 갖고” 인선할 것이라며, 숙고에 들어간 상태다.
이 대표가 인선할 주요 당직은 과거 제1∼3부총장에 해당하는 △전략기획부총장 △조직부총장△홍보본부장과 당의 싱크탱크인 여의도연구원장, 대선·총선·지방선거 등 각종 주요 선거에서 외연 확장을 담당하는 인재영입위원장 등이 있다. 여기에 대표 비서실장과 대변인 등도 당 운영의 주요 인선 대상자다.
당장 외부인사로 당에 영입할 수 있는 인재는 원외 당협위원장과 과거 청와대 참모진이나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에서 손발을 맞췄던 공직자 등을 꼽을 수 있다. 그러나, 청와대 출신을 기용할 경우 비박계의 비판에 직면할 가능성이 크다.
다만 이 대표는 전대 경선에서도 별도의 캠프를 꾸리지 않고 '나홀로' 선거 운동을 벌인 만큼, 능력 위주의 인선을 단행할 명분을 갖고 있어 또 한번 ‘이정현식 파격 인사‘가 이뤄질지 주목된다.